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본사. 출처=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본사. 출처=신한금융그룹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신한금융지주(055550)가 금융지주 사상 최초로 6월 분기배당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신한금융은 이르면 9월부터 분기배당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주요 금융지주들이 앞다퉈 중간배당에 나서면서 신한금융은 분기배당 시점을 6월로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주주들에게 이번 6월 배당 이후 9월에도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의 6월 분기배당 주당 배당금(DPS)은 500~600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차원…6월 분기배당 매우 긍정 검토"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분기배당 형식으로 6월 배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중간배당이 아닌 분기배당을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간 분기배당에 관해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온 만큼,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차원에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배당 공고를 하지 않았으나, 6월 배당을 실시할 수 있다. 정관에 6월 말을 배당 기준일 중 하나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6월 말 이후 45일 이내 배당 실시 여부만 확정 지으면 기준일에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배당을 지급받게 된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20기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주주총회 생중계 캡처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20기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주주총회 생중계 캡처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정관상 분기배당이 가능한 곳은 신한금융, KB금융 등 두 곳이다. KB금융도 이달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6월 배당을 결정했다. 하지만 분기배당이 아닌 반기배당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이환주 KB금융 CFO는 지난 22일 열린 KB금융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분기 배당 계획 여부에 대해 "현재 상황에선 말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라면서 "지속해서 경제 상황과 자본의 질, 금융당국과 협의하면서 구체적으로 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신한금융은 올 들어 분기배당을 실시하기 위한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해 왔다.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제59조2항)을 변경했다. 또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분기배당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해 왔다.

노용훈 신한금융 CFO(재무총괄책임자)는 지난 2월 컨퍼런스콜에서 "분기배당을 반드시 시행한다는 데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노용훈 CFO는 지난 4월 컨퍼런스콜에서는 이를 더 구체화해 "실무적으로 분기배당 방법론에 대해 검토를 마친 상태"라면서 "분기배당 시기에 대해선 금융당국과 이미 협의를 하고 있으며, 회사 예측으로는 계획을 시행하는 데 걸림돌은 없다"라고 말했다.

예상 주당 배당금 500~600원…"3분기 배당 감안시 더 낮을 수도"

신한금융이 이번에 분기배당에 나설 경우 주당 배당금 수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6월 배당에서 배당성향을 타 금융지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춘다면 주당 500~600원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중간배당을 결정한 금융지주의 주당 배당금을 살펴보면, KB금융은 750원이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700원, 150원이다. 이 주당 배당금들은 각 금융지주의 작년 결산 주당배당금 대비로는 40%,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결산 주당배당금 대비로는 30% 수준이다. 

출처=각사, 에프앤가이드 자료 참고
출처=각사, 에프앤가이드 자료 참고

신한금융의 2019년과 작년 주당 배당금(1850원, 1500원)에 각 30%, 40% 수준은 560~600원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의 배당성향 제한을 풀면서 올해 분기배당이나 중간배당 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배당성향 수준을 참고할 것으로 권고했다. 노용훈 CFO도 올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분기배당 시)작년 주당 배당금을 기준으로 변동 분할하는 걸로 예상을 잡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올 상반기 순익 대비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각 11.8%, 11.6%로 비슷한 수준이다. 종합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발표 전날인 26일 기준 신한금융의 순익 컨센서스(추정치)는 2조2721억원이다. 여기에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올 상반기 순익 기준 배당성향 평균치인 11.7%를 적용하면 주당 배당금은 500원이다. 이는 신한금융이 보통주와 전환우선주에 주당 배당금을 동일하게 지급할 경우를 가정한 추산이다.

연간 추정 순익과 증권가가 예상하는 신한금융의 올해 배당성향 약 27%을 가정해 계산할 경우에도 신한금융의 주당 배당금은 520원으로, 다른 경우와 비슷한 범주에 든다. 신한금융은 분기배당을 못한 올 1분기의 배당 여분은 2분기가 아닌 결산 배당 시 합산해 배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신한금융이 분기배당에 나선다면 주당 배당금을 500원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간배당에 나선 타 금융지주와 달리 분기배당을 결정할 예정인 만큼, 3분기 분기배당 시 주당 배당금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3분기 분기배당도 추진 중인 만큼, 타 금융지주 대비 주당 배당금 수준에선 소폭 낮을 가능성도 있다"라면서 "다만 상반기 실적 발표와 배당 관련 이사회 최종 결의도 남아 있어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