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쏘카
출처=쏘카

기관 수요예측 흥행 부진으로 우려를 샀던 쏘카(403550)가 상장 첫날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유니콘 상장 1호’에 대한 프리미엄과 공모가를 크게 낮추는 등의 초강수에도 시장 내 큰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쏘카는 시초가 대비 1700원(6.07%) 내린 2만6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쏘카의 시초가는 공모가와 동일한 2만8000원으로 장 초반 한때 4%대 오름세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해 낙폭을 키웠다.

이번 주가는 앞서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청약 결과가 나왔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쏘카는 56.0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새내기주들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1830.9 대 1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2023.37대 1)을 제외하더라도 1761대 1 수준이다.

일반청약에서도 경쟁률 14.4대 1, 증거금 1834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비슷한 기간 일반청약을 진행한 대성하이텍이 경쟁률 1136.4대 1, 증거금 4조2400원 수준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대성하이텍(129920)은 이날 공모가 대비 62% 이상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쏘카는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신생벤처기업) 특례상장 1호 기업이다. 한국거래소는 유니콘으로 평가받는 기업에 대해 영업이익 등이 상장조건에 미달하더라도 혁신성이나 미래성장성 등을 고려해 상장 조건을 완화해주는 '‘특례상장’을 부여한다. 

최근 쏘카는 부진한 공모 흥행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 우선 공모가를 희망밴드(3만4000원~4만5000원) 보다 낮춘 2만8000원으로 확정하고, 공모 물량 또한 기존 455만주에서 364만주로 20% 줄였다.

다만 상대적으로 많은 의무보유 미확약물량에 대한 우려가 상장 직후 주가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기관 투자자는 전체 공모주의 67.1%(244만3700주)를 배정 받은 가운데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이 225만6700주로 92.3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의무보유를 확약한 18만7000주(7.65%)도 확약 기간이 15일뿐, 1개월 이상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이 전무했다. 우리사주(28만6300주·7.9%)를 고려하더라도 기관 미확약·일반투자자 배정물량 등 약 90%에 가까운 공모주가 상장 첫날부터 시장에 풀린 셈이다.

상장 이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시장의 외면을 받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쏘카는 지난 2020년, 2021년에는 각각 38억원, 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었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며 첫 연간기준 흑자전환 포부를 밝혔지만, 최근 글로벌 금리인상기에 금융비용 등이 증가할 경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 연결기준 쏘카의 변동 이자율 차입 부채만 301억원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쏘카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현재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상장 과정에서 공모가의 하향으로 ‘고평가 논란’이 해소된 것과 더불어 향후 주가를 올리기 위해 내부 성과나 주주 친화적 정책을 꺼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쏘카는 국내외 모빌리티 플랫폼 중 올해 흑자전환이 가시화된 유일한 기업”이라며 “공유전기자전거 서비스 일레클과 주차장 플랫폼 모두의주차장의 성장과 더불어 신사업인 차량관제시스템(FMS)서비스 확장으로 매출원의 다각화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 카셰어링 부문 성장에 따른 수익성과 데이터 활용을 통한 비용개선이 확인될 시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