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생산할 차량에 초음파 센서를 없애겠다는 테슬라의 ADAS(주행보조) 전략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테슬라 스스로 강화된 카메라 비전 기술을 믿고 있지만,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와 같은 기술 구현이 제대로 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테슬라는 앞으로 생산할 차량에 초음파 센서를 탑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달부터 생산되는 모델 3와 모델 Y에 초음파 센서를 탑재하지 않고, 내년에 생산할 모델 S와 모델 X 등 고가형 모델에도 초음파 센서를 넣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테슬라는 그동안 차량마다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장착한 바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말 국내 판매용 차량에 ‘테슬라 비전(Tesla Vision)’ 기술을 도입했다. 신경망 처리와 결합된 카메라 시야에 의존해 특정 오토파일럿 및 액티브 세이프티 안전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테슬라 설명이다. 

테슬라는 앞으로 카메라 중심의 주행보조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뜻을 '테슬라 비전' 릴리즈 노트로 언급했다. (사진=조재환 기자)
테슬라는 앞으로 카메라 중심의 주행보조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뜻을 '테슬라 비전' 릴리즈 노트로 언급했다. (사진=조재환 기자)

테슬라는 이같은 방식을 ‘오큐팬시 네트워크(Occupancy Network)’라고 부른다. 기존 초음파 센서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네트워크라는 것이 테슬라 설명이다. 사물을 고화질로 감지하거나, 넓은 범위의 시야 확보가 가능한 것도 오큐팬시 네트워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테슬라는 국내 판매용 차량 릴리즈 노트(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내용을 소개한 노트)에 “테슬라 비전을 사용하는 차량은 최고 안전 등급을 받았다”라고 자랑했다. 실제 테슬라 비전 시스템이 구동되는 모델 Y는 이달초 유로 NCAP에서 진행된 안전도 평가에서 별 5개 만점을 얻었다. 특히 16점 만점인 주행보조 테스트에서 15.7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려가 있다. 12개의 초음파 센서가 차량에 빠지면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장애물 접근 거리 측정 등의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을 수 있다. 

테슬라는 당분간 초음파 센서가 없는 차량에 주차 어시스트, 자동주차, 호출, 스마트 호출(서몬) 등의 기능을 쓸 수 없다고 소개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더해지면 해당 기능들을 쓸 수 있다는 설명인데, 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언제 더해질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스트라드비젼이 개발한 전방 카메라 기능이 수행되는 과정을 그린 가상 이미지. 출처=스트라드비젼
스트라드비젼이 개발한 전방 카메라 기능이 수행되는 과정을 그린 가상 이미지. 출처=스트라드비젼

스트라드비젼, 포티투닷 등 국내 자율주행 전문 기업들도 테슬라처럼 카메라 중심의 ADAS 개발에 나서고 있다. 카메라 기술의 단점이 감지될 경우, 부가적인 장치로 보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적인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스트라드비젼은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SVNet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선영 스트라드비젼 COO는 지난 2020년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적인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앞으로 카메라가 모든 ADAS 구현 능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 바 있다. 

하지만 카메라 기반 ADAS가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탑재 차량과 달리, 차량 사각지대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가능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단점이 나온다.  

이선영 COO는 4일 서울 서초구 스트라드비젼 사무실에서 개최된 미디어데이서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기술도 충분히 카메라 비전만으로 구현이 될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차량에 적용한 초음파 센서가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카메라 기반 ADAS의 단점을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포티투닷이 서울 상암동과 청계천 일대서 투입한 자율주행차들은 라이다를 과감히 없앤 것이 특징이다. 상암동에 투입된 기아 니로 EV 기반 자율차에는 7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장치가 탑재된 ‘오토노머스 키트’가 장착됐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목적기반형 자율주행차 aDRT 셔틀에는 12대의 카메라와 6대의 레이더 장치가 탑재됐다. 카메라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발하되, 카메라가 하지 못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레이더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티투닷이 26일 수요응답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aDRT 셔틀을 공개했다.  포티투닷은 서울 청계천을 시작으로 세종시 등 전국에서 다양한 aDRT 서비스를 구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진=포티투닷)
포티투닷이 26일 수요응답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aDRT 셔틀을 공개했다. 포티투닷은 서울 청계천을 시작으로 세종시 등 전국에서 다양한 aDRT 서비스를 구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진=포티투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