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 출처=메디톡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 출처=메디톡스

메디톡스는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 895억, 영업이익 158억을 기록하며 보툴리눔 톡신 명가 자존심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년 이상 쌓아온 R&D 역량을 바탕으로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리더십을 되찾고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과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K보툴리눔 톡신 시장 개척자

정 대표는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에서 세포생물학 석사 및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1호 박사다. 이후 선문대학교 응용생물학교수로 재임하다가 2000년 메디톡스를 창업했다.

정 대표는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던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국산 제품을 최초로 선보인 선구자다. 2008년 국내 최초로 ‘메디톡신’을 개발했다. 메디톡스는 2009년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 매출 1위 기업에 올랐고 2015년까지 1위 자리를 지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일어나기 전인 2019년 기준 매출은 2059억원이다.

이후 자체 R&D 역량을 발휘해 세계에서 유일한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노톡스’와 국내 최초로 신경 독소로만 정제된 ‘코어톡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글로벌에서 유일하게 보툴리눔 톡신 3종 개발에 성공한 메디톡스는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메디톡스는 60여개 국가 이상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품 메디톡신, 이노톡스와 필러 제품인 ‘뉴라미스’를 수출하고 있다. 해외에서 현지 지사, 합작회사 등을 통한 직접판매로 수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적 회복세 뚜렷··· 2Q 영업이익률 20% 진입

메디톡스는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아픔을 겪다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확실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메디톡스는 올해 2분기 매출 498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134% 늘어났다.

코어톡스를 중심으로 주력 보툴리눔 톡신 제제 매출이 지난 분기 대비 40% 가까이 급성장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실적 컨센서스(시장 예상치)인 6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 5종. 출처=메디톡스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 5종. 출처=메디톡스

증권 업계는 메디톡스가 오는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920억원, 영업이익 367억원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는 2분기와 마찬가지로 톡신 수출이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필러 해외 매출이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해외 필러 매출 성장은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기존 주력 제품인 메디톡신과 최근 대량 생산을 시작한 코어톡스 매출도 빠르게 성장하며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면서 “하반기에는 미국 및 유럽 등 선진 시장 진출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신사업 분야에서도 가시화된 성과를 창출해 다시 한번 메디톡스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미용성형 기업 도약

정 대표는 보툴리눔 톡신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신규 사업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종 종착역은 ‘글로벌 바이오제약회사’로의 도약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친 신제형 톡신 제제 ‘MT10109L’은 현재 데이터 분석을 진행 중이다.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MT10109L을 통해 미국을 비롯 유럽 등 해외 선진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계열사인 메디톡스코리아는 지난 5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의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등 신제품 개발을 통해 포트폴리오 확대에 본격 나섰다. 뉴럭스는 개선된 최신 공정을 적용해 불순물에 의한 오염 가능성을 낮췄다. 균주 배양 과정에서 비동물성 배지만 사용하는 게 핵심이다. 화학물질 처리 과정을 원천 배제해 독소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메디톡신. 출처=메디톡스
메디톡신. 출처=메디톡스

신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메디톡스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조직 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에 집중한다는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2019년부터 R&D 투자를 크게 늘렸다. 2019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은 14.31%다. 2020년 23.94%,지난 14.38%, 올해 상반기는 19.7%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R&D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차세대 톡신 외에도 신약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략을 찾기 위함이 꼽힌다. 메디톡스는 현재 10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지방분해주사제 ‘MT921’과 항암제 ‘MT981’, ‘MT106’, 황반변성 치료제 ‘MT912’ 등이 주목받는 파이프라인이다.

지난해에는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와 리비옴에 각각 혁신 항체 기술과 미생물 치료제 후보물질 및 제반 기술을 이전한 바 있다. 오는 2025년까지 후보물질 3개 이상을 기술이전에 성공한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2000년에 설립한 젊은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 메디톡스는 ‘글로벌 바이오제약 TOP 20 기업 진입’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면서 “앞으로 메디톡스는 외적으로는 선진국 시장 본격 진출 및 이머징 시장 직접 진출 및 확대에 힘쓰고 내적으로는 R&D 투자 확대와 지속적인 상업화 추진으로 신규사업을 통한 의미 있는 실적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