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SKC 본사에서 포스코홀딩스와 SKC가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SKC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SKC 본사에서 포스코홀딩스와 SKC가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SKC

전기차용 배터리업계 소재가 다각화하면서 음극재에 업계의 관심이 새삼 쏠리고 있다. 소재 다각화로 양극재가 교체되더라도 리튬이온 배터리로 생산되는 한 음극재는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원계(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배터리 중심이던 국내 배터리업계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관련 소재 개발이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이미 음극재 소재를 개발 중이던 SKC(011790), 포스코그룹, OCI(456040) 등은 기존 사업을 토대로 관련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포스코홀딩스(005490)와 SKC는 차세대 음극재 소재 시장 동반진출을 선언했다. 리튬메탈 음극재 소재 개발과 생산이 중심이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10배 높은 고용량 소재다. 최근 양극재 기술력 향상은 힘들다는 판단 하에 배터리업계는 음극재 개발로 배터리 성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양사는 배터리 핵심 원료 공급에도 상호 협업을 약속했다. SKC는 음극재를 감싸는 얇은 막인 동박 세계 1위 회사인 SK넥실리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자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동박 원료인 구리를 포함한 광물 트레이딩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해당 사업을 담당한 실무진으로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SKC는 전기차가 급증하며 늘어나는 광물수요를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평가다.

공통점은 이미 음극재 사업을 하고 있다는 부분이 있다. SKC는 동박회사 SK넥실리스가 있다.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도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이 인조흑연과 음극재 코팅용 피치 등의 음극재 소재를 담당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지난달 29일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 탄자니아 파루 그라파이트와 음극재 소재 중 하나인 천연흑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약 25년간 75만톤을 공급받는다. 배터리업계는 이들 기업이 기존과 유사한 영역에서 사업을 확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음극재 소재에서 사업 확장을 노리는 또 하나의 기업이 있다. 바로 최근 태양광 사업에서 분리돼 나온 OCI다. 사이클 산업인 태양광을 벗어나 반도체‧이차전지 소재 기업 변신을 선언한 OCI는 카본 케미칼과 배터리 소재 사업을 중장기 성장 전락으로 채택했다.

앞서 OCI는 지난해 포스코퓨처엠과 음극재 소재 중 하나인 피치를 생산하는 피앤오케미칼 조인트벤처(JV)을 설립하고 올해 하반기 합작공장 준공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도 실리콘 기반 음극재 소재 진출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3월 포스코퓨처엠이 ‘인터배터리 2023’에서 공개한 음극재 제조순서 모형. 사진=이하영
지난 3월 포스코퓨처엠이 ‘인터배터리 2023’에서 공개한 음극재 제조순서 모형. 사진=이하영

SKC, 포스코그룹, OCI 등이 음극재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매출과도 관계 깊다.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가 국내 배터리셀 3사의 LFP 배터리 진출 발표였다. 삼원계를 고집하던 배터리 3사가 동시에 LFP 진출을 선언해 관심이 집중됐다.  

삼원계와 LFP 배터리는 뿌리는 같지만 줄기가 다르다. 모두 리튬이온 배터리로 음극재와 전해질은 동일하나 삼원계와 LFP 등을 이르는 양극재 소재는 변한다.

양극재와 배터리셀 기업은 향후 완성차업계 배터리 선호도에 따라 매출 차이를 우려해야 하지만 음극재 소재 기업은 아니다. 소금을 기반으로 한 소디움 배터리 등 전혀 다른 소재로 만든 배터리가 대세가 되지 않는 한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LFP 배터리가 삼원계 배터리 보다 음극재 비중이 높은 것도 관련 업계에는 호재다. 음극재 소재 원가는 삼원계 배터리에서 10%, LFP 배터리에서는 21%를 차지한다. LFP 배터리에서 오히려 음극재 비중이 배로 늘어나니 관련 업계에는 이익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 30일 업무협약에서 박원철 SKC 사장은 “SKC의 우수한 소재 기술력과 포스코그룹의 막강한 인프라의 시너지를 통해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도 “양·음극재를 아우르는 이차전지 사업의 강점을 보유한 포스코그룹과 SKC의 협력으로 이차전지 시장에서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