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중국 정부가 ICT기업 규제에 이어 교육기업에도 고강도 규제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이 얼어붙었다. 하지만 이내 일시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뿐, 중장기적 기업 펀더멘탈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돼 회복했다. 특히 중국 주요 기업에 해당하는 A주는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규제 무풍지대로 다가왔다.

지난 27일 중국 증시는 물론 홍콩 항셍지수와 미국 3대 지수까지 글로벌 증시가 온통 하락장 일색을 이뤘다. 그러나 29일 홍콩 항셍지수가 3.3% 오르는 등 글로벌 증시가 저가·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급등했다. 사실상 일회성 요인으로 다가왔을 뿐,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향이 낮다는 관측이다.

지난 27일 홍콩증권거래소의 항셍지수는 전일 대비 4.22% 급락하며 2만5,086.4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같은 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기업 제재 여파가 이어지고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돼 전일 대비 2.49% 하락해 3,381.18로 내려 앉았다.

홍콩증시와 상해증시 동반 하락 영향으로 중국펀드 수익률도 줄줄이 하락했다. 펀드닥터 제로인 평가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중국 주식형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83%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실적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인도펀드(5.59%), 북미펀드(4.85%) 대비 큰 수익률 격차를 보였다. 증시가 약세를 나타낸 코스피200(-2.77%) 대비로도 저조한 실적이다.

중국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은 최근 1개월 수익률보다 크게 하락했으며, 타 시장펀드 대비 수익률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 28일 기준 중국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은 1.11%로 같은 기간 인도펀드(31.88%), 베트남펀드(25.20%), 북미펀드(20.08%) 대비 크게 낮았다. 코스피200(10.00%) 대비로도 한참 하회했다.

▲미래에셋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자료:네이버 화면 캡처)
▲미래에셋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자료:네이버 화면 캡처)

사교육 금지‧반독점 인터넷기업 초강력 규제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규제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며 “7월 이후 인터넷 기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보안, 반독점법 관련 정부 조치들에 이어 지난 주말 사교육 규제안까지 확정되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백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인터넷 기업에 대한 가장 큰 리스크는 알리바바 외 다른 플랫폼으로의 적극적인 반독점 규제 조치의 확산, 반독점-데이터보호 등 영역으로의 추가 규제범위 확장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고강도 규제 조치 아래서도 지속 성장 가능성이 있는 우량펀드 수익률은 고공행진했다. 실제 중국 전기차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최근 1개월 수익률 19.43%를 기록했다. 또한 중국의 대표기업에 해당하는 A주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삼성CHINA본토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은 17.14%를 기록했다.

우량주펀드와 중국 일반펀드와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전체 중국펀드 1개월 평균수익률은 -3.83%에 대비 약 20%포인트 가량 차이났다. 즉 전기차배터리 산업과 중국 대표기업 등 A주에 해당하는 우량기업들은 건재하며 미래 지속 성장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이 계속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CHINA본토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1(자료: 네이버 화면 캡처)
▲삼성CHINA본토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1(자료: 네이버 화면 캡처)

中 규제리스크 로칼이슈, 美 증시 FOMC-차익실현

최현재 유안타증권 글로벌투자정보센터 센터장은 “중국 증시의 하락 원인 두가지 중 하나는 교육관련 영리 추구 기업에 대한 규제와 또 대형 인터넷 플랫폼 기업등 민영기업의 사회주의 체제 위협 엄단을 목적으로 한 강력 규제 영향으로 홍콩 기술주와 중국 증시가 연이틀 급락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미국 증시는 중국 증시 하락과는 다른 성격의 하락”이라며 “미국 시장이 흔들려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글로벌시장의 동조화로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중국 이슈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시점에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까지 하락한 것은 관망 심리의 확산과 시장에서 2분기 실적을 정점으로 판단하고 차익실현 매도세가 많아 일시 조정을 받아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 센터장은 “단독적인 규제 조치는 어느 나라나 있고 중국도 정치적인 목적도 있겠지만 자국내 민영 경영 인터넷 기업 등의 독과점 성격에 제동을 건 내부적인 로컬 이슈로 미국 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을 성격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경제는 여전히 고용지표의 하락, PMI(구매자관리지수) 하락, 델타 변이 확진자 급증 상황과 주가 흐름을 볼 때 지수 고점보다 이익증감률 등에 의해 경기를 판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 이벤트 때문에 투자심리 약화는 일부 있겠으나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본다”면서 “3분기 이후 투자는 절대 방향성에 대한 적확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승혜 하나금투 연구원은 ”최근까지 중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로 인한 인터넷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훼손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올해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대형 인터넷 기업이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한 것처럼 공격적 인수합병과 시장지배력을 활용한 외형 성장이 제한됨에 따라 플랫폼 기업은 앞으로 기술혁신, 마케팅 지출 증가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다시 투자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비용 부담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백 연구원은 “또 이로 인해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질 수 있고, 실적 가시성이 약화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분기 실적 호조가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으나, 투자 확대와 정부 규제로 실적 가시성이 낮아진 만큼 분기 실적 확인 전까지는 보수적 접근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