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우주에 뜻을 품고 아마존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시장에서는 차기 CEO '앤디 재시(Andy Jassy)'가 이끌 아마존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혼재된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아마존의 전매특허인 ‘확장’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았고 글로벌 커머스에서 아마존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더 커지고 있다. 

아마존은 이제 주 영역인 이커머스를 넘어 오프라인 유통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영향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 월마트를 넘어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People Now Spend More at Amazon Than at Walmart(사람들은 이제 월마트보다 아마존에서 더 소비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이 올해 6월 기준 지난 1년 동안의 미국 내 누적 소비액에서 처음으로 월마트를 추월했다. 해당 기간 아마존의 소비액은 6,100억달러(약 716조4,450억원)를 기록하며 5,660억달러(약 664조7,670억원)를 기록한 월마트를 한참 앞질렀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의 온라인 절대 입지에도 월마트는 자사의 가장 큰 강점인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에 이커머스의 유연성을 적용시킨 전략으로 대응하며 아마존에 맞서 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야외 활동 제한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고 팽팽했던 경쟁의 추는 아마존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반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자상거래는 핵심적 쇼핑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외출이 제한된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 눈을 돌리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전자상거래 주문량이 급증했으며, 소비와 밀접한 산업군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서도 전자상거래는 선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의 규모는 향후 5년간 연평균 14.4%의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이며, 오는 2024년에는 소매유통시장 내에서 19.4%의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자상거래의 성장의 선두에는 아마존이 있다. 

아마존의 확장 

아마존은 주력 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시장의 여건에 안주하지 않고, ‘늘 그래왔던 것처럼’사업 영역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지난 수 년 동안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규모의 실험을 지속했던 ‘오프라인’ 측면에서 본격적으로 확장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자사의 브랜드를 내건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개점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매장이 입점할 지역으로는 캘리포니아주와 오하이오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오랜 기간 동안 오프라인의 활용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 이는 아마존이 보유한 첨단기술과 물류 경쟁력이 오프라인 유통과 만들 수 있는 시너지 검증하는 관점으로 진행돼왔다. 

지난 2016년 12월 5일, 아마존은 워싱턴주 시애틀에 무인 식료품점 아마존 고(Amazon Go) 1호점의 문을 열었다. 이 매장은 소비자가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거나 계산대에 줄을 서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상품의 구매와 배송주문 절차를 마칠 수 있는 무인(無人) 식료품점이다. 현재 아마존은 미국 내 4개 지역(시애틀,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뉴욕) 27곳의 ‘아마존 고’ 그리고 영국 런던에 ‘아마존 프레쉬’라는 이름의 무인 식료품점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은 2017년 미국의 대표적인 신선식품 유통채널 홀푸즈(Whole Foods)를 인수했다. 아마존은 ‘아마존 에코’ 등 자사의 인공지능 디바이스를 판매하거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회원을 위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으로 홀푸즈 매장의 다양한 활용 방안을 실험했다.   

그렇기에 아마존의 대형 유통채널 운영은 지금까지 지속해 온 오프라인 채널의 가능성 실험과 같은 맥락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아가 아마존은 그간 매우 간접적인 연결을 유지해 온 한국 이커머스와의 접점도 확대한다.

그간 아마존은 그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중개 법인인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만을 운영함으로 한국 이커머스 업계와는 적당한 거리를 둬 왔다. 지난해 11월 아마존은 SK텔레콤과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의 운영을 위한 협업을 공표했다. 이 플랫폼은 아마존에 입점한 해외 판매자들이 11번가를 통해 쉽고 간편하게 해외직구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 사가 협력해서 운영할 플랫폼의 상세한 운영 방향은 오는 25일 SK텔레콤의 사업설명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사업 확장을 통한 영향력 확장을 추구하는 ‘베조스식’ 경영 원칙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아마존의 최고경영자가 바뀌고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유통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영역에서 정점에 이른 아마존의 다음 행보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 캐피탈 마켓(KeyBanc Capital Markets)의 리테일 산업 분석가인 에드워드 이루마(Edward Yruma)는 “아마존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성장의 궤적을 보여준 기업”이라면서 “아마존은 리테일 산업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사의 영향력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방법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이는 아마존의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