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stem On 3] 우리가 주목해야 할 시스템 반도체 회사들
‘엔비디아’부터 ‘동운아나텍’까지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미국이 시장을 선도하며 압도적인 경쟁력을 지닌 인텔과 퀄컴의 주도하에 다수의 사업체들이 경쟁하는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형이다 보니 사업 유형도 다양하다.
현재 반도체 산업의 수요처가 소형화·개인화되는 추세다. 네트워크 및 서버용 기기에서 PC를 지나 스마트폰·태블릿PC 등 개인 소장 기기 위주로 변하고 있다. 다양한 수요시장의 특성을 구현하는 데 적합한 신소재와 새로운 방식의 반도체를 요구하는 시장의 지각변동에 따라 이를 뒷받침해줄 사업체들이 이름을 알리고 있다. 여기 지금 주목해야 할 시스템 반도체 회사들을 모았다.
◆ 칭화유니그룹: 종합반도체 업체로 향하는 ‘배고픈 호랑이’
지난해부터 막대한 자금력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은 칭화대학이 만든 칭화홀딩스의 자회사다. 칭화홀딩스는 2003년 중국 이공계 대학교인 칭화대학이 수익사업을 하기 위해 기업들을 모아 탄생시킨 지주회사다. 칭화대가 51%를 출자하고 자오 회장의 사업체가 49% 지분을 가진 ‘혼합소유’ 기업이다. 칭화유니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유명해졌다. 2013년부터 실적이 좋지 않던 중국 국내 업체 2곳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업체인 스프레드트럼 커뮤니케이션을, 2014년에는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연이어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칭화유니그룹은 모든 반도체 공정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업체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 엔비디아: 자율주행차 두뇌 설계의 선구자
미국의 시스템 반도체 업체 중에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는 회사는 비디오 게임에 들어가는 그래픽 카드 등을 제조해온 엔비디아(Nvidia)다. 엔비디아는 기존의 컴퓨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가상현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전용 칩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무인자율주행차 관련 칩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내비게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컴퓨팅 플랫폼 ‘드라이브 PX’를 선보인 바 있다. 엔비디아의 사업 파트너로는 혼다, 벤츠, 볼보, 테슬라 등이 있다. 자동차 부문에서 엔비디아의 매출은 지난해 75%나 급상승했다.
◆ 동운아나텍: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용 IC의 토종 1인자
국내 시스템 반도체 회사인 동운아나텍의 주력 제품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용 자동초점(AF) 드라이버 IC(집적회로)다. 동운아나텍은 모바일 카메라 모듈용 AF 드라이버 IC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2006년 7월 설립된 이 회사는 미국과 일본의 유수 경쟁사를 제치고 관련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36%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해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에 동운아나텍의 IC가 장착된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 샤프도 동운아나텍의 고객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세계일류상품 보유 기업으로 선정된 동운아나텍은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최근 매출 1조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비용을 지원해주는 중소기업청의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 지원 대상에도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 동운아나텍의 매출은 569억원이었다. 5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갑절로 뛰었고, 직수출액은 6배가량 성장했다.
◆ 미디어텍: 모뎀 칩 시장의 선두주자
대만의 미디어텍은 세계적인 팹리스 기업이다. 미디어텍은 대만의 파운드리 기업인 UMC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컴퓨터 DVD 장치와 DVD 플레이어 시장에 진출해 1위를 지키고 있다. 미디어텍은 모뎀 칩을 주력 아이템으로 삼아 성장했다. 대만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기술연구원(ITRI)은 모뎀이 유망한 분야가 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향후 10년 이상 모뎀 설계 인력을 육성하는 정책을 폈는데, 미디어텍도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대만의 파운드리 회사 TSMC를 만나며 시너지 효과를 낸 것도 미디어텍의 성장에 한몫했다.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강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인터뷰] “위치 추적 반도체, 우리의 핵심이자 출발점”
-김수한 유블럭스 한국지사장
# 유블럭스는 어떤 회사인가
유블럭스(u-blox)는 위치 추적·무선 반도체 부문의 세계 선두기업입니다. 1997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유블럭스는 소비가전, 산업, 자동차 시장을 대상으로 한 위치추적·무선 반도체 부문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량 관리나 자산추적 같은 전문 애플리케이션, 원격 계측·보안·감시 시스템과 같은 차량 서비스, 스마트폰·태블릿·개인용 추적장치 등과 같은 소비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유블럭스는 최적의 기술을 갖추고 있습니다.
# 시스템 반도체 가운데 유망한 세부 분야는
시스템 반도체 중에서 최근 주목을 받는 부분은 자율주행차나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입니다. 유블럭스가 강점을 보이는 위치 추적·무선 반도체는 기존 자동차 산업에도 필수적이지만 자율주행차나 각종 IoT 기기들이 실제 산업이나 생활에 적용될 때 필수적입니다. 자율주행차가 운행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무선으로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합니다. 자율주행차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데 혹시 위성에 문제가 생기거나 태양의 흑점 폭발 등으로 위성전파 수신이 불가능할 경우를 상상해보세요. 사회 전체가 혼돈의 상태가 될 것입니다. 유블럭스는 이럴 경우를 대비해 외장 센서로 자동차의 방향, 거리, 수직 이동 데이터 등을 측정해 끊김 없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자동차 추측 항법기술(ADR)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유블럭스에게 한국 시장의 의미는
유블럭스가 2007년에 한국 지사를 세우면서 산업용·차량용 등 고성능 시장에 주목해온 이유는 한국의 IT 인프라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 시장은 유블럭스 전체 매출에서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향후에는 10%까지 매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국내 유수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유블럭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유블럭스는 유럽, 미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광범위하게 네트워크를 확보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에 지사를 설립했으며 이들 지사는 본사와 네트워크를 통해 산업 흐름과 기술 동향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한국 지사도 이 같은 세계 각국의 지사에서 수집한 글로벌 동향을 한국 지사와 거래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제공해 산업 발전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 유블럭스의 기업 철학과 비전은
유블럭스는 고객을 도울 수 있는 실용적이고, 사용이 간편한 제품 생산을 위해 세 가지 영역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위치입니다. 사람, 기계, 자동차와 장치의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이자 출발점입니다. 두 번째는 통신입니다. 소비자 제품에 모바일 통신을 제공하고, 음성, 텍스트 또는 비디오를 통해 무선으로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가속화입니다. 유블럭스는 고객 혁신과 신제품의 출시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는 기술의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