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다우지수는 주간 단위 기준 4.2%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주간 단위로는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면서 연초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S&P500지수도 4.2% 내렸다. 

지난주 중반까지만해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상·하원 청문 보고에서 긴축 기조를 더 유지해야 한다는 강경 발언이 증시를 흔들었다.

파월 의장은 7일(이하 현지시간) 전날 상원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부터 8일 하원 청문회까지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 등의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이달 21일부터 이틀간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50bp)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고 이는 긴축 기조가 하루빨리 끝나기를 기대하는 증시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됐다.

파산에 들어간 미국 지역은행 SVB.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파산에 들어간 미국 지역은행 SVB.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주후반으로 가면서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가 터졌고 이달 연준이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은 대폭 낮아졌다.

1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2%,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38%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각각 31.7%, 68.3%였다.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예상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하루만에 베이비스텝(0.25%) 가능성이 70% 가까운 수준으로 치고 올라간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지난달 미국의 고용지표 결과도 금리 결정과 관련해 시장에 크게 주목 받을만한 지표가 되지 못했다.

10일 미 노동부가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와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 실업률 등이 담긴 고용보고서를 발표한 결과 고용 시장은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31만1000명 증가하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22만5000명 증가를 뛰어넘었다.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깝다는 평가로, 이달 연준이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주는 중요한 근거가 될 법했다. 고용 시장이 좋은만큼 인플레이션 속도도 빠를 것이란 점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부류의 분석도 경제 상황에 비춰볼 때 이젠 사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VB 파산으로 패닉에 빠진 시장은 이제 이 사태가 미국 지방은행들까지 이어질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물가, 고용 등의 지표보다 더 큰 악재가 다가올지 시장은 노심초사하며 금, 채권 등의 안전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SVB 사태 직후 '10대 위험은행 리스트'도… 금융시스템 붕괴?

다우지수 일봉. 사진 출처 = 키움증권 HTS
다우지수 일봉. 사진 출처 = 키움증권 HTS

예금 인출 사태 이른바 '뱅크런' 위기를 막기 위해 SVB가 주식과 채권 등 210억달러 매도가능증권(AFS)을 팔았고, 이로 인해 18억5000만달러 규모 채권 매각 손실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9일 이후 뉴욕시장에서 다우지수는 수직 하락했다.

9일 다우지수는 하루동안 120일선과 200일선을 동시에 하향 이탈했다.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S&P500은 9일 이후 60일선, 120일선, 200일선을 모두 뚫고 내려가며 가파른 하락 속도를 보였다.

은행이 고객들의 돈을 주지 못하고 부도가 날 경우 서로 돈이 물려 있는 다른 은행들이 망할 수 있고 기업들도 줄줄이 도산할 수 있다.

이에 월가는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라더스 파산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특히 SVB 파산으로 유동성이 취약하거나 포트폴리오가 편중된 전문 지역 은행들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시그니처뱅크와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 팩웨스트 뱅코프 등의 주가가 10일 22%, 14%, 37% 이상 급락했다. 

SVB 사태의 원인이 된 미실현 증권 손익 이른바 매도가능증권(AFS)를 많이 보유한 은행 리스트도 돌고 있다. 만기때까지 보유하다가 액면가로 상환되는 만기보유증권(HTM)과 달리, 만기 전 언제라도 매도가 가능한 대신 분기마다 회계상 투자 손실을 반영해야 하는 AFS는 이번 SVB 사태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 사진 출처 = 야후파이낸스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 사진 출처 = 야후파이낸스

마켓워치에 따르면 퍼스트 리퍼블릭, 커스터머스 방코프, 샌디 스프링 방코프, 뉴욕 커뮤니티 방코프, 퍼스트 파운데이션, 앨리 파이낸셜, 다임 커뮤니티 뱅크쉐어스, 퍼시픽 프리미어 방코프, 프라스퍼티 뱅크쉐어, 콜롬비아 파이낸셜 등이 AFS 위험이 큰 은행들로 꼽힌다.

분류 방식은 먼저 총자기자본(TEC)에서 AFS 손실을 포함한 기타포괄손익누계액(AOCI)을 차감한다. 이후 AOCI를 먼저 구한 차감값으로 나눈다. 도식으로는 'AOCI / TEC-AOCI'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AFS 손실이 클수록 분모가 커진다. 이 수치가 클수록 자본금 여력 대비 위험자산이 많다고 추정할 수 있다.

