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한국 바이오 산업 경쟁력 ‘格’ 높였다

“핵산-라이신-트립토판 생산 ‘트리플 크라운’ 달성”

2015-12-30     박정훈 기자

글로벌 그린 바이오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기 위한 CJ제일제당의 행보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후발주자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영토확장에 심혈을 기울이며 세계 유수의 그린 바이오 기업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을 단숨에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최대‧최고 식품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사업의 선두 업체로 알려지며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다.

세계 최초, 친환경 공법으로 사료용 아미노산 생산하다 

전 세계 50억달러 규모로 형성된 메치오닌 사료 시장은 라이신(40억달러 규모)과 함께 전체 사료용 필수 아미노산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 발효공법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화학공법 기술 개발조차 진입장벽이 높아 시장을 선점한 몇몇 선두기업을 제외하고는 신규 진출이 힘든 고부가가치 사업이었다. 현재 독일 에보닉(Evonik)을 포함해 중국 아디세오(Adisseo), 미국 노보스(Novus), 일본 스미토모(Sumitomo) 등 4개 기업이 95% 이상의 점유율로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세계 최초로 친환경 바이오 발효공법을 통해 5대 사료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며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린 바이오 시장 역사상 최초로 메치오닌과 라이신‧쓰레오닌‧트립토판‧발린 등 5대 사료용 아미노산 생산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끊임없는 연구과 혁신, 투자 등을 통해 이제는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Major Player)로 성장했고, 향후 다양한 산업소재로까지 사업을 확대해 한국 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과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프랑스 아르케마(Arkema)와 손잡고 말레이시아에 총 4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8만톤 규모의 L-메치오닌 공장을 완공, 본격적인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8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세계 최초로 원당과 포도당을 원료로 사용해 친환경 바이오 발효공법으로 생산하는 메치오닌이라 그 의미가 크다.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보유한 CJ제일제당과 메치오닌 핵심 원료에 대한 오랜 경험과 다양한 노하우를 보유한 아르케마가 공동 생산하는 만큼 최고의 수율과 안정적 물량 생산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이 개발한 L-메치오닌은 본격적인 생산에 앞서 이미 축산업계 최고 권위의 학회에서 그 우수성이 공식 공개됨에 따라, 그동안 석유를 원료로 사용해 화학공법으로 만든 DL-메치오닌이 주를 이루던 세계 메치오닌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메치오닌은 DL-메치오닌 대비 ‘상대적 생체이용률(Relative Bioavailability, 체내에 흡수되어 아미노산으로서의 기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하는지를 측정하는 척도)’이 20~40% 이상 우수한 아미노산임이 입증된 바 있다.

글로벌 그린 바이오 시장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글로벌 그린 바이오 시장에서 핵산(식품 조미 소재)과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에 이어 트립토판(사료용 아미노산)생산까지 1위를 달성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다소 뒤쳐져 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핵심기술과 인력 확보, 공격적인 투자 등에 집중한 결과, 글로벌 선두업체였던 일본 아지노모토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0년 일본 아지노모토가 8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로 독점하고 있던 트립토판 시장에 진출, 3년 만에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선두업체의 장벽을 넘어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데는, 경쟁업체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균주 개발과 생산성 향상‧시장수요 예측을 통한 선제적 투자‧기술마케팅 역량 강화 등의 역할이 컸다.

한편 2000억원대 규모로 평가되는 전 세계 트립토판 시장은, 다른 사료용 아미노산보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판매 높은 단위당 단가를 형성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7년 핵산과 라이신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트립토판 생산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이후 약 3년의 연구개발 끝에 새로운 균주를 개발했고, 차별화된 균주 제어기술과 공정기술을 확보하며 CJ제일제당은 트립토판 생산성을 2배까지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고가의 트립토판에 대한 사료회사들의 가격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공정을 3분의 1로 축소하는 등 원가 절감을 위한 공정 개선에 집중하면서 원가경쟁력을 강화했다. 철저한 시장 수요분석을 통해 선제적으로 공장 증설을 추진, 2011년 1000톤 규모에서 2012년 1만톤으로 생산 물량을 과감하게 확대했다. 지난해에도 3000톤 규모의 추가 증설작업을 완료하면서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는 트립토판 시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또한 CJ제일제당은 3년여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지난해 사료용 아미노산 발린을 출시하며 현재 중국 심양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500억원 규모의 발린 시장은 그동안 일본 아지노모토가 단일 공급업체로 시장을 독점해왔지만, CJ제일제당이 발린 생산을 시작하면서 양강구도 체제로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기술 및 원료의 차별화를 토대로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 역량을 발휘해 시장점유율 30%대를 달성해 선두업체를 추격하겠다는 각오다.

“‘최초’ 넘어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 관계자는 “현재 CJ제일제당의 라이신 생산 수율(원료 투입 대비 최종 제품 생산 비율)은 전통의 그린 바이오 강자인 일본의 아지노모토를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전통 발효기술을 기반으로 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결실을 맺으면서 CJ제일제당은 기술경쟁력이 수율과 제조원가를 직접적으로 결정짓는 바이오 산업에서의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린 바이오 사업의 확고한 1위 달성과 함께 화학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화이트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소재로까지 사업을 확대해 해당 분야의 ‘최초’를 넘어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