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에 대한 우려와 영국 금융시장 불안 여파에 급락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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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486.27포인트(1.62%) 하락한 2만9590.41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76포인트(1.72%) 줄어든 3693.23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198.88포인트(1.80%) 하락한 1만867.93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마감가 기준 3만선 아래로 떨어지며 6월 저점을 하향 돌파해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는 장중 6월 저점(3636.87)에 근접하며 3647.47까지 하락했으나 이를 하향 돌파하지는 않았다. 마감가 기준 지수는 올해 6월 17일 이후 최저치를 다시 썼다. 나스닥지수도 올해 6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연준의 긴축 파장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 영국의 금융시장 불안 등을 주시했다.

연준은 앞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금리를 추가로 1.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을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당분간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3.82%까지 올랐고, 2년물 국채금리도 4.27%까지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2010년 이후 최고치를, 2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기존 4,300에서 3,600으로 하향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는 지금보다 4%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연준의 강도 높은 금리 전망치로 인해 향후 주가 밸류에이션이 타격을 입을 것을 고려한 조치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에 영국 국채는 물론, 유럽 국채가 일제히 매도세에 시달리는 점도 시장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이러한 소식에 파운드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그만큼 달러화 가치는 크게 올랐다는 뜻이다. 달러지수는 이날 113을 돌파하며 200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국채인 길트 2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40bp(0.4%포인트) 이상 올라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10년물 금리는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도 9bp 이상 올랐고, 독일 10년물 금리도 5bp 이상 올랐다.

대규모 적자 재정은 영국 경제의 침체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미 영국의 경기 침체를 예고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9.2로 직전월인 43.7보다 소폭 높아졌으나 여전히 50을 밑돌아 위축 국면에 있음을 시사했다. 제조업 PMI는 51.8을 기록해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전월의 51.5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가 6.75% 하락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국제유가가 달러 강세와 경기침체 우려에 배럴당 5% 이상 하락한 것이 에너지 관련주에 타격을 미쳤다.

임의소비재와 자재(소재), 산업, 통신, 필수 소비재 관련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1.1%에 이른다.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8.3%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57포인트(9.40%) 상승한 29.92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