라인의 고향은 어디인가
네이버, "아시아 기업의 가치를 설명하려던 것"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 라인이 미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상장해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는 가운데,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라인의 국적을 논해 눈길을 끈다.
이에 앞서 이해진 의장도 당일 춘천 데이터 센터 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업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사실상 라인을 아시아 기업으로 규정한 바 있다.
닛케이 비즈니스 온라인은 27일 ‘LINEは日本企業、韓国親会社トップが言明(라인은 일본기업, 한국회사 대표의 언급)’ 이라는 제목으로 이해진 의장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여기에서 닛케이 비즈니스 온라인은 “네이버의 라인 주식비율이 높기 때문에 라인이 한국 기업이라는 (현지의) 의견이 있다”고 말하자 이해진 의장은 “회사의 국적은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대해 이번 증시 상장을 통해 확실히 밝히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해진 의장은 “라인은 일본 기업인가 한국기업인가.... 내 생각에 라인은 일본 도쿄에 본사가 있고 의사결정 체제를 봐도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수가 일본인이다. 물론 일본의 법률에 따라 관리 운영되고 세금도 일본에 납부하고 있다. 그 의미인 즉, 라인은 일본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日本企業なのか韓国企業なのか。私の考えでは、LINEは日本の東京に本社を置いており、意思決定の体制を見ても、例えば取締役会の過半数は日本人で構成されています。もちろん、日本の法律に基づいて管理・運営されており、税金も日本にちゃんと収めている。その意味で、LINEは日本の会社だと思っています]
실제로 라인의 성공배경에 2010년 인수한 일본의 블로그 서비스 업체 라이브도어 인력들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최고경영자와 핵심 개발자들이 라인(당시 NHN재팬)으로 넘어와 현재의 라인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도 팩트다. 그런 이유로 일본 상장 직후 현지 언론은 라인의 핵심이 일본인들이라고 강조하며 상장에 따른 스톡옵션 비중 중 유독 한국인이 많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가 라인 주식의 약 83%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라인을 한국 기업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으나, 그 이론에 따르면 네이버 주식의 약 6할도 외국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네이버와 그 자회사인 라인도 한국이나 일본 기업이 아니라는 것이 결론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적을 묻는 '의도'는 무엇인가"라며 "이는 건강하고 생산적인 사고 방식이 아니라 뭔가 불필요한 이슈를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닐까"라고 전했다. 이는 네이버와 라인의 국적이 한국이나 일본이 아닌, 글로벌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기사 제목의 자극적인 느낌과 달리, 이해진 의장은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에 있기 때문에 일본 기업으로 여겨지지만, 그 정체성은 역시 글로벌이라는 뜻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 기업의 국적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네이버와 라인과 같은 ICT 기업의 경우 태생부터 글로벌을 지향하기 때문에 편협한 국수주의에 발목이 잡힐 필요는 전혀 없다. 네이버와 라인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