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환경오염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영국 및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지옥불을 닮은 산불이 온 땅을 할퀴는 중이다. 강물은 바닥을 드러냈고 기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 단순한 구호나 일회성 이벤트로는 중병에 걸린 지구를, 인류를 구원할 수 없다. 다양한 노력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으나 이제는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퀸트 사이먼(Quint Simon) AWS 아태지역 공공정책 총괄은 <이코노믹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업의 문제의식이 필요하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냈다.

장기적으로 생각하면서도 환경오염 대책을 위해 당장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나아가 모든 산업에 대한 공학적 접근을 총 망라한 디지털 전략은 탈탄소 정책과 완벽하게 병행될 수 있으며, 지금 당장 우리 모두가 움직여야 활로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그를 지난 19일 AWS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퀸트 사이먼 AWS 아태지역 공공정책 총괄. 사진=AWS 코리아
퀸트 사이먼 AWS 아태지역 공공정책 총괄. 사진=AWS 코리아

AWS의 정체성, 공유에 있다
AWS는 유독 공공정책, 특히 기술이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퀸트 사이먼 총괄은 AWS의 기본 전략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AWS는 창립 당시부터 파트너사와 고객사가 더 성공하고 기술 비즈니스를 확장시킬 수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면서 "AWS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기술에 대한 접근을 민주화시켜 스토리지부터 AI나 양자 컴퓨팅까지 다양한 기술에 대한 개방성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나아가 "아마존 차원에서 지난해 16번째 리더십 원칙을 세우며 '성공과 규모는 더 큰 책임을 수반한다'는 원칙이 도입된 것이 기쁘면서도 당연한 이유"라고 말했다.

AWS의 시작 자체가 개방, 협력에서 비롯됐으며 그 기저에는 성공에 대한 책임을 지는 문화가 있다는 주장이다. 당연히 강력한 사회적 책임 및 지속 가능성, 포용성, 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놓을 수 밖에 없다. 개방, 협력은 AWS를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자양분이며 사회적 책임 등은 성장에 대한 책임이다.

그 성장에 대한 책임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AWS가 믿는 '기술이 사회경제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현재 충청남도 금산군은 AWS, 부산 CIC, 농업 기술 스타트업 디지로그(Digilog)와 협력해 깻잎 농장 스마트팜 솔루션인 ‘온실 안전 지킴이(G-Smart)’를 개발했다"면서 "AWS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깻잎의 상태를 분석하고 온실의 대기 순환을 자동으로 조절하여 노동력을 절감하고 최적의 깻잎 재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협업은 머신 러닝을 사용하여 연간 농작물 생산량을 5% 늘리고 농부의 생산성을 최대 25%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농가의 디지털 전환을 바탕으로 사회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순간이다. 

메가존과의 협력 사례도 공유됐다. 그는 "메가존과 함께 경일대학교의 전체 IT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협업을 한 바 있다"면서 그 결과 팬데믹 기간 동안 500%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한 원격 학습에 대한 수요를 충당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퀸트 사이먼 AWS 아태지역 공공정책 총괄이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AWS 코리아
퀸트 사이먼 AWS 아태지역 공공정책 총괄이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AWS 코리아

양립할 수 있나
AWS가 태생부터 협업과 공유로 시너지를 내고, 그 성공의 결과를 나누기 위해 기술을 중심으로 사회경제적 가치를 증폭시킨다는 것이 퀸트 사이먼 총괄의 메시지다.

그 사회경제적 가치 증폭에는 탈탄소 전략도 포함됐다.

사실 기업의 디지털 전략은 전통적인 산업시대와 비교해 탈탄소 전략을 더 유연하게 끌어낼 수 있다고 알려졌으나디지털 전환도 곧 산업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완전한 탈탄소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전기를 기반으로 시스템에 작동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탈탄소와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국내 IT 기업인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 중 처음으로 RE100에 가입한 것만 봐도, 디지털 전환 기업이 탈탄소 전략에 무작정 가깝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영리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기업이 탈탄소에 매달려 '마이너스'를 자초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경영상의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점이다.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퀸트 사이먼 총괄은 질문부터 틀렸다고 말한다. 그는 "탈탄소와 디지털 전환은 완전한 상호 이익을 추구하며 상승작용을 낼 수 있다"면서 "특히 클라우드가 이런 탈탄소화와 디지털화를 위한 해결책에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AWS가 클라우드 기업이라 이런 답을 했을까. 아니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클라우드와 AI, IoT 애플리케이션이 탈탄소와 디지털 전환 정국에서 체계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근본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IEA가 지난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디지털 기술은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녹생 경제 회복 가속화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451 리서치를 봐도 고객들이 온프레미스에서 AWS로 마이그레이션을 하는 것만으로도 80%의 탄소 절감 효과를 받을 수 있다라는 수치가 확인된다"면서 "AWS 웰 아키텍트 프레임워크의 지속가능성과 관련 필러(pillar)를 통해 고객의 비즈니스를 효율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클라우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SK에코플랜트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SK 에코플랜트는 현재 AWS 클라우드상의 AI 기술을 사용해 소각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배출 가스를 연간 소각장 당 2톤까지 감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을 전제로 하는 산업의 효율성과 지속가능한 탈탄소 전략의 상승작용이다.

다만 이러한 수치만으로 '간극'이 완전히 좁혀진다고 볼 수 없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디지털 전환에 특화된 인재'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봤다. 

탈탄소 전략과 지속가능한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키우려면 디지털 전환에 익숙한 인재가 현장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불거질 수 밖에 없는 '인력 감축'을 피하면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전략이다.

