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예년과 같다면 추석 연휴는 영화관의 성수기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있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많은 관객들을 스크린으로 이끌 힘이 있는 기대작의 부족으로 9월의 박스오피스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나름 선전했으나 관객 수 159만 명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라는 브랜드를 감안하면 이 역시 아쉬운 성적이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희망적인 것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보이스>였다.   

다가오는 10월의 박스오피스는 코로나19의 여파로 한동안 미뤄졌던 해외 블록버스터 기대작들의 개봉이 예정돼있다. 마블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연결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 그리고 방대한 세계관으로 수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동명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듄> 등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2021년 상반기 박스오피스 최고 흥행작인 <귀멸의 칼날 극장판: 무한열차편>의 이전 시점의 이야기를 다룬 <귀멸의 칼날: 남매의 연>도 개봉도 예정돼 있어 또 한 번 수많은 ‘귀멸 매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10월 박스오피스의 개봉 신작들을 소개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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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0> 충격적 소재와 배우의 연기력이 만나면 
제작: KBS, 몬스터 유니온
배급: 와이드릴리즈(주)
개봉: 2021.10.6.

<F20>은 조현병이라는 정신질환을 소재로 한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주인공 애란(장영남)은 자신의 아들 도훈(김강민)이 조현병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숨기고 살아간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순간에 발현되는 아들의 증상은 애란을 점점 불안하게 만들었고 애란과 같이 조현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데리고 있는 이웃 경화(김정영)는 애란의 비밀을 알게 된다. 이후 이유를 알 수 없는 엽기적인 사건들이 동네에 벌어지고,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애란과 경화의 두 아들에게 집중된다. 이에 애란은 점점 이성을 잃어가고, 이야기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수많은 작품 속에서 조연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 장영남은 이번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자신의 연기력을 한 번 더 폭발시켰다. <F20>은 어두운 내용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사회적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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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마블 팬들의 행복회로 '풀 가동'
수입/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개봉: 2021.10.13

마블 코믹스에서 ‘베놈’은 스파이더맨의 숙적인 빌런(악당)이다. 그러나 베놈은 선과 악을 오고가는 특유의 입체적 성격과 그로테스크한 외형으로 어떤 면에서는 스파이더맨보다 인기가 많은 캐릭터다.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2018년 개봉한 영화 <베놈>의 속편으로 전편보다 확장되는 세계관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마블 매니아들은 이 확장되는 세계관에서 MCU의 스파이더맨과 연결고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작 속에서 베놈의 설정은 스파이더맨과의 관계를 떼어 놓고는 완벽하게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공개된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짧은 영상들에는 스파이더맨과의 관계를 암시하는 다수의 ‘떡밥’들이 있었다. 디즈니와 소니가 공동으로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IP를 함께 활용하기로 한 것은 이미 많은 이들이게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또 다른 매력적인 악당 ‘카니지’의 등장이 예고되면서 마블 팬들의 행복 회로는 그야말로 풀가동을 시작했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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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 남매의 연> 진정한 ‘귀칼 매니아’라면, 놓쳐서는 안 될!  
수입: (주)애니맥스 브로드캐스팅 코리아
배급: BoXoo 엔터테인먼트
개봉: 2021.10.20.

<귀멸의 칼날: 남매의 연>은 <무한열차편>에서 장렬하게 산화한 귀살대의 염주(炎柱) ‘렌고쿠’가 지킨 주인공 ‘탄지로’가 왜 혈귀를 쫓는 이가 됐는지를 설명해 주는 <무한열차편>이전 시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무한열차편>을 끝으로 첫 번째 시즌이 완결된 <귀멸의 칼날>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스토리는 시간의 순서대로 정리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했다. 그 첫 번째 작품이 바로 <귀멸의 칼날: 남매의 연>이다. 이후의 스토리는 <나타구모산 편>, <주합회의·나비저택편> 순서대로 개봉될 예정이라고 한다.

<무한열차 편>에서 렌고쿠를 부르짖는 탄지로의 절규에 가슴이 울컥한 사람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극장으로 가는 거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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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수만 년’의 역사, 스케일이 다른 SF  
수입/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개봉: 2021.10.20.

소설 <듄>은 전 세계 2,000만 부 이상이 판매돼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SF소설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혹자는 방대한 세계관으로 잘 알려진 <스타워즈 시리즈>도 “<듄>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영화 <듄>은 소설의 내용을 영상화한 작품으로 영화 제작의 단계에서부터 큰 화제가 됐다. 작품은 귀중한 자원인 ‘스파이스’가 채굴되는 모래로 덮인 행성 ‘아라키스’를 둘러싼 우주 세력들 간 암투의 역사를 그려냈다. 작품이 처음으로 공개된 제 78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듄>은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소설 속의 스케일과 주제 의식을 영화로 훌륭하게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버스터 대작에 목마른 국내 영화 관객들에게 <듄>은 신선한 충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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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실화라고?
수입/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봉: 2021.10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14세기 프랑스의 고문서에 남아 있는 실제 재판기록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자신의 친구에게 겁탈당한 아내의 복수를 위해 나선 이와 그 행위를 부정하는 친구의 목숨을 건 대결을 그려냈다. <프로메테우스>, <마션>, <로빈후드> 등 선이 굵은 작품으로 잘 알려진 리들리 스콧 감독 특유의 차갑고, 어두운 느낌은 이번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여기에 맷 데이먼, 벤 에플렉, 아담 드라이버 등 연기파 배우들로 구성된 탄탄한 주연 출연진은 작품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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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워터> 이것도 실화라고? 
수입: CJ ENM
배급: CJ CGV
개봉: 2021.10

영화 <스틸워터>는 2007년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교환학생으로 유학 중이었던 미국인 여대생 아만다 녹스(Amanda Knox)가 살인 누명을 쓰고, 이탈리아에 수감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까지 나서 사건 해결의 강한 의지를 밝힌 이 사건은 당시에 큰 화제가 됐다. 결국 아만다 녹스는 약 8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5년 무죄를 선고받고 고국인 미국으로 돌아온다.

사건의 스토리를 근간으로 한 <스틸워터>는 배경을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바꾸고 약간의 영화적 각색을 첨가했다. 주연배우 맷 데이먼은 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미국과 프랑스를 오고가며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빌’을 연기했다. 실화가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와 영화적 스토리텔링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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