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최근 활약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사를 두고 “양사가 전기차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cleaning the floor)”는 찬사가 나오고 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경제 전문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양사는 지난 1~5월 기간 미국에서 아이오닉 5, EV6 등 두 순수전기차 모델을 2만1467대 판매했다.
현지 완성차 업체 포드(FORD)가 동종 모델인 머스탱 마하-E(Mustang Mach-E, 1만5718대)로 기록한 판매량을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한편 유가가 급등하는 등 요인으로 인해 아이오닉 5와 EV6를 비롯한 전기차들이 활발히 판매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이오닉 5와 EV6가 비교적 낮은 가격과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것으로 봤다.
두 차량의 현지 판매 가격은 이날 현재 기준 아이오닉 5 3만9950~5만1100달러, EV6 4만900~ 4만5190달러 등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EV 30여종 가운데 4만5000달러 미만으로 살 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다”며 “닛산 리프처럼 작고 출시된지 오래된 모델 정도”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함께 아이오닉 5 와 EV6가 1분만 충전해도 16마일(약 25.7㎞) 달릴 수 있는 급속 충전 기능을 갖추고 전력을 외부에 공급 가능한 V2L 기능을 갖춘 점에 주목했다.
블룸버그가 기아차를 통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EV6 구매자 4명 중 3명 가량의 인원이 다른 브랜드에서 넘어왔다. 현재 EV6 구매계약을 맺을 경우 6개월 가량 기다려야 한다. 현지 리서치기관 에드먼즈는 현대차와 기아 각 브랜드의 고객이 다음 신차를 살 때 같은 브랜드 차량을 구입하는 비율이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에드먼즈의 조셉 윤 부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4만달러부터 시작하는 이 차량들은 적절한 가격과 크기로 구매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대형 제조사(현대차·기아)가 게임의 주류로 뛰어드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10년간 매년 순수전기차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고 한국에서는 전기차 생산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165억달러(약 21조원) 투자할 예정이다.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12%까지 높이고 연간 300만대 이상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조셉 윤 부사장은 “현대차와 기아는 분명히 앞서 있다”며 “토요타와 스바루가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