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 탄 랩어카운트, 흥행은 이어진다

‘목돈 굴리기’ 요즘은 이것이 대세!

2011-01-28     정백현 기자


수익 안정성 갖춘 ETF·ELS·ELW 유망… 절세형 저축상품도 인기

지난해 출시된 금융상품 중 단연 돋보인 것은 랩어카운트였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5000억 원에 불과했던 자문형 랩 규모는 5조 원까지 불어났다. 전체 랩어카운트 규모 역시 4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랩어카운트의 흥행 비결로는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에 맞게 전문가를 선택하고 운용 과정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점, 높은 수익률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증권사들이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관리 수단으로 랩어카운트 시장 파이를 늘려놓은 점이 주효했다.

이후 각 증권사들은 투자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해외, ‘기준금리+α’ 등 다양한 랩 상품을 개발해 펀드 등 다른 상품들의 성장세가 주춤하던 사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홍성민 HMC투자증권 마케팅부 과장은 “랩어카운트 흥행의 가장 큰 이유는 펀드로 수익을 본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던 시기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랩에 대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빠른 입소문과 함께 증권사들의 마케팅 효과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들의 경우 랩어카운트 초창기에 판매 수수료뿐 아니라 약정 수수료 역시 판매사에서 수익으로 돌아왔다”며 “증권사 입장에서 주식과 판매 약정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만큼 경쟁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간 점이 현재 랩 시장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올해 역시 랩 시장에 대한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장 초반 랩 열풍에 대한 관심과 대항마로 꼽히는 펀드 약세, 증권사의 주력 전략 강화를 흥행 지속의 이유로 꼽고 있다.

ELW는 고수익 내지만 위험도 커

코스피 지수가 2100선을 뛰어넘는 등 주식시장이 연일 뜨거운 가운데 수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주식 대안상품으로 ETF(상장 지수 펀드), ELS(주가 연계 증권), ELW(주식 워런트 증권) 등의 상품이 뜨고 있다.

ETF와 ELS, ELW는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해서 만든 일종의 주식 파생상품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상품은 ETF다. 이름 끝에 펀드라는 약자가 들어가듯 ETF는 펀드를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게 만들어졌다. 수수료 부담도 적다. 일반 펀드의 수수료가 2%대인 데 반해 ETF의 수수료는 0.3~0.7% 수준이다. 국내 주식형 ETF의 경우 거래세도 면제된다.


ELS는 증권사가 소수의 주식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나의 상품을 만들어 판 다음 만기가 지나면 청산과 함께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보통 증권사가 삼성전자나 현대중공업 등 우량주에 투자하면서 10%가량의 수익을 내주기로 조건을 걸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다. 보통 투자기간은 6개월에서 3년 정도다.

ELW는 가장 고수익을 내지만 한편으로는 위험도 큰 상품이다. 이 역시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지만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시장도 덩달아 커졌다. 1월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2년 4개 종목에 불과했던 ETF 상장 종목은 지난해 64개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324억 원에서 1100억 원대로 커졌다. 상품 종류도 다양하다.

유가증권시장 상위 200개 종목을 따라가게 만든 코스피200지수형 ETF는 가장 고전적인 ETF에 속한다. 지수의 두 배만큼 움직이는 레버리지ETF,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ETF 등은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이밖에 채권·원유·농산물·금에 대한 투자도 가능한 ETF도 나와 있다.

ELS 발행 규모도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1208개의 종목이 시장에 새로 나왔다. 발행 금액은 월 기준으로 2조6000억 원까지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 매주 100~200여건의 ELS가 새로 출시되고 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ELS가 늘고 있는 것은 코스피지수가 고점에 다다르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이나 하락 반전 가능성 둘 모두를 점치기 어려워지면서 발생하는 투자자들의 신종 투자 패턴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시 활황이 지속되면서 한동안 뜸하던 ELD(지수 연동 예금)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ELD는 은행에서 파는 금융상품으로 원금이 보장되는데다 주가와 같은 지수 변동 폭에 따라 추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일반 정기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만기 때 지수가 이자 지급 조건에서 벗어날 경우 수익률이 0%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골라야 한다.

‘절세형 저축 상품’ 눈에 띄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마땅한 금융 상품이 없는 요즘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도 뜨고 있다. 절세 상품의 대표주자는 세제 혜택에 노후준비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연금저축보험. 연간 납입 보험료 전액(300만원 한도)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300만 원의 소득공제 혜택은 연봉 3000만 원 직장인이 연간 2100여만 원의 신용카드를 결제하거나 의료비 390만 원을 쓴 것과 같은 효과다.

권기순 삼성화재 장기상품개발파트 과장은 “전통적으로 연금저축은 소득공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가입한다”며 “연말정산 시기가 다가오면서 최근 가입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여러 저축 가운데 비교적 금리가 높은 예·적금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구체적으로 이자소득세율이 15.4%에서 9.5%로 내려간다. 해당 이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노인, 장애인,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등은 같은 조건으로 1인당 2000만 원까지 한도가 주어진다. 세금 우대를 받은 상품 만기가 끝나면 다른 상품에 세금 우대를 적용할 수 있다.

최근 가입자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한 ‘주택 청약 종합 저축’은 주택청약 기능은 물론 고금리 세테크 상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월 10만 원, 연간 120만 원 범위에서 40%(48만 원 한도)에 대해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 48만 원은 연봉 4000만 원 직장인이 신용카드로 1240만 원을 써야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소득공제 혜택은 2009년 가입분 이후 없어졌지만 7년 이상 만기로 2012년까지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증권사와 보험사가 판매하는 장기저축마련펀드와 장기저축마련보험도 마찬가지다. 분기당 300만 원 한도로 연간 1200만 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정백현 기자 jjeom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