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가 산업 전반에 빠질 수 없는 핵심 영역이 된 지 오래다. 2000년대 들어 컴퓨터 및 우수한 알고리즘 등장, 스마트폰 보급과 네트워크 발전으로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AI는 급속히 진보했다. 이제 AI는 단순한 신기술이 아닌 산업·사회 구조의 광범위한 변화를 불러오는 혁신 기술로 자리 잡았다.

8월 17일에 상장한 딥노이드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엑스레이, MRI, CT 등 의료용 영상 등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질환을 판독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딥노이드는 국내 최초로 의료 연구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파이프라인 방식(회사가 직접 AI 개발)과 플랫폼 방식(의료인이 AI 개발에 참여) 투트랙 비즈니스를 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이사 출처=딥노이드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이사 출처=딥노이드

 

인공지능 기반 진단 ‘일체형’ 시스템 구축

딥노이드는 2008년 2월에 설립된 인공지능 기반 의료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의료인의 진단·판독 보조를 위한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 딥에이아이(DEEP:AI) △의료인이 직접 인공지능을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딥파이(DEEP:PHI)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을 거래할 수 있는 딥스토어(DEEP:STORE) △의료 영상저장전송시스템 딥팍스(DEEP:PACS) 등을 통해 일체형(All-in-One)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딥노이드는 해당 4개 툴을 통해 회사가 직접 개발하는 것은 물론 의료인이 현장에 필요한 솔루션을 직접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부위·질환 대상으로 신속한 인허가 확보가 가능하며 의료현장의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딥노이드는 전체 임직원의 80% 이상이 R&D 인력으로, 기술 혁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 핵심 기술 관련 지적재산권만 76건 이상이며 의료인이 주도하는 연구 건수는 68건에 달한다. 20건 이상의 국내외 논문 및 초록을 발표했으며, 의료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많은 17건의 식약처 인허가를 가지고 있다.

국내 유일 인공지능 영상 원격 판독 전문병원 휴아인 영상전문의원을 운영하는 점도 강점이다. 휴아인 영상전문의원인공지능 플랫폼을 검증하는 테스트마켓이자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한 원격진료 사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김해보건소 및 국내외 병원에 대한 원격 진료 및 판독 서비스 또한 진행 중이다.

 

비의료 부문 확장 중…글로벌 제약·IT와 협업

딥노이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딥파이의 사용기관 수는 106개, 누적 사용자는 320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전체 영상의학 전문의가 1,300여 명(2021년 1분기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 성장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향후 플랫폼 활성화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것으로 판단된다.

딥노이드는 비의료 부문에도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크게 보안과 교육 부문으로 나뉘는데, 먼저 보안사업으로는 한국공항공사와 제휴를 통해 김포공항 보안검색대 엑스레이 자동 판독시스템을 시범운영 중이다. 해당 시스템을 전국 공항에 설치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관세청 가품 판단 인공지능 개발 사업자로 선정돼 불법 복제품 판독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주요 대상은 IT제품, 생활가전, 이·미용품, 자동차 등 4대 불법 복제 분야로 연내 현장 적용을 앞두고 있다.

딥노이드는 지난 2019년부터 의료인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교육 세미나를 진행해왔으며 내년 1학기 가천대, 가톨릭대 등 의과대 정규 커리큘럼으로 진행을 협의하고 있다. 올해만 패스트캠퍼스, 가천대, 단국대, 충북대 등에서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딥노이드 업무 전경 출처=딥노이드
딥노이드 업무 전경 출처=딥노이드

또 글로벌 제약사, IT기업 등 해외 파트너십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강직성 척추염 분야 솔루션 개발 및 사업화에 대한 MOU를 체결했으며, 미국의 인텔과 코로나19 확산 방지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4개 종합병원 내 인공지능 원격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알리바바와는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의료 인공지능 서비스를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역대 두번째 기술특례상장…“전방 산업 고속성장 중”

딥노이드는 지난해 매출액 10억원, 영업손실 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36억원이다. 전년(매출 2억원, 영업손실 42억원) 대비 매출은 300%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8억원 확대됐다. 2017년 첫 제품인 딥에이아이 개발 이후 연이어 딥파이 등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들어가 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코스닥 상장을 위해 회계기준을 바꾸면서 우선주가 금융비용으로 인식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딥노이드는 이익미실현 기업이지만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이크레더블' 두 개 평가기관으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아 기술특례상장으로 상장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 6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노뎁에 이어 두 번째다.

글로벌 인공지능 의료영상기기 시장은 2018년 3,367억 원에서 2022년 1조733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고속 성장하는 시장이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과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적자 폭도 크지만, 딥노이드가 운영하는 플랫폼 효용성이 입증되고 신규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