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타깃데이트펀드(TDF, Target Date Fund)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노후보장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TDF가 코로나19 대유행과 높은 물가변동성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며 은퇴자들의 노후자산 운용상품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아가며 나타난데서다.

연초후 TDF 설정액 +2.0조, 주식형펀드 +4,800억 극명한 대조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기준 TDF 설정액 총잔액은 5조6,826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3조6,074억에서 7개월만에 2조752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기간 국내-해외 공모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연초후 4,859억원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동안의 TDF 설정액 증가액은 2조5,823억원으로, 2016년 4월 TDF 출시후 4년 3개월 동안 증가분(3조1,003억원) 대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설정액 증가에 힘입어 TDF 순자산도 급증세를 나타냈다. 27일 현재 14개 자산운용사의 TDF 순자산 총액은 7조5,727억원으로 전년말 4조6,834억원 대비 2조8,893억원(61.69%) 증가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TDF 자산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이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연 2%대에 머물고 있는데서다. 활황을 나타내는 시장 환경에서도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운용하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크게 상승하지 않았고, 오히려 물가상승률 비용을 감안하면 실질상승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저조한 수익률에 실망한 근로자들이 원금보장형 DB형 퇴직연금에서 DC형과 IRP(개인형퇴직연금)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실질수익률을 올리는 TDF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MZ세대들은 노후보장 자산을 직접 운용-관리하기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이런 투자성향 변화에 따른 영향도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TDF 시장 확대는 지난해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시장에 뛰어들고, 전체 운용자산이 커지면서 운용사간 수익률 경쟁도 한 몫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현재 가장 많은 TDF자산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3조3,317억원을 운용해 전체시장 대비 43.99%를 차지했다. 다음은 삼성자산운용이 2조213억원으로 26.69%를 점유했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은 9,576억원으로 12.64%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이들 상위 3개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 규모는 6조3,106억원으로 전체 TDF 운용자산 7조5727억원의 83.33%로 절대 비중을 차지해 나머지 자산운용사와 커다란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TDF2045 최근 1년수익률 23.8% vs 퇴직연금 20년 수익률 2.58%

TDF 운용자산 크기에 따라 기간운용수익률도 갈수록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TDF상품 중 운용기간이 긴 TDF2045의 3년, 1년, 6개월 운용수익률을 비교하면 운용자산 크기가 큰 자산운용사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TDF2045형 3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가장 우량한 실적을 올린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략배분형으로 44.42%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한국투신운용의 알아서TDF2045가 39.63%로 2위에 올랐다. 이어 한화자산운용이 37.04%, 키움자산운용 35.80%, 미래에셋자산운용 자산배분형이 34.97%, KB자산운용의 온국민TDF2045가 34.32%, 삼성자산운용 한국형TDF2045가 32.83%, 하나자산운용이 29.91%를 기록하며 각각 3~8위를 차지했다.

TDF2045형의 3년 평균수익률은 36.11%를 기록했다.

TDF2045형 11개 상품의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23.84%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린 상품은 KB자산운용의 온국민TDF2045가 27.79%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키움자산운용의 TDF2045가 26.22%로 2위,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산배분형이 25.66%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단기 6개월 운용수익률을 살펴보면 13개 TDF2045형의 6개월 평균수익률은 7.26%를 기록했다. 가장 우량한 실적을 올린 상품은 NH-Amundi자산운용이 9.60%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삼성자산운용의 ETF TDF2045가 8.18%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우리자산운용의 TDF2045형이 8.00%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TDF의 수익률은 운용기간이 긴 상품일수록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자산운용사의 개별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Glide-Path)와 운용전략 등에 의해 수익률 격차가 발생한다.

TDF2045형중 3년 수익률은 최고 44.42~최저 29.91% 수익률 변동폭을 나타냈다. 1년 수익률 변동폭은 최고 27.79%~최저 20.13%를 기록했다. 6개월 수익률 변동폭은 최고 9.60%~최저 5.46%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총적립금 255.5조원)의 평균수익률이 2.58%인것을 감안하면 TDF2045(1년 수익률)은 최소 7.8배에서 최대 10.7배 우량한 실적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이 회복되면서 TDF의 수익률 상승도 기대된다”며 “TDF의 운용은 전문 자산운용사들의 고유 운용전략에 의해 수익률 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초장기 투자상품인 TDF는 보수와 수수료율에 의해서도 장기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자산운용사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