중심은 클라우드 기술이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클라우드 기술이 디지털 전환은 물론 고용 창출의 원동력이 된다라고 강력하게 믿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과거 기업들은 서버 구매를 하고 랩 구현을 하는 한편 피크 워크로드에 대해서 대비를 하는 데 많은 비용을 지출을 했어야 했지만, 이제 온디맨드의 성격을 가진 클라우드 기술과 종량제라는 과금 정책 덕분에 과거에는 지출해야만 했던 비용들을 많이 절감을 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AWS는 무엇을 얻는가

AWS의 탈탄소 및 디지털 전환을 전제로한  지속가능한 산업 전략은 그 자체로 선명하다. 이 과정에서 AWS는 자체 생태계를 더욱 확보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전 지구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가 되어줄 수 있다.

AWS가 추가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을까? 많은 사회적 가치 기업들이 난립하는 지금, 어쩌면 많은 이해단체들이 가장 궁금해할 수 있는 질문이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기업의 진지함과 진정성을 더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프 베조스가 1997년 처음 아마존을 설립할 때 주주들에게 보낸 주주서한에는 '오해를 받아도 괜찮다, 오랜 기간 동안은 오해를 받아도 괜찮다.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을 견지하면서 언제는 오랜 일을 해야 된다'라는 글이 있다"면서 "아마존과 AWS가 탈탄소 전략과 지속가능한 산업 전략을 굉장히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러한 증거, 즉 진정성은 AWS의 실제 액션으로 더욱 극적인 효과를 창출한다. 그는 "우리가 하고 있는 다양성 포용성,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투자가 당장 가시적인 효과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다만 우리가 구축해놓은 활발한 파트너 커뮤니티와 수많은 고객이 있음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도 이런 저희의 이니셔티브와 가치가 발휘될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우리의 진정성이 받아들여져 그 효과가 있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 진정성은 AWS 내부의 정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아마존에서도 더 많은 여성과 소수인들이 경영진에서 리더십 포지션에서 더 많이 기용될 수 있도록,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세운 바도 있다"면서 "한국에 공공 정책팀에서도 다양성, 포용성과 공정성 평등을 고취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한국의 하트-하트 재단과 함께 발달 장애인을 위해 신체적, 정신적 특성과 재능에 가장 적합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아마존 폴리(Amazon Polly)를 사용해 발달 장애인들이 AI 품질을 결정하는 데이터 전처리 작업인 TTS(텍스트 음성 변환) 관리자로 일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사회적 기업을 위한 AWS 엑설런스 어워드(AWS Excellence Award for DEI Social Companies)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7개 파트너사를 수상 기업으로 선정할 예정이며, 여성 창업가로 창업한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 기업에 적극적인 지원과 멘토십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걸스인테크(Girls in Tech) 및 숙명여자대학교와의 협력도 비슷한 맥락이다.

나아가 퀸트 사이먼 총괄은 더 효과적인 전략을 위해 각 지역에 특화된 디지털 전환 지원을 구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퀸트 사이먼 AWS 아태지역 공공정책 총괄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AWS 코리아
퀸트 사이먼 AWS 아태지역 공공정책 총괄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AWS 코리아

ESG 파시즘에 대한 오해

퀸트 사이먼 총괄이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크게 ESG의 범주에 들어간다. 탈탄소 전략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공헌적 전략이 AWS의 전면에서 활동하는 것은 곧 ESG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 가치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ESG 파시즘이다. 지구를 구하고 인류를 구원하려는 큰 그림의 정책이 아닌, 말 그대로 강제적이고 강요되는 ESG 전략은 오히려 모든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ESG를 무작정 강요해 ESG가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퀸트 사이먼 총괄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모든 정책이 마찬가지지만, 선명하고 구체적이면서 실질적인 행동이 있어야만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서 "AWS가 데이터 센터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하거나 사내에서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를 고취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나아가 행정편의주의에 갇힌 ESG 전략이 정부의 규제로 굳어질 소지는 있다는 설명이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만약 기업 입장에서 당장 해결할 수 없다면 플랜B를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만약 ESG와 관련된 보고가 의무화가 된다면, 또 새로운 규제가 강력하게 시행이 된다면 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AWS가 고객들이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시스템이다. 퀸트 사이먼 총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AWS 기술을 사용해 기업들이 ESG와 관련된 보고 의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ESG 보고 도구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AWS가 보여줄 수 있는 것

AWS가 위탁한 알파베타(AlphaBeta)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클라우드 및 사이버 보안 기술은 2025년까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필요한 상위 디지털 기술 5가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년에는 업무에 디지털 기술이 필요한 한국 근로자 수가 1000만명(한국 노동력의 37%에 해당)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의 무대는 마련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디지털 전환과 지속가능한 성장의 시너지를 유연하게 끌어내면서 그와 비례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여기서 퀸트 사이먼 총괄은 디지털 전환과 지속가능한 산업의 성장은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기업이 당장 움직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강력한 클라우드 기술 등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지금이야 말로 모두가 행동에 나서야 할때라는 뜻이다.

퀸트 사이먼 총괄은 "장기적으로 생각하면서 즉각적으로 행동하자"라며 "이러한 전략이 우리가 가진 가치와 잠재력을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AWS 스스로도 드라이브를 건다. 탈탄소 전략의 경우 AWS는 2040년까지 사업 전반에 걸쳐 탄소 제로에 도달하겠다는 아마존의 목표에 다가서고 있으며 2025년 그 목표를 조기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내부적으로도 포용성 등의 가치를 키우면서 외부적으로는 기술 중심의 사회변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