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의 말센스> 제이슨 해리스 지음, 서유라 옮김, 부키 펴냄.

정치가나 재계 리더, 사회 명망가, 대중문화계 톱스타 등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클릭 한 번으로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강력한 설득력으로 남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인플루언서(influencer)라고 한다.

저자는 인플루언서들이 분야도 다르고 개성과 말센스도 다양하지만 예외 없이 4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진정성(original), 관대함(generous), 공감(empathetic), 영혼(soulful)이 그것이다.

저자는 4가지 원칙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므로 훈련을 통해 형성하고,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수 있도록 만들라고 조언한다. 

책에는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인 4가지 원칙과 원칙 형성에 도움을 주는 습관들이 소개된다.

◇원칙1=진정성 있는 사람은 말투가 다르다

▲나만의 설득력 만들라=설득의 바탕은 사실이나 주장이 아니라 개인의 본질이다. 가장 강력 한 설득의 무기는 증거나 주장, 논리와 큰 관계가 없다.

실제로 사람들은 당장 들리는 말이 아니라 그 말의 원천에 설득된다. 다시 말해 우리는 그 말을 하는 사람 때문에 설득을 당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을 더 기꺼이, 더 완전히 신뢰한다. (말하는 사람의) 본질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자질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설득의 수단이라고 불릴 만하다.”

위대한 록스타로 꼽히는 데이비드 보위(1947~2016)는 음악, 영화, 예술, 패션에 이르기까지 대중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혁신적인 인플루언서였다.

그는 이 밴드 저 밴드 떠돌아 다니는 무명 가수였고, 그의 첫 번째 앨범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사람들은 보위의 음악이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하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기존의 음악적 틀에 자신을 맞추려고만 했다. 결국 특별할 것 없는 보위의 음악을 아무도 찾지 않았다.

첫 앨범 실패 후 보위는 내면에 있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내어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기로 마음먹었다. 2년 동안 불교 수도원에서 춤, 연기, 팬터마임을 공부했다. 실험적인 예술 연구소 설립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두 번째 앨범은 대중문화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보위가 대중을 설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상하고 독특하게 보이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특별한 내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는 사실과 그것에 대한 남들의 평가에 개의치 않았다. 그는 매 순간 더욱 진실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람들은 보위를 보며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그가 믹 재거나 밥 딜런을 모방했다면 우리가 아는 데이비드 보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힘 활용하라=이야기는 사람들의 관점을 형성하고, 충성심을 고취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무기다.

이야기는, 논리적 논쟁으로는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인간 내면의 한 부분까지 자극할 수 있다. 사람은 이야기에 몰입하면 경계를 늦추고 선입견을 내려놓는다. 

이야기는 현재의 틀을 벗어나 신선한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감정적인 차원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바탕도 마련해 준다.

만약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행동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숙련된 스토리텔링 능력이야말로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조건이다.

스토리텔링이라는 활동은 그 기원이 인류 초창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우리와 침팬지 사이의 진짜 차이점은 수백만 명의 인간이 일사불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신비로운 ‘접착제’다. 이 불가사의한 접착제는 유전자가 아니라 이야기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노예제도를 둘러싼 역사적 논쟁에서 링컨을 상대했던 스티븐 더글러스가 가장 두려워한 것은 다름 아닌 링컨의 스토리텔링 능력이었다. 마틴 루터 킹, 마하트마 간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넬슨 만델라 등 위대한 지도자들은 세계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알려져 있다.

◇원칙2=관대함이 영향력을 만든다

▲계산하지 않는 소통에 집중하라=타인에게 관대하게 대하는 것은 당장은 손해가 될 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혜택으로 돌아올 수 있다.

중국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끊임없이 베푸는 사람은 끊임없이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신약성서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큰 축복이니라.’ 석가모니는 이런 가르침을 남겼다. ‘남에게 베풀면 그 행동의 모든 단계에서 행복을 얻게 되느니라.’

▲작은 존중으로 청중 마음 얻어라=타인을 존중하는 본질을 갖추려면 우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란 한번 뱉은 말을 반드시 지키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이런 이들에게 의지한다. 의지는 신뢰의 표현이며, 신뢰야말로 영혼 있는 설득의 핵심이다.

아무리 강렬한 주장이나 영업, 광고 캠페인이라도 그 메시지가 행동으로 옮겨지리라는 신뢰가 없다면 아무런 효력도 발휘하지 못한다.

직장인들이 업무 피드백, 승진 기회, 능력 인정, 심지어 급여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다름 아닌 ‘상사로부터의 존중’이라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연구도 있다.

당신이 직장 상사라면 아랫사람들의 마음을 얻겠다고 술 사고 밥 사는 것보다는 진심으로 그들을 존중해보라는 얘기다.

◇원칙3=설득력 있는 말 센스는 공감에서 시작된다

▲'나' 아닌 '우리'를 말하라=누군가의 마음을 어떤 방향으로든 움직이고 싶다면 그의 원래 의견부터 정확하게 이해해야만 한다.

그가 어떤 이유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파악하고, 어떤 것이 움직일 수 없는 신념이고 어떤 것은 타협 가능한 부분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멀찍이서 가르치려 드는 대신 그의 관점에 동화되어 상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공감 능력은 설득의 핵심 자질이다.

▲협력 통해 내 편 만들라=남들과 협력하는데 익숙한 사람은 설득에도 능하다. 업무적으로든, 취미 면에서든 무언가를 함께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같은 편이다.

상대가 같은 편이라고 느낀 순간부터 우리는 그의 말을 경청하고 그의 판단을 믿으며 그의 안위를 염려하고 그가 취하는 관점에 동의하게 된다.

◇원칙4=영혼 담는 곳에 사람과 돈 모인다

▲강력한 퍼포먼스로 영향력 행사하라=전문성은 결코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 테일러 스위프트가 홍보하는 제품은 높은 신뢰도를 지닐 뿐 아니라 대중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펩시가 광고 모델로 비욘세를 캐스팅한 이유도, 마이클 조던이 현역에서 은퇴한 지 16년이 지나도록 운동화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