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민단비 기자] 위메이드 신작 게임 ‘미르4’가 출시 4일 만에 서버를 3배 이상 증설하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과 달리 미르 지식재산권(IP) 인지도가 낮은 유럽·북미권에서 시장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미르4는 위메이드가 지난 26일 170여 개국에 12개 언어로 출시한 멀티플랫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동양 무협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며, 과거 중국에서 5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모았던 ‘미르의 전설2’ 후속작이다. 모바일과 PC, 스팀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출처=위메이드
출처=위메이드

흥행돌풍

미르4가 초반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서버는 아시아 8개, 유럽 2개, 북미 1개 등 총 11개로 시작했으나 지난 30일 아시아 18개, 유럽 4개, 북미 12개 등 총 34개로 증가한 뒤 지난달 31일 오전 업데이트 이후 아시아와 북미에서 각각 2개씩 증가해 총 38개가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기준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1만5,000명 수준으로 집계돼 스팀 플레이 순위 39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간 펄어비스 ‘검은사막’가 40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르4는 국내 주요 게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출시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블록체인 도입, NFT 및 유틸리티 코인

아시아권에서 미르4 흥행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동양권에서 인기가 높은 무협 소재를 차용하고, 미르 IP는 중화권에서 인지도가 높아서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아시아 서버를 기존 8개에서 지난 30일 18개까지 늘리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서구권에서의 돌풍은 예상외라는 평가다. 문화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장르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 비결로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블록체인 게임은 보통 캐주얼 장르인 경우가 많다. 가령 게임 내 토큰이 여러 거래소에 상장돼있는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게임 '엑시 인피니티'는 카드를 선택해 전략적으로 상대방을 물리치는 카드 게임이다. '블록체인 게임 = 캐주얼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위메이드는 그 고정관념을 깼다. 수백명이 넘는 다수의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해 캐릭터 성장과 역할 수행등을 하는 MMORPG에 블록체인을 접목했기 때문이다. 게임의 전개 및 흐름에 있어 캐쥬얼 게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스펙트럼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며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르4 글로벌 버전에 블록체인 기술인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유틸리티 코인이 적용된 점도 눈여겨 볼 관전 포인트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거래되는 ‘흑철’의 존재가 눈길을 끈다.

흑철은 장비 제작과 강화에 필요한 자원이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필요한 양이 점점 많아지며, 흑철 생산지인 ‘비곡’에서 흑철을 채굴할 수 있다. 흑철 10만개는 미르4 전용 유틸리티 코인인 ‘드레이코(DRACO)’ 1개로 교환할 수 있으며, 드레이코는 위믹스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블록체인 기반 지갑 서비스인 위믹스 월렛에서 가상자산 ‘위믹스’로 교환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캐릭터를 NFT화해 위믹스 월렛 내 NFT 마켓에서 거래할 수도 있으며 자연스럽게 게임의 차별성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흑철은 캐릭터 성장과 가상자산 교환에 반드시 필요하기에 흑철 생산지인 비곡에서는 점령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CBT 당시 게임 내 흑철이 나오는 곳에서 전쟁이 이뤄지는 상황을 보여서 인상적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MMORPG이지만 전 세계 서비스를 하는 의도는 국가전과 지역전”이라며 “국가별로 문파가 형성돼 대결이 이뤄지는 모습도 보여서 게임의 재미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 가능성을 본 CBT였다”며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한편 미르4는 170여 개국에 이어 중국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현재 미르4 중국 서비스를 위한 퍼블리싱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청소년 게임 규제 영향은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르4는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성인 버전으로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연내 중국 판호를 발급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내년은 미르4의 중국 출시를 가장 큰 과제로 보고 있다. 중국 내 영향력은 한국의 ‘리니지’보다 더 크기 때문에 이례적 성과를 기대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