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인 클래스101이 구독경제 플랫폼으로의 전면적 전환을 선언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 구독 서비스 ‘클래스101+(CLASS101+)’를 론칭한다고 29일 밝혔다.

클래스101+는 월 1만9000원에 25개 카테고리 4,000여개의 클래스를 원하는 대로 무제한 수강 가능한 온라인 클래스 구독 서비스다. 일단은 단일요금제로 출발하며 계정 공유 및 가족계정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그 연장선에서 다양한 측면에서 구독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독경제 플랫폼으로 전환되어도 클래스 상세 페이지에 접속하면 키트를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물 구매하기' 버튼을 준비했고 키트 판매 목록 확인 및 구매도 가능하다.

클래스101+ 디바이스별 화면. 출처=클래스101
클래스101+ 디바이스별 화면. 출처=클래스101

성과에 대해서는 자신하고 있다. 클래스101+ 베타 테스트 기간동안 최대 170%이상 더 꾸준히 클래스를 수강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약 1년후에 약 2배 이상의 수강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공대선 대표는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가운데 양질의 콘텐츠를 더욱 많은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 기존 사업 방향성을 전환해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게 되었다”며 “2018년 론칭 이래 지난 4년간 각 분야 최고의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최정상급 퀄리티, 최다의 클래스를 제작하며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여 온 클래스101이기에 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여세를 몰아 글로벌 120개국에 약 2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연내 클래스101+를 글로벌로 확대, AI 자동 번역 기능 등의 도입 및 현지화 전략 등으로 장소와 시간의 한계 없이 국가의 경계를 넘는다는 각오다.

출처=클래스101
출처=클래스101

구독경제, 독이 든 성배?
구독경제는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크게 주목받았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강하다. 내부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슈퍼앱 전략을 유연하게 끌어낼 수 있으나 자칫 구독자들의 피로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선방했다지만 넷플릭스가 지난 2분기 97만명의 가입자를 잃은 것도 큰 틀에서는 구독경제의 한계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구독경제는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에 두고 오프라인 영역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팬데믹과 같은 시기에는 큰 성과를 낼 수 있으나 엔데믹 시기에는 필연적으로 기세가 사그라들 수 밖에 없다. 또 '너도 나도 구독경제'를 외치며 지나치게 많은 회사들이 난립했고, 딱히 구독경제가 필요해 보이지도 않는 곳들도 마치 패스트푸드점의 상품처럼 구독경제라는 브랜드를 필요이상 소비한 경향도 있다.

구독경제라는 비즈니스가 일종의 규모의 경제를 담보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실제로 구독경제는 구독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상수로 두며, 구독자들이 하나의 생태계에 다수 모여야지만 플랫폼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이는 비즈니스의 연속성과 관련된 기본적인 논리지만 특히 구독경제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핵심이다.

구독경제라는 틀만 짜두고 그 안을 매력적인 콘텐츠로 채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 역시 상당히 어렵다. 

사실 일상에 노출된 구독자들의 요구는 상당히 파편적이기 때문에 하나의 구독경제 플랫폼이 그 흩어져있는 요구들을 절묘하게 충족시키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하나의 구독경제 플랫폼이 구독자들의 요구를 느슨하게라도 맞추며 그 요구에 응해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은 결국 구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다. 구독자 입장에서 약간 불필요한 서비스라도 그 감정을 상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출처=클래스101
출처=클래스101

클래스101+의 배경과 전략
클래스101의 구독경제 플랫폼인 클래스101+가 출시된 배경에는 업그레이드의 측면도 존재하지만 생존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권정화 클래스101 리드는 "클래스101은 2018년 서비스 론칭 이후 2021년까지 거래약 약 1530% 증가라는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지만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며 경쟁은 치열해지고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 비즈니스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계속 이어졌다"면서 "고민 끝에 클래스101의 성장세 역시 꾸준히 상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성장시키기 위한 사업 방향성을 구독으로 재설정 하고 올 상반기부터 전사가 구독 전환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클래스101+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구독경제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은 쉽지 않은 일이다.

클래스101은 콘텐츠적 가치에서 비전을 봤다는 설명이다. 

권 리드는 "클래스101은 현재 취미, 머니, 커리어, 키즈 등 다채로운 카테고리의 약 4000개(글로벌 기준)의 누적 클래스 뿐만 아니라 약 400만명의 누적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플랫폼"이라며 "여기에 글로벌 확장성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략은 어떨까. 일단 구독경제로의 전환으로 기존 개별 클래스 당 20-30만원 대의 가격 허들 때문에 클래스를 듣지 못한 수강생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기존 수강생들의 경우 관심사의 무한한 확장이 가능한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가격 허들을 낮추는 것은 일단 구독경제의 기본적인 성과로 볼 수 있지만, 후자인 관심사의 무한한 확장이 흥미롭다. 구독경제 플랫폼으로 구독자의 탐험을 더욱 활발하게 끌어낼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권 리드는 "예를들어 요리에 취미가 있는 수강생이라면 먼저 기본적인 가정식을 배우다가 세계 요리, 비건요리 등으로 영역을 마음껏 넘나들 수 있으며 요리를 담을 수 있는 그릇, 식기 등을 만드는 것으로 관심이 확장될 수 있다"면서 "더 나아가 해당 요리들을 업로드 하는 SNS를 시작하며 수익창출 방법을 고민하는 이들도 분명 생길 것이며 한걸음 더 나아가면 아예 관심이 없던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새로운 취미를 찾고, 배울 수도 있게 된다"고 말했다.