SVB가 예금 인출 사태에 대응해 이미 매도했거나 앞으로 매도하려 했던 AFS 288억달러(210억달러는 기매각) 가운데 상당 비중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SVB가 투자한 자산은 AFS 이외에도 953억달러의 HTM도 있다.

앞서 설명한바와 같이 SVB는 만기까지 보유 후 이자수익만 챙기고 최초 투자한 원금 그대로 상환 받는 만기보유증권 규모가 3배가 넘었다. 즉, 아주 비상식적이라고 치부할만큼 위험한 투자를 했다고 볼 수도 없는데도 SVB는 결국 파산한 것이다. 

미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 해결에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추는 모습을 보더라도 SVB가 매우 심각한 수준의 위험 투자를 한 것으로는 보긴 어렵다.

SVB는 스타트업과의 거래와 투자를 주로 해 왔지만, 1983년 설립해 40년이 된 제법 안정화된 은행으로 평가됐다. 주요 고객으로는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미국 최대 스트리밍 하드웨어업체 로쿠,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등 제법 알려진 테크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VB의 기업가치는 18개월 전만 해도 440억달러(약 58조원)를 웃돌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10일 연준 등 관계 기관과 만나 SVB 사태 대책을 논의하면서 은행 시스템은 여전히 유연하고 당국은 이같은 일에 대응할 효과적 조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서실리아 라우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도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 은행 시스템은 10여년 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상태"라며 "2007∼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스트레스 테스트 등 개혁 조치 덕분에 금융 당국은 우리 은행 시스템의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SVB가 합리적인 방식으로 처리된다면 시스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미 정부가 SVB 사태 해결에 이같은 자신감을 내비춘 배경으로는 파산관재인으로 선정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통해 SVB가 보유중인 투자자산(ASF·HTM 합계 1263억달러) 가운데 미 국채 비중이 상당하고 이를 팔면 예금주들의 예금을 상당부분 보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VB 보유자산 가운데 50.9%가 국채와 기타 채권이다. 이외 대출이 34.9%, 현금 보유는 7% 정도를 차지한다. SVB는 자산규모 미국 내 16위였다. 총자산 대비 50%가 넘는 채권 등의 투자자산 비중은 이 수치가 42% 아래에 머물고 있는 미국 72개 주요 은행과 비교해서는 다소 높다는 평가다.

그러나 미국의 크고 작은 은행 갯수가 4300개에 달하는 점으로 볼 때 SVB보다 더 취약한 자산 구조를 갖은 은행들은 상당수일 것이란 예상도 있다. 미 국채 위주로 투자를 해 온 SVB도 파산한 마당에 다른 지역은행들은 과연 안전할까라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SVB 사태가 지역은행들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대형은행 가운데 자금력 순위상 아랫단에 있는 은행 순으로 연쇄 파장을 불러오는 금융시스템상 위기 가능성은 과연 없느냐다.

월가 전문가들은 낙관적 견해를 주로 내놓고 있는 분위기지만, 10년전 고작 '눈물의 주당 2달러'에 JP모건에게 '땡처리' 당한 베어스턴스 사태 초기에도 낙관적 견해가 주를 이뤘다는 점에서 월가는 이번 SVB 사태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형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모건스탠리는 10일 고객 노트에서 "SVB가 맞닥뜨린 현재의 압력은 매우 특이한 경우로, 다른 은행들과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비벡 준자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대형 은행들은 소형 은행보다 유동성이 훨씬 많고 더 광범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으며 리스크 관리도 잘 돼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디피앙세 ETFs의 책임자 실비아 재블론스키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미국 은행의 붕괴가 일어났다"며 "SVB 문제가 연쇄도산으로 확산될 지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키프, 브루예트 앤 우즈의 RJ 그랜트 트레이딩 헤드는 "SVB는 블루칩 은행으로 여겨져 왔다"라며 "2008년~2009년 금융위기 동안 한 은행의 나쁜 소식은 다른 은행에 나쁜 소식의 전조였다"고 경고했다.

사울 오마로바 코넬대 법대 교수는 “FDIC가 SVB를 넘겨 받게 되면서 이 은행에 대한 불확실성은 끝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사람들이 SVB와 비슷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가진 은행에 대한 우려도 끝내게 할지는 불확실하다. 뱅크런은 심리학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전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견고하다”면서도 “일부(a few) 은행 상황을 매우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했다. 몇몇은 요주의 대상일 수 있다는 뜻이다. 

