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이 전시됐다. 출처=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이 전시됐다. 출처=롯데쇼핑

[이코노믹리뷰=김자영 기자] #.전시회 감상이 취미인 24세 M씨는 최근 미술 작품 소유권을 여러 투자자와 나눠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가입해 매일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M씨는 "최소 투자 금액은 1,000원으로 진입장벽도 낮고 경매 페이지 하단에 작품과 작가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있어 경매 참여 여부 판단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 직장인 L씨(26)는 틈틈히 문화예술을 접하려 노력하고 있다. L씨는 "강남에 있는 백화점 내부를 돌아다니다가 김환기 화백 작품을 마주쳤는데 의외의 장소에서 아름다운 작품을 만나 즐거움이 배가 됐다"며 "롯데백화점 동탄점에도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이 다수 전시됐다는데 작품 전시 공간도 둘러보고 쇼핑도 할겸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업계가 미술 관련 콘텐츠 및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미술시장 큰 손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전시회를 개최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신진 작가 작품을 발굴하고 판매하며 온라인에 판매 플랫폼을 마련하는 등 젊은 층이 쉽게 미술 시장에 유입되도록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스테이플렉스 공간을 표방하며 미술품, 체험공간 등을 강화했다. 영국 팝아트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 대형 사진 드로잉 작품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 100여점 이상이 배치됐다. 특히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 31점은 작품 옆 캡션에 부착된 QR코드로 오디오 도슨트도 들을 수 있다. 2층 롯데갤러리 아트스페이스&아트월에서는 국내외 현대미술 작품 100여점 전시됐으며 천재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일생과 작품을 선보이는 미디어 아트전도 전개한다. 

‘온라인 롯데 갤러리관’에선 예술 작품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앱에서 롯데갤러리 페이지를 열면 국내외 유명 작가 100명 작품 340점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다. 대표 작품으로 영국 현대 미술 작가 줄리언 오피 ‘Street 5’과 엘리자베스 페이톤 작품이 있어 상담 및 구매가 가능하다.

신세계면세점 아트스페이스. 출처=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아트스페이스. 출처=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16일 명동점 8층에 미술 체험 공간 '아트 스페이스'를 열고 일러스트레이터 소냐리와 김은아 작가 작품을 전시했다. 아트 스페이스는 미술품을 취미와 놀이 대상으로 여기는 MZ세대를 겨냥해 마련한 공간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온라인몰을 통해 작품을 판매하고 오는 30일부터는 신세계면세점 공식 인스타그램과 웨이보, 위챗 등에서 작품을 비대면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소개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7일 대전에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를 연다. 이름부터 아트를 내건 만큼 예술을 접목시킨 193m 아트 전망대 '디 아트 스페이스'를 선보이고 설치 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 특별전을 마련한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미술품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줄리언 오피 'Runniing Women'. 출처=이마트24
줄리언 오피 'Runniing Women'. 출처=이마트24

'아트'에 '재테크' 접목해 투자하는 MZ세대...온라인 플랫폼 통해 접근 장벽 낮춘다

유통업계가 미술 관련 콘텐츠에 열을 올리는 것는 MZ세대가 사이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간한 '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투자적 관점에서 작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줄어드는데 밀레니얼 세대는 미술품 투자 측면에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플랫폼과 인스타그램으로 항상 또는 자주 구매한다고 답한 비율도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각각 61%, 55%로 나타났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 75%가 향후 10년간 미술시장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들 관심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술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 호황기를 맞으면서 MZ세대가 미술시장에 대거 진입한 것이다. 글로벌 아트페어 주관사 아트바젤과 UBS가 1,300여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미술품 구매 경험자 중 MZ세대가 53%를 차지한다. 최근 MZ세대 사이엔 경매를 통해 고가 미술품 전체를 사들이는 것이 아닌 미술품 하나에 대한 소유권을 분할해 여러 사람이 나눠 갖도록 만든 공동투자 개념 방식도 유행이다.

이에 이마트24는 지난 6월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투게더와 손잡고 줄리언 오피 작품 ‘러닝 위민(Running Women)’ 지분 소유권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분 소유권을 총 4,400개로 나눠 선착순 2,200명에게 2조각씩 증정해 신선한 이벤트로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미술 작품은 고가이고 일부 계층이 소비하는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문화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즘 젊은 층은 미술 작품에 소비와 관심도가 높다"며 "자체적으로 미술 작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그들과 소통하고 선진작가 발굴과 판매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