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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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마케팅팀이 탐정놀이에 진심이네요. 문제 푸는 재미에 두 손 가득 경품까지... 즐거운 기억이 남아서 앞으로 많이 사먹을 것 같아요."

CJ제일제당(097950)이 게임 카페를 차렸다. MZ세대와 소통 폭을 넓히기 위해 온라인 콘텐츠를 넘어 체험형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젊은층 사이 인기가 높은 '방탈출 카페'를 모티브로 꾸민 팝업스토어답게 '컵반즈 문희 탐정 사무소'를 방문한 체험객들은 긴장감 있는 체험 놀이에 잔뜩 신이난 모습이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8일 오픈한 소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컵반즈 문희 탐정 사무소'는 온라인 추리게임 '명탐정 컵반즈'를 현실세계에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명탐정 컵반즈는 탐정이 된 나문희가 햇반컵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추리형 콘텐츠로, 팝업스토어는 영상 속 탐정 사무소 공간을 그대로 옮겨놔 현장감을 살렸다. 단순히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닌 직접 경험하는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히겠단 MZ세대 맞춤 전략이다.

사진=이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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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2시 오픈과 동시에 방문한 성수동 스페이스 오매 '햇반컵반' 팝업 스토어는 입구부터 새빨간 조명이 범죄 영화 분위기를 연출했다. 창문에 바닥에 붙어있는 족적, '준비된 컵반즈 바로 들어와'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는 햇반컵반 유튜브 콘텐츠 '명탐정 컵반즈'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입장하자마자 탐정복장을 입은 한 관계자가 'Investigation File'(수사 파일)을 건내며 왼편 퀴즈존·금고존으로 안내했고, 벽면에 전자 타이머와 빠른 템포 음악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곳은 가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는 메인 공간이다. CJ제일제당이 지난 4월과 6월 초 '햇반컵반BIG'을 출시를 기념해 선보인 추리 유튜브 영상을 현실에 재현한 것. 

총 3가지 문제를 15분 안에 풀면된다. 알파벳 13자가 나열된 액자, 벽면에 새겨진 의문의 숫자 조합, 책장에 꽂혀있는 5가지 색상 서류함 등 곳곳에 남겨진 범인의 흔적을 통해 단서를 맞추면 미션 완료. 한 대학생 참가자는 "직접 영상 속 컵반즈(탐정)가 된 기분"이라며 "평소 좋아하는 방탈출 게임과 같은 퀄리티에 놀랍다"고 말했다.  

체험 콘텐츠 이외에 트렌치코트, 베레모 모자, 선글라스, 안경 등 탐정 코스튬을 직접 입어보고 기념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됐다. 다른 한켠에는 콘텐츠 주인공 '컵반즈 문희' 나문희의 영상 속 탐정 사무소 공간을 그대로 옮겨놔 현장감을 살렸고, 희소가치가 높은 한정판 굿즈 시리즈도 전시했다. SNS에 인증샷을 남기기 좋아하는 MZ세대 '취향저격' 공간이다.

사진=이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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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춘 문제 개수에 따라 증정품도 받을 수 있다. 예상치 못한 굿즈와 사은품에 기뻐하던 한 참가자는 "게임도 무료로 하고 한정판 상품도 얻어가 뿌듯하다. 사실 문제가 어려워 못풀뻔 했는데 힌트를 계속 제공해줘 답을 찾을 수 있었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햇반컵반이 제대로 콘텐츠를 준비해 진정성이 느껴졌다. 인스타그램 이벤트도 응모했다"고 말했다.

열광하는 MZ세대... 체험 콘텐츠로 '인지도' 높인다

해당 팝업스토어는 평일 기준 30~40명, 주말에는 두배 가까이 방문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SNS에는 포토존과 팝업스토어 곳곳에서 찍은 인증샷을 공유한 게시물도 다수다. MZ세대들이 좋아하는 게임, 부캐(부캐릭터) 등 독특한 세계관을 적극 반영한 체험형 공간 마케팅이 통한 것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방탈출 게임 등을 모티브로 한 해당 이벤트를 기획했다. MZ세대는 체험, 가치, 경험 등을 중시하는 특징이 있어 그들이 호기심을 갖고 열광하는 트렌드를 마케팅에 녹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단 이유에서다. 

이같은 마케팅은 식품업계 내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오뚜기(007310)는 최근 오뚜기 제품을 활용해 테마별 메뉴를 구성, 판매하는 레스토랑 '롤리폴리 꼬또'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오픈했다. 노골적으로 홍보하지 않고도 오뚜기 상품을 간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고 동시에 신선함을 추구하는 MZ세대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상품을 제조하고 홍보하는데 그쳤던 마케팅 방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며 "향후 제품과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