클래스101+수강페이지. 출처=클래스101
클래스101+수강페이지. 출처=클래스101

약점은 걷어냈다
클래스101+의 기본적인 배경과 전략에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고민과 더불어 기존 구독경제의 약점을 피할 수 있는 정교한 장치들도 보인다.

일단 국내 온라인 클래스 업계에서 클래스101이 시장 1위라는 점은 기본적인 기초체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구독경제로의 자연스러운 진입을 끌어낼 수 있다. 여기에 방대한 콘텐츠를 이미 확보하고 있으며 그 스펙트럼이 방대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물론 클래스101+도 하나의 클래스 플랫폼일 뿐이다. 기존 구독경제 플랫폼처럼 단일 콘텐츠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다만 '취미 중심의 방대한 온라인 클래스'라는 단일 콘텐츠 카테고리는 다른 구독경제 플랫폼과 비교하면 더 다양한 구독자를 유입시킬 수 있다. 클래스101도 여기에 착안해 더 넓은 의미의 슈퍼앱 전략을 일부 가동하고 있다. 이는 구독경제 플랫폼의 자연스러운 규모의 경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콘텐츠 매력도 자신한다.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확장해 구독자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설명이다.

기술력도 동원된다. 권 리드는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클래스를 큐레이션 하는 것은 고객의 집중도를 높이고 경험을 확장하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개인화 및 추천 기능의 고도화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구독경제 플랫폼의 복잡한 콘텐츠 미로에서 길을 잃는 많은 이들에게 최소한의 방향성은 제공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는 뜻이다.

클래스101+의 글로벌 확장도 기대되는 포인트다. 권정화 리드는 "현재 미국 약 9만, 일본 약 8만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들이 ‘K-콘텐츠’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건 사회적으로도, 클래스101에서도 증명이 되었다"면서 "미국과 일본에서는 현지 소싱 클래스는 물론 국내 번역 클래스를 판매 중(미국 92개, 일본 55개)에 있는데, 번역 클래스가 현지 누적 거래액의 약 36%를 차지했으며 이 중에는 1억원이 넘게 판매된 클래스도 있다. 콘텐츠의 경쟁력은 물론 글로벌 비즈니스 잠재력을 확인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확장성은 클래스101+에게 든든한 우군이 되어줄 전망이다.

클래스101+시그니처 클래스. 출처=클래스101
클래스101+시그니처 클래스. 출처=클래스101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일반 구독경제 플랫폼은 디지털 플랫폼의 정체성, 나아가 구독자들의 피로감 및 높은 지출에 대한 고민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클래스101은 이러한 위협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보인다. 일단 매력적인 콘텐츠도 보유한 상태다. 여기에 스펙트럼 자체가 넓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이미 방대한 콘텐츠를 쌓아 올렸으며, 무엇보다 확장성에서 유리하다. 규모의 경제도 다른 플랫폼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다. 규모의 경제는 생태계 창출을 의미하며,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구독경제는 성공한다.

그러나 생태계 구축의 중요한 축인 크리에이터 문제가 있다. 특히 기존 클래스101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던 크리에이터들은 구독경제로의 전환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권정화 리드는 규모의 경제에 빠르게 도달하는 전략 위로 다양한 보완장치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권 리드는 "개별 클래스 구매의 경우 가격을 허들로 느끼고 이탈했던 이용자들이 구독으로 전환 시 가격에 대한 부담 없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더 많은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2022년 하반기 최저 47만명에서 최대 약 220만명이 예상되며, 50에서100만 수강생이 되었을 경우 정산액은 기존 이상이 되며 월 큰 변동폭 없이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규모의 경제다.

보완장치도 있다. 재생시간에 따른 정산을 진행, 이전에는 고려되지 않았던 수강생의 수강행태를 반영해 미리보기, 다시보기, 반복재생 등 모든 활동이 정산에 반영될 예정이며 결재 후 수강하지 않는 유저들과 관련된 매출 역시 합리적으로 재분배 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권 리드는 "고객조사를 통해 유저들은 하나의 클래스를 듣기 전에 길게는 2-3개월 동안 고민하는 걸로 파악됐다"면서 "구독 테스트에서는 달랐다. 고객은 고민하지 않고 클래스를 재생하였으며, 한번에 여러개의 클래스를 동시에 수강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말했다.

클래스101이 가진 트래픽이 많은 크리에이터들에게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셈이다. 여기에 개인화, 추천 솔루션이 고도화 됨에 따라 개인 맞춤형 클래스를 선택해 수강하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의 클래스에 기회가 열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편 권 리드는 "클래스101+는 VOD 클래스를 넘어 라이브, 컨퍼런스 등의 클래스 형태를 확장 중에 있다"면서 "클래스101 내에 '101 라이브 스튜디오'를 개관, UHD 해상도의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방송 시스템과 송출속도 3-5초 이내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최첨단 시스템을 완비했으며 더 나아가 AI 기술을 적용하여 스크립트만 있어도 클래스를 만들 수 있는 기술 역시 도입 및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