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도쿄올림픽이 개막했지만 전자 및 유통가의 올림픽 특수는 실종됐다. 코로나19로 대규모 거리응원이 어려운데다 욱일기 논란,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무산, 형편없는 대회진행으로 시민의 관심 자체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및 LG전자가 미니 LED TV 신제품을 출시하는 선에서 마케팅을 마무리하는 분위기고 일부 유통가에서 소소한 올림픽 이벤트를 벌이는 수준이다.

도쿄올림픽을 두고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라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지만 금빛질주를 향한 태극전사들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비록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올림픽 정신으로 무장한 태극전사들의 스포츠맨십은 최악의 올림픽에서도 여전히 빛나고 있다.

그리고 여기, 올림픽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한국 선수단은 물론 세계 선수들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 기업들도 있다.

삼성전자 5G 갤럭시S21 올림픽 에디션.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5G 갤럭시S21 올림픽 에디션. 출처=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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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둥 유일하게 올림픽 글로벌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올림픽에 참여하는 1만7,000명의 각국 선수들에게 갤럭시S21 올림픽 에디션이 담긴 삼성 구디 백을 증정했다. 올림픽 에디션과 함께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프로, 이어폰 케이스, 펜 등이 담겼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통가 근육맨으로 잘 알려진 호주 태권도 선수 피타 타오파토푸아를 비롯해 러시아 배구선수 야로슬라프 포들레스니흐 등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본인의 SNS를 통해 삼성전자의 깜짝 선물을 소개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최신 스마트폰을 선물하고 있으며 이번 구디 백에 쓴 돈만 24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현지에서 5G 서비스를 지원하는 KDDI와 협력해 5G 통신장비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삼성전자 캐나다 법인은 올림픽에서 캐나다 선수가 메달을 딸 때마다 1,000달러를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한국의 메달밭인 양궁 금빛질주의 특급 도우미로 활동해 화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을 방문한 후 25일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 도착해 현지에서 대표팀을 격려한 가운데 현대차의 양궁사랑도 선수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와 한국양궁의 인연은 정몽구 명예회장 당시부터 시작됐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84년 열린 LA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선수들의 성과를 확인한 후 이듬해인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 동시에 철저한 실력중심의 한국양궁 신화가 시작됐다. 현대차는 선수들에게 심장박동수 측정기, 시력테스트기 등을 직접 구입해 제공했으며 현대모비스에서 레이저를 활용한 연습용 활을 제작해 선수단에 제공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비전인식, 3D 프린팅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연구개발(R&D) 기술을 양궁 훈련 과정에 적극 도입하며 지금의 최강한국양궁의 기틀을 닦았다.

정의선 회장도 부친의 뒤를 이어 한국양궁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출장을 통해 현지 전기차 및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점검하고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20·2021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부친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후 곧장 일본으로 들어와 금빛과녁을 명중시킨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했다.

LG전자는 코로나19 정국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전자식 마스크를 태국 대표팀에 전달해 눈길을 끈다. 2세대 전자식 마스크며 가쁜 숨을 몰아쉬어도 불편함이 덜하고 제품 내부에 마스크와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의사소통도 원활하다.

SK는 대한핸드볼협회와 인연이 많다. 최태원 회장이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번 올림픽에 역대급 포상을 내걸어 화제다. 만약 대표팀이 금메달을 딸 경우 선수 한 명에게 1억원, 은메달은 5,000만원, 동메달은 3,000만원을 지급한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대한자전거연맹회장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연맹은 메달 획득 여부와 종류에 상관없이 선수들에게 최소 5,000만 원을 지급하고 메달을 딸 경우 추가 포상금을 약속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국배우연맹 총재를 맡고 있으며 역시 대표팀에 역대급 포상금을 제시한 상태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도 대한체육회 부회장 및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으로 올림픽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지원한다. 정의선 회장과 더불어 '유이'하게 올림픽에서 선수들과 호흡하는 재계 총수다. 공교롭게도 범 현대가 소속 총수 두 사람만 올림픽 현장을 찾는다.

올림픽 뒤덮은 K-테크
올림픽에도 K-테크의 바람이 거세다. 삼성전자가 현지 5G 전략에 힘을 보태는 상황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반도핑 연구소 초청으로 현지에 도핑 전문가를 파견한 상태다. 

최근 매각설에 휘말린 인터파크는 올림픽 현장에서 티켓 발매 시스템을 맡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중소기업들도 현장에서 올림픽의 원만한 운영을 지원하며 두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