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드림타워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전경. 사진=제주 드림타워
제주 드림타워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전경. 사진=제주 드림타워

국내 카지노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편 중국 정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카지노 핵심 고객층인 ‘중국 VIP’ 유치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매출 5876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1년 보다 41.78%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관광개발도 사상 최대 매출을 나타냈다. 지난해 매출은 71.54% 늘어난 1836억원이다. 다만 영업적자 규모는 1187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 외형 성장세만 놓고 보면, 카지노 업계가 코로나19 엔데믹 수혜를 본 것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 떼어 놓고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파라다이스, 중국 VIP 드랍액 회복률 9%에 그쳐

출처=금융감독원.
출처=금융감독원.

파라다이스 카지노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905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16.97% 늘어났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매출과 비교하면 46.67%까지 회복했다. 여전히 국가간 여행길이 100% 정상화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두자릿수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악화됐다는데 있다.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부문 지난해 영업이익은 151억원의 손실을 낸 2021년 보다 악화된 228억원이다.

파라다이스 카지노 부문 최대 고객은 중국인 VIP와 일본인 VIP다. 2019년 기준 중국인은 26.4%, 일본인은 35.0%의 국적별 드랍액(게임을 위해 환전하는 돈, 주로 테이블에 부착된 웹패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산출)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하반기부터 외국인 VIP 고객, 특히 일본인 회복세 두드러졌다. 신한투자증권은 일본 VIP 드랍액이 2019년의 45%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일본 VIP가 차지하는 드랩액 비율은 35.7%다. 

반면 중국인 VIP 회복세는 더뎠다. 중국 VIP 회복률은 2019년의 9%에 그쳤고, 국가별 드랍액 비중은 5.2%에 그쳤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6월 일본 중심 하늘길 재개로 (파라다이스는) 폭발적인 성장세가 나타났다”면서 “일본 현지업체와 파라다이스시티를 공동 개발한 덕에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일본 VIP 영업력이 더욱 빛을 발했다”고 분석했다.

롯데광관개발, 카지노 부문 영업적자 164억원

롯데관광개발 카지노 부문 상황도 마찬가지다. 롯데관광개발 카지노 부문은 지난해 매출 436억원, 영업적자 164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직전 년도 보다 107.01% 성장했지만 영업적자 규모는 오히려 60억원 가량 확대됐다.

롯데관광개발 측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제주, 태국-제주 직항노선을 시작으로 △대만, 오사카 등으로 제주 직항노선이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카지노 이용객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카지노 이용 고객이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 중심이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증권가는 중국인 관광객 본격 유입이 롯데관광개발 카지노 부문 성공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주 드림타워 외국인 카지노를 찾는 방문객 수는 올해 월 평균 9000여명 수준으로, 외국인 카지노 수요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비롯 중국과 홍콩 카지노 VIP 고객들의 자유로운 제주 카지노 방문 시점이 머지 않았다”고 기대했다.

한편 롯데관광개발은 2018년 파라다이스그룹이 제주 롯데호텔에서 운영 중이던 ‘파라다이스 제주롯데 카지노’를 149억원에 인수한 후 상호를 엘티카지노로 변경했다. 이후 2021년 6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로 확장 이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