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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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후 '플랫폼주' 매력이 부각되며 주가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은행주' VS '플랫폼주'로 평가가 극명히 갈리고 있어 주가 전망에 대한 온도차도 큰 상태다.

현재 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가 가진 플랫폼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향후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존 금융권과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되는 과제 등이 산적해 있다는 설명이다.

9일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8,700원(12.46%) 상승한 7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 시총 11위(우선주 제외)에서 9위로 올라섰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시가 총액은 37조3,000억원 규모로 기존 금융주 1위 KB증권(105560)(약 22조원)을 15조원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이날 카카오뱅크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조기편입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수 편입예정일인 이달 20일 이후 자금 유입 확대 및 추가 상승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이전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국내 4대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6배 수준으로,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기준으로도 56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영업은 영업방식의 차이일 뿐 사업본질은 동일하다. 카카오뱅크는 은행주”라며 “지난 2003년 카드 대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금융사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된 만큼 카카오뱅크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 청약 첫날 ‘매도’ 리포트를 내고 목표주가를 현 주가 대비 3분의 1 수준인 2만4,000원으로 제시한 증권사도 있었다.

그러나 상장 후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융주 보다는 플랫폼에 대한 기대감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주가가 금융주와 기업가치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상승했다”면서 “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를 금융주가 아닌 플랫폼주라고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확보한 플랫폼 가치가 향후 주가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활용한 대환대출 플랫폼 시장이 열린다면 카카오뱅크가 시장을 선점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출처=SK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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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카카오뱅크는 MAU(월간 활성 사용자)가 1,330만명으로 집계된다. 이는 국내 금융 앱 1위, 전체 앱 14위 수준이다. 고객 수 역시 1,635만명으로 5대 시중은행 못지 않다. 그중 20~30대 고객 비중이 56%, 이익률이 가장 높은 40대와 50대 이상도 22%,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아직 카카오뱅크에 대한 전망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 5일 교보증권은 카카오뱅크 목표가를 4만5,000원, SK증권은 6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목표가가 현재 카카오뱅크 주가 대비 각각 42.6%, 18.5% 낮은 수준이다.

최근 카카오뱅크가 하반기부터 중금리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 오토론 등 신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점도 부담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23년 말 30%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그동안 취약해던 주택담보대출, 중금리대출 부분 등을 늘려야 한다”라면서도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대출 규모를 성장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대출 가운데 금리가 가장 낮아 NIM(순이자마진)이 낮아질 수 있고, 중금리대출은 대손충담금 관련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영수 연구원 또한 “과거 카카오뱅크가 급성장할 수 있던 것은 정부가 비대면 채널, 특히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덕분이다”며 “카카오뱅크가 상장으로 인해 대형은행으로 성장한 만큼 정부 규제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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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카카오뱅크가 현재 주가 합리화는 물론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특유의 플랫폼 사업을 통해 기존은행들과 차별화에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플랫폼 기업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경우 27조원이 적정 시총”이라며 “높은 밸류에이션이 유지되려면 현재 카카오뱅크의 MAU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금융권과 차별된 사업구조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