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성공한 모델하우스는
불황에도 떴다방이…
불황한파가 건설경기 뼛속까지 스며든 가운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에 부합되는 분양단지가 있다. 최근 건설경기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분양가 할인’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넘치는 상황에서 선전한 단지들이 눈에 띈다. 성공한 단지는 무엇이 다른지 모델하우스를 둘러봤다.
용산 신계
e-편한세상
최적 입지조건에 희소성까지
한강르네상스, 용산국제업무단지 등 개발호재가 가득한 용산은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지면서 각광 받고 있다. 대림산업이 용산구 신계동에 분양한 ‘용산 신계 e편한세상’은 지난 11월21일 3순위까지 청약 결과 241가구 중 3가구 빼고는 청약이 완료돼 그 인기를 실감했다. 총 262가구 일반분양 모집에 452명이 신청해 1.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11·3 대책으로 용산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이후 나온 첫 분양 물량으로 청약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1순위 청약 결과 일반분양분 241가구 모집에 서울·수도권에서 368명이 신청했으며 특히 82㎡는 6.2대 1, 81㎡는 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반포에서 분양된 브랜드 대단지보다 높은 청약경쟁률로 역시 용산임을 입증한 것이다.
용산구 갈월동에 위치한 ‘용산 신계 e-편한세상’ 모델하우스에는 잘나간다는 모델하우스에만 생긴다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이 등장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모델하우스에 들어서자마자 “언제든 전화하라”며 부동산 명함을 건네는 30대 여성을 만날 수 있었다. 모델하우스 내부 곳곳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 부동산 관련 업자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용산 신계 e-편한세상’은 하루 평균 2000통의 상담문의전화가 올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용산국제 업무지구 인근에서 분양되는 유일한 대단지 아파트라는 희소성으로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대림산업은 분양에 앞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용산이라는 입지의 매력으로 분양은 순조로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용산 신계 e-편한세상’ 분양대행사 박노성 차장은 “11·3 대책 파급 효과로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며 “2009년 3월부터 3개월 동안 중도금(분양가의 60%)을 납부해야 하는데 이자후불제에 DTI(총부채 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60%로 완화되고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조건이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11·3 대책에 따라 서울 강남권을 제외한 수도권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됨에 따라 인기지역에서는 분양권에 웃돈을 얹은 분양권 거래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투기과열지구 대표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는 가구당 평균 아파트값이 서초구를 누르고 강남구에 이어 2위로 등극했다.
‘용산 신계 e-편한세상’은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등 대형 관람시설을 비롯해 용산구청과 용산전자상가,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또 농협하나로클럽, 용산민자역사 내 이마트, 아이파크백화점, CGV를 비롯해 서울역 부근의 갤러리아백화점, 롯데마트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 혜택을 누릴 수 있다.
109㎡(33평)형은 A·B 타입 관계없이 인기를 얻은 평형으로 가변형 벽체를 이용해 A타입은 방을 넓게 쓰거나 자녀가 많은 경우 방을 3개로 늘릴 수 있다. B타입은 식구가 많은 경우 방을 4개로 활용하거나 방 2개를 확장하면 150㎡형대 거실처럼 넓게 쓸 수 있어 여유로운 공간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아 1순위에서 청약 마감됐다.
153㎡(46평)형은 내부 벽면을 마치 한지를 붙인 것처럼 보이는 아트월로 꾸며 전통 한옥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을 준다. 거실은 2면 개방형으로 탁 트인 개방감을 준다.
전 평형에 천장형 에어컨 4대가 설치되며 화장실 좌변기는 밑 기둥을 없앤 거치식으로 설치돼 청소, 수납에 용이하다. 3.3㎡당 분양가는 2066만~2536만원선이며 지하2층~지상25층 13개동 총 867가구로 구성된다. 12월 3~5일 계약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단지 주변에는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 일대 56만6800㎡에 사업비 28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2016년에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150층 규모의 랜드마크 타워를 중심으로 20~50층 높이의 주상복합 7개동과 20~70층 높이의 오피스 빌딩 12개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남산 롯데캐슬
아이리스
재미교포들 투자 문의 잇따라
최근 80% 이상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는 남산 롯데캐슬 아이리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회현동 신세계 백화점 건너편에 위치한 남산 롯데캐슬 아이리스 모델하우스에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상담을 받고 있었다.
모델하우스 2층 카페테리아 테이블 곳곳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최종 결정을 위한 상담이 한창이었다.
최낙균 롯데캐슬 아이리스 소장은 “예정보다 분양시기가 미뤄지면서 불경기 한파를 맞고는 있지만 약 80% 정도가 분양이 된 상태”라며 “이 분위기라면 내년 상반기에 분양이 모두 완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계약접수 기간인 18~20일 중 소형평형은 79가구가 모두 계약 완료됐다. 요즘 같은 불경기로서는 예상외의 선전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캐슬 아이리스는 ‘11·3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서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지고 자금조달의 폭도 커지면서 각광 받고 있다.
상담전화도 일 평균 150~200통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인근 서울역, 을지로, 시청, 퇴계로 등 오피스 단지 내 수요와 맞물리면서 새로운 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이리스는 남산을 배경으로 한 뛰어난 조망과 입지조건, 지하철 4호선 회현역과 명동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의 근접성이 높다. 평형대도 다양해 46~314㎡(14~95평)형까지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2200만원대로 주변의 시세보다 낮게 책정됐다. 또한 계약금 10%, 중도금 30%로 중도금 비중을 낮췄으며 184.68㎡(55평)형 이상은 중도금 무이자 융자, 156.39㎡(47평)형 이하는 중도금 이자 후부제를 시행해 중도금 부담을 최소화했다.
신세대 직장인의 구미에 딱맞는 46~62㎡형은 공간활용이 잘돼 실제면적보다 넓어 인기가 높았다. 실내 인테리어도 대형평형대와 동일한 소재를 사용해 세련된 공간을 연출했다.
반면 157㎡(47평)형은 일렬배치 구조로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답답한 느낌이 든다. “157㎡형이 맞나요?”라고 재차 되물을 정도로 공간 효율성이 낮아 보였다.
아이리스 분양을 맡고 있는 이재석 부장은 “최근 펀드, 주가, 부동산시장이 하락하면서 가상적인 상대적 빈곤감으로 심리적인 공황상태를 겪고 있다”며 “11·3 대책에 따른 규제완화로 DTI와 LTV가 완화됐지만 이는 지난 9·11대책 때 나왔어야 하는데 너무 늦게 나왔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경기가 언제쯤 풀릴 것으로 전망되냐는 질문에 “내년 3월이면 경기가 풀릴 것으로 전망하는 컨설턴트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침체라는 부동산 경기 현실을 회피하려는 것일 뿐”이라며 “빨라야 내년 하반기는 돼야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이리스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미국 LA 등지의 재미교포들의 투자 문의도 늘고 있다.
유은정기자 (apple@asiaeconomy.co.kr)
유은정 기자 apple@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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