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코리아의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S90 B6.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의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S90 B6.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스웨덴 완성차 브랜드 볼보의 최고급 세단 S90이 하이브리드 엔진을 갖춤으로써 환경친화적인 동시에 운전하는 즐거움을 배가한 차량 ‘S90 B6’로 거듭났다. S90 B6는 볼보 브랜드 철학에 따라 기존 기능까지 두루 갖춘 ‘착한 차’로 평가된다.

S90 B6(이하 B6)는 동일 모델의 세 가지 친환경 라인업 가운데 하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S90 T8’, 마일드 하이브리드 ‘S90 B5’ 등 두 모델과 함께 시리즈를 구성하고 있다.

S90 B6의 측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의 측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B6는 다른 모델과 동일한 제원을 갖추고 있다. B6의 제원별 수치는 전장 5,090㎜, 전폭 1,880㎜, 전고 1,450㎜, 축거 3,060㎜ 등에 달한다. 차량 크기를 기준으로 동급인 타 수입 모델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 등을 꼽을 수 있다. 다만 전장과 축거가 각각 5m, 3m 등 길이를 초과함으로써 비교적 웅장한 외관과 높은 실내 공간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S90 B6의 1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의 1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실제 B6의 특장점인 실내 거주성은 주로 오너들이 탑승하는 2열 공간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1열 시트를 뒤로 최대한 이동해도 2열 레그룸 바닥이 넓게 보일 정도로 여유로운 공간이 조성된다.

S90 B6의 2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의 2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열 시트 가장 앞쪽 부위에서부터 1열 전후 슬라이드 말단까지 간격을 측정한 결과 48㎝에 달했다. 2열 탑승자가 엉덩이를 시트 등받이까지 바짝 붙여 앉을 경우, 다리가 통상 시트 앞쪽으로 종아리 두께만큼만 나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넓은 공간이다.

S90 B6의 2열에 영유아용 카시트 2개를 장착한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의 2열에 영유아용 카시트 2개를 장착한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에 따라 영유아용 카시트를 설치해 이용하기에도 편하다. 또 1열 동승석 뒤 2열 좌석의 문 안쪽에 앞 시트의 등받이 각도와 앞뒤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탑재돼 공간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S90 B6의 트렁크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의 트렁크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다만 B6는 주로 탑승공간에 실내 규모를 할애함에 따라 적재능력 측면에선 경쟁 모델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인다. B6의 트렁크 용량은 436ℓ로 벤츠 E클래스 540ℓ, BMW 5시리즈 530ℓ 등 타사 모델에 비해 적다. B6는 또 2열 시트를 앞으로 폴딩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나 크기의 짐을 유연하게 수용하진 못한다. 골프백이나 레저용품을 싣고 야외활동을 자주 즐기는 고객들에겐 아쉬운 점이다.

S90 B6는 온실가스를 비교덕 덜 배출한 점으로 인정받아 국내에서 2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았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는 온실가스를 비교덕 덜 배출한 점으로 인정받아 국내에서 2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았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B6는 다만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2종 저공해차로 분류되는 등 파워트레인 측면에서 차별적 강점을 갖춤으로써 상품성을 과시한다. B6는 T8과 같이 차량을 별도 충전하지 않고도 전기모터를 구동할 수 있어 이용 편의를 도모할 수 있다. 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점에서 동일하지만 저공해차로는 분류되지 않은 B5에 비해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고 구동력을 더욱 강하게 발휘한다.

또 볼보는 경쟁사에서 보유한 2종 저공해차 모델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버전이라는 점에서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벤츠와 BMW 양사는 올해 각각 E300e, 530e 등 대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단 모델로만 저공해차 2종 인증을 획득했다. 같은 모델의 가솔린 차량에 전기모터를 탑재하는 등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했지만 저공해차 2종 인증을 받진 못했다.

B6는 경쟁 수입 모델에 비해 친환경성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점했지만 동급 국산 하이브리드차에서 찾을 수 있는 무공해 주행 기능은 발휘하지 못한다. 기아 K8 하이브리드가 전기모터로만 시동을 켜거나 시속 90㎞ 미만 속력으로 달릴 수 있지만 B6는 불가능하다. 다만 다른 동급 수입 모델에서도 이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할 때, EV모드를 갖추지 않은 것이 B6의 경쟁력을 크게 좌우하진 않는다.

S90 B6의 엔진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의 엔진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볼보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B6의 친환경성을 높일 뿐 아니라 구동성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고객에게 시원시원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B6는 CRDi 2.0 가솔린 터보 엔진과 48V 전기모터,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 등 구동장치들을 갖췄다. 이에 따라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m 등 수준의 구동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6초만에 도달할 정도다. B6는 동시에 전륜 더블위시본, 후륜 인테그랄 링크 리프 스프링 등 안정감에 초점 맞춘 고급 서스펜션 조합을 갖췄다.

S90 B6에는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트 20인치 휠이 장착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에는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트 20인치 휠이 장착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B6는 이 같은 스펙을 바탕으로 편안하거나 역동적인 주행질감을 모두 제공할 수 있다. 정속주행할 때는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 때 아주 매끄럽게 통과한다. 접지력 좋은 차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잔떨림이 달리는 동안 핸들(스티어링 휠)로 전달된다.

S90 B6의 1열 크래시패드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의 1열 크래시패드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고속 주행할 경우 스티어링 휠이나 시트가 살짝 진동하고 노면소음이 잘 들린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부드럽게 감속·가속하기 때문에 불안하기보단 역동적인 감성을 자아낸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할 경우 출력과 토크가 모두 향상됨으로써 더욱 강력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또 곡선 구간을 달릴 때 운전자가 원하는 경로로 정확히 따라 가는 등 큰 제원을 갖춘데 비해 기민하게 움직인다.

S90 B6의 기어콘솔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의 기어콘솔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B6는 이밖에 기어 단수를 높일수록 항속 주행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경로와 교통상황을 예측해 페달 조작을 최소화하며 운전할 경우 연료효율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B6의 실제 복합연비는 공인 수치인 10.3㎞/ℓ에 비해 높게 측정된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강원 화천군까지 85㎞에 달하는 구간을 왕복한 뒤 연비를 두 차례 측정했다. 남양주에서 출발할 땐 교통이 원활했기 때문에 종종 고속주행했지만 관성운전을 수시로 실시했다. 화천에서 출발하는 경로에선 많은 차량을 만나 자주 급제동하거나 서행했다. 이 때 기록한 연비가 각각 15.1㎞/ℓ, 13.5㎞/ℓ 등에 달한다. 이는 국내 동급 디젤 모델의 공인연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S90 B6의 후면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부가세를 포함하고 개별소비세율 3.5%를 적용한 B6 가격은 7,070만원으로 책정됐다. B6는 우수한 연료효율과 주행성능을 비롯해 자동제동, 충돌회피, 파일럿 어시스트Ⅱ 등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헙협회(IIHS)로부터 최고수준을 인정받은 원동력인 안전사양을 갖춤으로써 이 같은 가격을 합리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