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분기 패션4사 영업이익 추이. 자료=각사 분기
2022년 3분기 패션4사 영업이익 추이. 자료=각사 분기·IR 보고서

패션업계가 비수기로 꼽히는 3분기 괄목할 만한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입 명품 소비 열풍이 식지 않으면서 실적을 뒷받침했다.

패션시장 성수기인 4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 ‘3고 현상(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어 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F(093050) 영업이익은 2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23억원 대비 3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864억원에서 4347억원으로 12% 늘었다.

3분기 LF 수익성은 패션사업이 견인했다. 자회사 막스코, 씨티닷츠 등 패션 부문을 필두로 식품, 부동산금융 사업 영역에서 영업이익이 고르게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막스코의 경우 수입 명품 브랜드 ‘막스마라’ 국내 판매 및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3분기 2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 160억원 보다 81% 급증했다. 3분기 매출액은 4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3750억원과 비교해 26%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3분기 신세계인터내셔날 영업이익은 2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1억원 보다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875억원으로, 전년 동기 3502억원 대비 11%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 1등공신도 ‘신명품’ 브랜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아미, 메종키츠네, 르메르, 톰브라운 등 신명품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갖추고 있다. 여기에 SSF샵 매출이 누적 기준 전년 대비 약 40% 상승하는 등 삼성물산 패션부문 3분기 실적에 힘을 보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루넬로 쿠치넬리, 크롬하츠, 알렉산더왕 브랜드 국내 사업을 전개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패션·뷰티·리빙 전 사업부문이 성장세를 보였고 탄탄한 고객층을 보유한 명품 브랜드가 실적을 이끌며 패션 사업 매출이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섬(020000)은 3분기 동안 ‘랑방블랑’, ‘아워레가시’ 등 신규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인 가운데 수익성 하락 방어에 성공했다. 3분기 한섬 영업이익은 3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8억원 보다 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2964억원에서 3414억원으로 15% 늘었다.

4분기 소비심리 둔화 우려↑…패션업계, 성수기 공략 ‘집중’

신세계인터내셔날 여성복 브랜드 ‘엔폴드’.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 여성복 브랜드 ‘엔폴드’.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업계는 지난해부터 명품 소비 증가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보복소비(외부요인에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되는 현상) 일환으로 촉발한 명품 소비 추세가 올 들어서도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4분기까지 호실적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 지수도 떨어지고 있고 3고 현상 여파로 향후 상황을 장밋빛으로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며 “소비 심리 위축은 곧 구매율이 줄어든다는 의미고, 가처분 소득이 낮아지면 자연스레 의식주 구매비용을 줄이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9로, 지난 1월(104)과 비교해 15%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평균값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평균 경기상황보다 나음을, 100보다 작으면 평균 경기상황 대비 좋지 않음을 보여준다.

패션업계는 4분기 실적 개선을 위해 온·오프라인 시장 공략 및 신규 브랜드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LF 관계자는 “겨울철 아우터를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고, 온·오프라인 각 채널에 적합한 상품 및 유통 전략을 펼쳐 시장 대응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비이커와 10 꼬르소 꼬모 등을 앞세워 계속해서 신명품 브랜드를 발굴하고, ‘시프트G’ 등 올해 새롭게 출시한 브랜드 마케팅 홍보에 무게를 실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지난 9월 여성복 브랜드 ‘엔폴드’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패션, 화장품 부문에서 다양한 신규 브랜드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백화점 주요 매장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서울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등 남은 하반기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