CPI 지켜볼 필요 없다?…SVB 사태에 '빅스텝' 물 건너가나

SVB와 미국 대형은행들 로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SVB와 미국 대형은행들 로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SVB 사태 여파에 연준의 0.5%p 인상은 이미 물 건너 간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당초 월가에서는 이달 연준의 금리결정 향방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10일 발표된 2월 비농업 고용지표에 이어 14일 미 고용통계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제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있어서의 물가·고용 지표는 더이상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SVB 파산 사태를 기점으로 앞으로 연준은 금리 인상은 고사하고 원리금을 내지 못할만큼 수익구조가 악화된 한계기업들이 나타날지에 더 신경써야 할 수도 있다. 

일단, SVB 사태 직후 국채 금리는 급락세를 보였다. 놀란 투자자들이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서 투자금을 빼내어 미 국채, 금 등 안전자산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SVB 문제가 부각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총 0.478%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9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10일 하루에만 0.2%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채권 매수가 급증하면서 채권 가격은 급등하고 반대로 채권 금리(채권 수익률)은 급락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 중 하나인 금도 상승세를 보였다. 10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8%(32.60달러) 오른 1,867.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SVB와 유사한 구조의 은행들이 보유중인 채권을 시장에 던질 경우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SVB 파산관제인인 FDIC 역시 자산회수를 위해 SVB가 투자해 둔 국채 매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 시장의 혼란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7일(현지시간) 상원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7일(현지시간) 상원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번 사태로 재무 구조가 열악한 스타트업이 자금줄이 막히게 되면서 자칫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게 된 시발점이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라는 비난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SVB 파산 사태의 근본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팽창한 특정 자산들의 거품이 지난 1년간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기술기업들에 맨 먼저 타격을 가하면서 지난해부터 SVB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줄이 거의 끊어졌다고 WSJ는 지적했다. 보유 현금을 소진한 상당수 기술기업이 예금액을 줄이면서 SVB도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월가는 파월 의장에게 '아서번즈'라는 조소적 별명을 또다시 붙였다.

파월 의장은 2021년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을 때 기준금리 인상 또는 양적완화(QE)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물가 급등을 잡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난이 제기됐고, 1970년대 금리인상과 인하를 반복하다 결국 인플레이션 통제에 실패한 아서번즈(아서 F.번즈) 전 연준 의장과 닯았다는 조롱이 나왔다.

이후 지난해 3월부터는 모든 변수를 뒤로 하고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연달아 단행하며 오로지 물가 잡기에 집중해 왔지만, 이번엔 SVB파산 사태에 직면했다. 물가와 은행 파산 우려 사이에 파월 의장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시밭길' 국내 증시…"현금 비중 높일 필요"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시황판. 사진 = 김호성 기자.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시황판. 사진 = 김호성 기자.

이번주 국내 증시는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SVB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그간 박스권을 유지했던 코스피가 지난주 2400선을 뚫고 내려가면서 추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당분간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최근 급등세를 이어오면서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삼성SDI, LG화학,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 관련주마저 하락세가 굳혀질 경우 시장 전반의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0일 에코프로(-5.66%), 천보(-1.87%), 성일하이텍(-2.38%), 더블유씨피(-2.58%) 등 2차전지주들은 약세를 보였다.

이차전지에 이어 최근 상승 기류를 탔던 제약바이오 관련주는 10일 에이치얼비(0.29%), 네이처셀(1.46%), 카나리아바이오(1.80%) 등이 상승한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3.41%), 셀트리온제약(-1.20%), 케어젠(-1.43%), 알테오젠(-3.14%), 휴젤(-1.32%) 등은 하락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여건이 악화하면서 외국인 수급도 말라가고 있다. 외국인은 올 1월과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3704억원, 4252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선 이날까지 131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지난달 63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달 같은 시점까지 약 4663억원어치를 팔면서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현금 확보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삼성증권은 최근 발표한 글로벌 자산전략 보고서에서 주식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채권 투자의견은 ‘중립’에서 ‘축소’로 하향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금을 손에 쥐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는 현재 상방보다 하방 압력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압력이 여전히 공존하는 가운데 경기 회복 기대는 후퇴하는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며 "긴축에 대한 부담에 이어 노랜딩에 대한 기대까지 흔들린다면 당분간 ‘Bad Is Bad, Good Is Bad’ (나쁜 소식도 나쁘고 좋은 소식도 나쁜)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