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포켓몬빵 신제품 이미지. 출처=SPC삼립
SPC삼립 포켓몬빵 신제품 이미지. 출처=SPC삼립

2006년 단종 이후 16년 만에 출시된 SPC삼립의 포켓몬빵 열풍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016년 말 롯데제과에서 선보인 포켓몬빵이 반짝 특수를 누리는 데 그쳤던 4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포켓몬빵이 2022년 전성기를 맞이한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때’를 잘 만났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여가, 문화생활에 제약이 뒤따른 코로나19 국면이 포켓몬빵 인기에 불을 지폈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 2월 중순 출시된 SPC삼립의 ‘돌아온 포켓몬빵’ 품귀 사태가 두달째 지속되고 있다. SPC삼립이 이달 7일 냉장 디저트류를 추가해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포켓몬빵 생산은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SPC삼립보다 한발 앞서 포켓몬빵을 선보인 곳은 따로 있다. 롯데제과는 2016년 말 ‘포켓몬고(GO)’ 게임 흥행에 힘입어 이상해씨의 초코케익, 피카츄의 상큼 페스츄리 등 포켓몬빵 총 5종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포켓몬빵은 당시 1년 이상 반짝 인기를 누리다 단종됐다.

반면 약 5년 만에 재등장한 포켓몬빵은 열풍을 넘어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포켓몬빵 재출시를 기획한 윤민석 SPC삼립 베이커리 마케팅실 과장은 “포켓몬빵은 ‘추억소환’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재출시한 제품”이라며 “특히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가장 많았던 제품을 토대로 그 당시 포켓몬빵을 즐겼던 지금의 MZ세대를 주요 소비층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포켓몬빵 출시에 앞서 마케팅 부서와 개발 연구소 등을 꾸렸고, 90년대 추억의 맛을 구현하고자 끊임없는 시식 및 상품 개선 작업을 거쳐 지금의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포켓몬빵이 코로나19 국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포켓몬빵 열풍은 구매력이 왕성한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여가 활동이자 자기만의 소비력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22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해외여행, 콘서트 등을 즐길 수 있던 과거에 비해 소비자들의 여가 행태가 상당히 제한돼 있다”며 “이런 사회적 배경은 포켓몬빵 스티커 수집 등이 하나의 여가, 놀이 활동으로 통하게 된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도 “코로나19 국면 장기화로 취업난이 가중되고 물가도 오르는 등 제반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위로’를 찾는 소비 심리가 이전과 다르게 생겨났다”면서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SNS가 화제가 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보물찾기 하듯 수집하는 현상이 포켓몬빵 출시를 계기로 터져 나오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포켓몬빵의 장기 흥행 여부에는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이 박사는 “포켓몬빵 열풍에는 역시나 코로나19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면서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이 정착하면 소비자들의 여가 활동은 다양해질 테고, 지금과 같은 스티커 수집 열기는 차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도 “최근 들어 포켓몬 스티커처럼 옛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비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추세”라면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MZ세대 특유의 소비 행태는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이 스티커를 대체할 콘텐츠들이 많아진다면 열풍은 사그라들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