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세종 윤국열 기자] 3차원(3D) 라이다(Lidar) 기술을 활용해 자기 위치를 인식하고 움직이는 로봇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 ‘예비 유니콘’ 특별 보증 대상기업에 선정된 이곳은 내년에는 ‘유니콘’ 기업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에서 가장 앞선 자율주행로봇 기술을 보유했다고 자부하고 있는 곳 '트위니'를 지난 17일 방문했다.

트위니는 물류센터·공장·병원·스마트팜 등에서 사용중인 자율주행 로봇 ‘나르고’와 대상추종 로봇 ‘따르고’를 제조하고 있다. ‘나르고’는 목적지까지 스스로 이동하는 자율주행 로봇으로 물류 창고와 사무실, 병원등에서 물건을 운송한다. 또 도서관에서 반납 도서를 옮기는데 적합한 ‘따르고’는 작업자를 인식하고 근처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대상 추종로봇이다.

나르고500이 공장에서 물건을 운송중인 모습.출처=트위니.

트위니는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로봇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천홍석 트위니 대표는 “자율주행로봇의 핵심은 자기위치 인식여부”라며 “트위니의 자율주행로봇 ‘나르고’는 기존 로봇들과 달리 로봇 본체에 부착된 3D 라이다 센서가 장애물을 구분해 스스로 경로를 찾아간다”고 말했다. 3D 라이다는 레이저 신호로 대상을 인식해 공간 정보를 파악하는데 장점이 있다.

트위니는 현재 대기업과 협업 중이다. ‘나르고’는 지난해부터 현대글로비스 신사옥에 시범 배치돼 운송을 시작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로봇개로 화제를 모았던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한 현대차 계열사로, 트위니의 자율주행 로봇기술을 활용해 생활 밀착형 물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자체 서부물류센터에 자율주행로봇 배치를 이미 끝냈다.

취업 대신 택한 자율주행 로봇사업...시장 선점 노려

쌍둥이 형제인 천홍석·천영석 공동대표는 지난 2015년 자율주행로봇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봤다. 트위니라는 회사명도 쌍둥이를 뜻하는 영어 단어 ‘트윈(TWIN)’에다 ‘Y’를 합성했다.

천홍석 대표는 “전체 직원 100명 가운데 KAIST 석·박사 출신 직원만 해도 3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천 대표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한뒤 자율주행 이동 로봇 연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과정 중에 같은 대학을 졸업하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근무중인 동생 천영석 경영총괄 대표에게 창업을 권유한 끝에 의기투합했다. 그는 당시 “조직에 맞지 않는 취업을 할 것이냐, 자율주행 로봇사업에 진출할 것이냐를 고민하다가 자율주행 로봇시장을 선점해 기회를 잡아보자는 생각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2016년 창업초기 천영석, 천홍석 쌍둥이 형제 모습.출처=트위니.

‘탈프(TARP)’는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이다. 다양한 자율주행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탈프’을 활용하면 자율주행 로봇에 임무부여가 수월하다. 자율적으로 최적의 이동경로를 생성한 뒤 이동할 수 있다. 또 수백 대 이상 로봇을 하나의 서버로 통합 관제도 가능해진다. 즉 모든 로봇의 상태와 위치를 파악한뒤 작업을 배정하면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통해 지정된 목적지로 이동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트위니의 기술력은 자율주행로봇 ‘나르고’와 대상 추종로봇 ‘따르고’로 집약된다. ‘나르고’는 3D 라이다를 장착해 복잡한 환경에서도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의 물류로봇들은 건물 천장이나 바닥에 마커가 그려져 있거나 QR코드가 격자형으로 설치된 장소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선보인 ‘따르고’는 최대 100kg까지 적재가 가능한 대상 추종형 물류 로봇이다. 2D 라이다 센서와 깊이측정 센서 카메라를 장착한 이 로봇은 인지한 대상을 최대한 가까이 따라 다닐 수 있다.

‘3D 라이다 센서기술’ 핵심

‘나르고’의 핵심은 3D 라이다 센서기술이다. 즉 레이저 신호로 광범위하게 대상을 인식해 공간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트위니는 3D 라이다를 활용하기 위해 노이즈를 제거하고 데이터 양을 줄일 수 있는 자체 알고리즘도 자체 개발했다. 기존에 지도에 없는 사람이나 새로 배치된 물건이 센서에 인식되면 지도와 센서 데이터를 매칭할 수 없었다. 이처럼 지도에 없던 정보인 노이즈를 제거하면 로봇이 자기 위치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트위니가 생산중인 다양한 제품군. 출처=트위니.

트위니는 지난 7월에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 유니콘’ 특별 보증 대상기업에 선정됐다.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인한 ‘아기 유니콘’으로 등극한지 1년만이다. ‘예비 유니콘’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의 기업을 말한다. 올해 1,100억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트위니는 내년에는 ‘유니콘’ 기업 선정을 목표로 두고 있다.

올해 ‘예비 유니콘’선정 누적 투자금 240억원 확보

내년 ‘CES 2022’ 참가 예정… 해외 판로개척 나서

이 회사는 최근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2017년 시드투자와 2019년 시리즈A 투자에 이어 올해까지 누적 투자금 240억원을 확보했다. 이번 투자에는 미래에셋증권를 비롯해 로그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 YG인베스트먼트, 이지스투자파트너스, 펜타스톤인베스트먼트, 하랑기술투자, 현대차증권 등이 다수 참여했다.

이에 따라 트위니는 자율주행 로봇의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가전박람회(CES 2022) 참가해 해외 협력사를 발굴하고 판로 개척에도 나설 예정이다. 오는 11월부터는 물류와 병원, 공장, 택배, 쇼핑몰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가능한 일상 밀착형 실외로봇 ‘나르고’를 출시한다. 또 아파트 단지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배송 로봇’도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자율주행로봇의 양산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당찬 구상이다.

그는 “기술집약적 산업 특성상 로봇기술은 조기에 상용화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고 부품가격이 떨어지면 제품가격도 내릴 수 있어 앞으로 글로벌 기업과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면서 “특정 시장에 맞는 디자인과 사용자의 경험을 제품에 최대한 반영해 고객에게 편리하고 익숙한 로봇을 내년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