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항상 신속성을 강조하시는데요.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위기 시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왜 좋지 않은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커뮤니케이션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핵심이 있습니다. 첫째가 맥락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은 맥락에 기반해 실행되어야 정해진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맥락 없이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노이즈일 뿐입니다. 특히나 이슈나 위기 시에는 전혀 의미가 없거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혼돈만 주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둘째가 대상입니다. 독백이 아닌 이상 상대는 항상 존재합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당 회사가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그가 어떤 대상을 높은 우선순위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피해자, 고객, 관련자,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주된 커뮤니케이션 대상이 됩니다.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최초부터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잘 못 선정해 문제를 키우곤 합니다.

셋째는 공감 능력입니다. 이전 기고에서도 설명 드렸지만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해당 기업은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야 합니다. 인간화라고 합니다. 대상과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이 사물처럼 차갑고, 거만하고, 무섭고, 딱딱하게 느껴지면 당면한 문제는 풀리지 않습니다. 기업이 인간화 되어 따뜻하고, 겸손하고, 상냥하고, 부드럽게 보여야 그 이후부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공감 능력입니다. 맥락과 대상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공감은 문제 해결에 특효약입니다.

넷째는 메시지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입니다. 같은 맥락과 대상 그리고 공감 능력에 기반해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천지차이를 보입니다.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메시지야 말로 앞의 핵심들을 충실히 소화해 냈는지를 판별하는 지표가 됩니다.

이 모든 핵심들을 모두 갖추었더라도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신속함’이란 전반적 관리 활동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큰 의미가 있는 주제입니다. 일단 기업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는 기업의 준비 수준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반증입니다.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이 신속성을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 해당 기업의 내부 상황은 어떤 현실일까요? 상황파악이 제대로 안 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사결정이 분분해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요. 일부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논리나 팩트가 없는 지경일 수도 있습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신속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때늦은 커뮤니케이션은 대부분 메시지의 품질이 낮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 경우 억지 변명이나 엉터리 해명으로 점철되고, 진정성을 의심받곤 합니다. 이와 같이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하게 시기의 의미를 넘어서는 것으로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