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사옥. 출처=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사옥. 출처=하나금융그룹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중간배당 추진에 나서며 배당결의 시점과 주당 배당금, 배당성향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다음달 22일, 23일 중 상반기 실적과 함께 중간배당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당 배당금을 종전 최고액인 500원 이상으로 높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선 주당 700원 배당을 예상하는 관측도 나온다.

중간배당 결의…7월 23일 예상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5일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했다. 통상 주주명부 폐쇄는 배당 전 권리주주 확정을 위한 사전 조치로 여겨진다.

현재 중간배당을 하는 금융지주는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하나금융은 지주체제 출범 이듬해인 2006년 중간배당을 처음으로 실시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중간배당을 했다.

특히 지난해 중간배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고자 당국이 금융지주들에 배당자제를 권고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자회사인 하나은행으로부터 배당을 받지 않는 절충안을 찾으면서까지 중간배당을 단행한 하나금융이다. 올해도 하나금융이 중간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이유다.

출처=하나금융그룹 공시
출처=하나금융그룹 공시

최근 5년간 하나금융 이사회가 중간배당을 결의한 날짜는 지난해를 제외하면 모두 7월 셋째주 금요일이다. 지난해의 경우 7월 셋째주 목표일에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이를 고려해면 올해 이사회의 결정은 다음달 22~23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주 금요일인 23일 결정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다. 이사회에서 결의하면 해당일 올 상반기 실적과 함께 배당여부, 배당금, 배당성향 등이 발표될 전망이다. 배당금은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지급된다.

커진 순이익, 주당 배당금 확대 부담 낮춘다

주당 중간배당액 또한 주주들의 주요 관심사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50~100원 수준으로 주당 중간배당액을 높여왔다. 2015년 150원이던 주당 중간배당액은 지난해 50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실적 개선이 뒷받침된 결과다. 2015년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7,488억원이다. 2017년 상반기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는 1조346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간배당 배당성향도 높아져 왔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하나금융의 중간배당 배당성향은 2015년 5.9%에서 지난해 10.8%로 높아졌다. 하나금융이 순익 개선 속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배당총액을 늘려왔다는 의미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대비 배당총액의 비중을 의미한다.

출처=하나금융그룹 공시 등
출처=하나금융그룹 공시 등

주당 중간배당액이 5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올해 하나금융의 순익 개선세와 궤를 같이한다. 증권가는 하나금융이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하나금융의 올 상반기 순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1조6,442억원이다. 가장 낮게 잡은 추정치도 1조5,427억원으로, 하나금융의 반기 최대 순익인 2012년 상반기 1조5,162억원을 넘어선다.

하나금융은 중간배당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이 쌓아둔 미처분이익잉여금 규모는 1조2,08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하나금융이 중간배당에 사용한 배당총액인 1,458억원의 9배 큰 규모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사내 유보한 이익잉여금에서 이익준비금, 대손준비금, 손해배상책임준비금 등을 제외한 자금으로, 배당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계정이다. 

하나금융이 이번 중간배당에서 주당 배당금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당 배당금 상향랠리를 멈추고 기존 500원을 유지했던 하나금융이다. 올 상반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사회가 배당성향 수위를 지난해 배당성향(10.8%)보다 높일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추정치 가운데 가장 낮은 1조5,427억원을 기준으로 550원을 배당할 경우 하나금융의 배당총액은 1,604억원, 배당성향은 10.4% 수준이다. 같은 기준으로 600원 배당 시 배당성향은 11.3%, 650원 배당시 12.3%로 2019년 중간배당 배당성향 수준을 회복한다.

일각에선 700원을 예상하는 관측도 나온다. 하나금융이 반기 순익으로 증권사 컨센서스인 1조6,442억원을 달성할 경우 주당 700원을 배당해도 2019년 배당성향으로 회복한 12.4%다. 감당할 수준인 만큼 주당 700원 배당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600원 지급이 일반적인 시나리오며, 일각에선 700원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라면서 "더 나아가 올해 이익 성장성이 높게 나타나는 점과 더불어 타행(다른 금융지주)이 중간배당을 실시할 경우 그 이상으로 중간배당을 상향하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