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팰로앨토에서 열린 '테슬라 AI 데이' 행사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모스를 공개했다. 가격을 2만달러 이하로 책정한 후 대중성을 확보한 뒤 향후 수 백만대를 판매한다는 설명이다.

옵티모스. 출처=트위터 갈무리
옵티모스. 출처=트위터 갈무리

옵티모스, 가동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현장에서 옵티모스를 공개하며 "대량 생산 로봇은 문명을 변화시킨다"면서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열쇠가 바로 로봇"이라고 말했다.

옵티모스는 지난 2월 개발됐으며 아직 부품과 전선 등이 외부에 노출되는 등 디자인까지 신경쓴 수준은 아니다. 일종의 프로토 타입에 가깝다. 다만 사람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가 28개 장착됐으며 손의 자유도가 11도에 이르는 등 제조용 휴머노이드의 경쟁력은 강하다는 평가다.

2.3kHW 배터리에 4G LTE 및 와이파이 통신이 가능하며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가 기본으로 장착됐다. 추후 AI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탑재될 전망이다.

최근 테슬라는 자체 개발 AI 반도체 D1을 바탕으로 현존하는 슈퍼 컴퓨터의 성능 대비 2배 뛰어난 도조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아직 옵티모스에 도조가 적용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지만, 추후 도조가 테슬라의 휴머노이드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조만간 이와 관련된 로드맵도 일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옵티모스의 팔. 출처=트위터 갈무리
옵티모스의 팔. 출처=트위터 갈무리

테슬라가 야심차게 옵티모스를 공개했지만, 아직 보여줘야 할 것들은 많다는 평가다. 1분 남짓한 시연을 통해 간단한 동작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현대자동차 등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들이 보여주는 공중 제비돌기 등의 현란한 장면은 없었다.

휴머노이드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로봇 자체의 성능은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다.

머스크도 인정했다. 그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지만 이 로봇이 무대에서 넘어지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면서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옵티모스. 출처=트위터 갈무리
옵티모스. 출처=트위터 갈무리

대중화...그리고?
테슬라가 공개한 옵티모스는 머스크의 말 처럼 아직 기술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테슬라가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며 이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대량생산 체제를 가동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서비스용 로봇이 아닌 산업용 로봇이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로 개발되며 순식간에 대중화 로드맵을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아직 내연기관의 시대가 영원할 것으로 보이던 때. 전기차 전반에 초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순식간에 시장을 장악했던 테슬라 특유의 성공 방정식이 휴머노이드 옵티모스로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가 이번 행사를 통해 옵티모스, 나아가 차세대 옵티모스 일부를 공개하는 한편 2024년 자율주행 로보택시 로드맵까지 공개한 것도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다. 말 그대로 산업용 로봇 생태계 전반을 노리는 큰 그림이 나왔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옵티모스. 출처=트위터 갈무리
옵티모스. 출처=트위터 갈무리

현재 로보틱스 기술은 미중 패권전쟁의 중요한 화두이자, 국방 및 제조와 물류 등 산업 전반에서 그 존재감을 꾸준히 키워가고 있다. 특히 로봇이라는 하드웨어를 통해 많은 고객들과 만나며 이를 빅데이터로 확보하려는 테크 기업들도 많아지는 중이다.

여기서 테슬라는 자율주행 및 전기차, 나아가 스타링크로 이어지는 입체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추구하면서 로보택시는 물론 제조 효율성을 키울 수 있는 휴머노이드까지 생태계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들과의 접점을 더욱 늘리며 자동차는 물론 에너지, 모빌리티, 우주에 이은 산업용 로봇 중심의 로보틱스까지 진격하고 있다. 

이번 옵티모스 공개의 중요한 행간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산업용 로봇, 즉 제조용 로봇에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를 배치한 것을 두고 '미묘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제조용 로봇이라면 사실 '로봇팔'처럼 디자인적 측면보다는 기능에 방점을 찍는 것이 비용적으로 더 유리하다. 사람의 전신을 닮은 로봇을 만드는 것보다 팔 하나만 만드는 것이 제조비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슬라는 굳이 자동차를 제작하는 산업용 로봇을 휴머노이드의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자동차를 실제 제작하고 조립하는 인간을 대체할 산업용 로봇을 굳이 '돈을 더 들여' 인간과 닮은 휴머노이드로 만든 셈이다. 옵티모스와 관련된 기술적 진화가 진행되며 반드시 풀려야 할 의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