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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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카카오페이 손해보험이 첫 시장 활동을 개시한다. 업계에서는 빅테크 카카오의 손해보험사 등장을 두고 파급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페이 측은 기존 시장 플레이들과의 경쟁 등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관련 시장 규모 키우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 손보 10월 영업 개시… "첫 상품군은 아직 논의 중"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손해보험이 오는 10월부터 시장 활동을 시작한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영업 개시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카카오페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 제7차 정례회의에서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대한 본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5월에는 법인 등록을 마치며 손보사 설립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후 3분기부터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이것이 조금 늦어지며 10월로 밀렸다. 시스템 등 준비가 늦어지진 않았으나 준비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하면서 첫 상품 출시기가 늦어졌다는 것이 카카오페이 측의 입장이다.

카카오페이 손보는 디지털 손보사임에도 출범 초기에는 자동차보험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자동차보험은 가입의 다수가 CM(온라인·사이버마케팅)채널에서 발생하는 상품군으로, 그만큼 디지털 손보사에게 강점이 있는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최초의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은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메인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캐롯손보의 경우 해당 상품이 사실상 유일한 주력 상품이다.

이렇다 보니 당초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자동차보험을 기반으로 시장 지위 확보 등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적지 않았다. CM채널에 강점이 있는 상품인 만큼, 카카오의 강점인 플랫폼 효과를 살리기 적합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자동차보험이 아닌 상품으로 시장 활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첫선을 보일 상품군을 검토 중이다. 현재 살펴보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금융안심보험이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어떤 상품으로 시장 활동을 시작할지 후보군이 나오기는 했으나 아직 정확하게 정해지진 않았다”며 “금융안심보험도 후보 중 하나긴 하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빅테크 파급력 바라보는 시선 각양각색… “시장 파이 키우는데 중점”

빅테크이자 혁신의 아이콘이기도 한 카카오가 선보이는 보험사의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해당 업체의 파급력 등에 대해서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 아무리 카카오라 할지라도 당장 보험 시장에서는 큰 영향력을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관점이다. 보험의 경우 소비자와의 관계와 그를 통해 쌓아 올리는 신뢰 등이 중요한데, 이는 시간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신입생인 카카오페이 손보는 해당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카카오페이 손보는 디지털 손보사로써 CM채널에만 집중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감성터치’ 부분의 능력치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일부 관계자들은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두고 종합금융플랫폼 구축을 위한 마지막 퍼즐 확보 정도일 것으로만 보는 이들도 있다. 수익성 혹은 해당 시장에서의 혁신 등을 위함이 아닌 단순히 보험 계열사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 측 역시 보험에 대해 당장 수익성이나 다른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을 거 같지는 않다”며 “보험을 통해 무엇인가를 보여주거나 얻으려 한다기보다는 ‘카카오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와 같은 인식을 유지함과 동시에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가 없던 마지막 금융영역인 보험업권에도 회사를 설립한 거 같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의 보험사 설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카카오페이 손보가 디지털 보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현재 제대로 된 시장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 보험사는 교보라이프플래닛, 캐롯손보, 하나손보 정도다.

다만 이들은 별다른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 특히 캐롯손보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도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디지털 보험 시장 부진의 원인으로 상품 라인업과 인지도, 인프라 부족 등이 지목된다. 때문에 카카오페이 손보가 디지털 보험 영역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당사자인 카카오페이 손보 역시 해당 시장 규모 키우기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현재 보험업계 구조가 대면 상품 위주다 보니 CM 상품의 경우 생·손보 모두 한자릿수 정도로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며 “카카오페이 손보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만 상품을 판매할 예정으로 CM 상품을 만들면서 보험 시장 자체 파이를 키우겠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 보험사나 보험대리점 등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생각은 전혀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