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올해 증권업 불황을 맞아 비용 절감에 돌입했다. 거래대금 감소로 올해 실적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59개 증권사의 판매관리비(개별 기준) 지출은 3조16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조3270억원) 대비 4.8%(1613억원)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는 제품, 상품 등의 판매활동과 기업의 관리활동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매출원가에 속하지 않는 모든 영업비용을 말한다. 임직원 급여와 복리후생비, 광고선전비, 접대비 등이 이에 속한다. 통상 기업들이 비용 감축에 나설 때 가장 먼저 손 대는 항목이 대부분 판매관리비에 속한다.  

올해 국내증시(코스피+코스닥)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20조6541억원 △2월 18조6619억원 △3월 19조8888억원 △4월 18조5648억원 등 1월을 제외하면 모두 20조원을 하회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스텝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겹치며 증시가 급락한 5월에는 지난 23일까지 평균 16조8949억원으로 올 들어 가장 저조한 거래대금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4조2532억원에서 올해 2조8828억원으로 32.2%(1조3704억원) 급감했다. 

대형사들의 판매관리비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NH투자증권(-608억원)과 미래에셋증권(-606억원)은 600억원 이상 줄였고, 유안타증권(-369억원), 삼성증권(-336억원), 키움증권(-152억원), KB증권(-134억원), 유진투자증권(-130억원), 신영증권(-129억원), DB금융투자(-101억원) 등도 1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특히 광고선전비가 대폭 줄었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신규 투자자 급증으로 증시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투자자 유인을 위해 적극적으로 광고와 마케팅에 나섰지만, 올해는 거래대금 감소로 광고선전비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분기 집행된 증권사들의 광고선전비는 654억원으로 지난해(919억원)에 비해 28.9%(265억원) 급감했다.

출처=금융투자협회
출처=금융투자협회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감소액이 가장 많았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분기 249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사용했지만 올해는 69.0%(172억원) 줄어든 77억원에 그쳤다.

이 외에도 한화투자증권(-40억원, 52.5%), 삼성증권(-34억원, 66.9%), 미래에셋증권(-29억원, 20.9%), 유안타증권(-22억원, -86.7%), 신영증권(-21억원, 33.7%), 신한금융투자(-16억원, 53.5%) 등이 10억원 이상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절감하려는 분위기"라며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 외 광고와 같은 지출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