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증권의 개념. 출처=금융감독원
토큰 증권의 개념. 출처=금융감독원

지난 2월 금융당국의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후 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그간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은 일부 조각투자 플랫폼에게만 허용해 온 영역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도권 편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새 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을 노리는 것이다. 특히 증권사 중심의 협의체 발족이 하나의 흐름과도 같던 상황에서 최근에는 은행권의 경쟁 합류도 시작됐다.

토큰 증권 시장 선점 난이도 높아진다… 은행도 참전

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은 SH수협은행, 전북은행 등과 토큰 증권 관련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컨소시엄에는 ▲서울옥션블루 ▲테사(TESSA) ▲갤럭시아머니트리 ▲스탁키퍼 ▲서울거래 등 조각투자기업과 JB인베스트먼트도 참여했다. 이는 금융권 주도로 만들어진 최초의 토큰 증권 컨소시엄이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발표 후 신한투자증권 'STO 얼라이언스', 미래에셋증권 'STO 비즈니스', KB증권 'ST 오너스', NH투자증권 'STO비전그룹' 등 증권사 주도의 협의체 구성이 이뤄져 왔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한국투자 ST 프렌즈'에 참여하긴 했으나, 한국투자증권이 주축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5대 시중은행의 일원인 농협은행이 나서 토큰 증권 시장 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보인만큼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농협은행은 토큰 증권이 신사업분야이기 때문에 은행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미 다수의 조각투자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데다, 조각투자기업에 투자예치금 분리보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해당 시장 진입에 있어 농협은행의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큰 증권 이용자 중 다수가 개인투자자일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하면, 시장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자산 확보가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이에 발행사로 활동하게 될 조각투자 기업에 대한 관심도 상승하고 있다. 다수의 조각투자 기업들과 긍정적인 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점은 농협은행의 강점으로 꼽힌다.

은행권 컨소시엄 참가 기업은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은행들은 물론 벤처캐피탈(이하 VC), 조각투자 기업에게도 참여를 제안하고 있다는 것이 농협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7월 테사를 시작으로 다수의 조각투자 기업과 제휴를 맺어왔다”며 “해당 시장을 작년부터 관찰했기 때문에 먼저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발의한 것뿐으로 향후 컨소시엄 회사 간 공동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구조로 가져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본사 전경. 사진 출처 = 농협은행
NH농협은행 본사 전경. 사진 출처 = 농협은행

 

시장 정식 출범 빨라야 2024년 말인데…벌써부터 '한판승부'

관련 기업들이 토큰 증권 준비에 열을 올리는 것은 새로운 사업 영역이 등장하는 만큼, 기존에는 없던 수입원 확보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특히 발행할 수 있는 자산의 종류를 고려했을 때 다양한 소비자와 접점이 존재한다.

자산 종류로는 부동산, 명품, 음악, 영화, 콘텐츠, 크라우드펀딩, 웹툰 등이 있으며 콘텐츠 중심의 팬토큰(아이돌, 유튜버)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위가 가이드라인에서 예시로 삼은 비상장주식, 비상장채권 역시 토큰 증권의 주요 자산으로 예상된다. 또 탄소배출권, 반값아파트 등 공익적이고 ESG 사례로 분류될 수 있는 사례에 대한 시도도 있다.

특히 토큰 증권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이하 BCG)는 오는 2030년까지 토큰화된 전 세계 자산시장 규모가 16조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세계 GDP 대비 약 10% 수준이다. 또 하나금융연구소는 BCG 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토큰 증권 시장 시가총액이 2024년 34조원에서 2030년 36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를 필두로 한 다수의 기업들이 해당 시장 선점 경쟁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토큰 증권 시장의 정식 출범은 2024년 말 혹은 2025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제출해 2024년 법 개정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시행령 개정에 소요되는 시간까지 고려할 경우 빨라도 내년 말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