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메타버스(Metaverse)로 대표되는 정보통신 기술이 가상공간과 현실 부동산의 벽을 허물고 있다. 가상오피스 등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실리콘벨리 등 해외 빅테크 기업에 이어 국내 일부 프롭테크(정보 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 기업도 가상 오피스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가상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가능한 플랫폼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 협업 툴 ‘메타폴리스’ 화면. 출처=직방
메타버스 협업 툴 ‘메타폴리스’ 화면. 출처=직방

부동산 정보 플랫폼 업체인 직방은 지난 15일 자사가 개발 중인 비대면 근무협업 툴 ‘메타폴리스’(Metapolis)를 공개했다. 기존 외산 툴인 ‘게더타운’ 등이 아닌 자체적으로 개발에 나선 메타버스 기반 가상 오피스다. 직방은 메타폴리스 공개 이전엔 ‘개더타운’ 등 외산 오피스 툴을 사용했다. 직방은 올해 2월부터 실제 오피스를 폐지하고 코로나19와 관계없이 향후에도 원격근무를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기존에 사용한 ‘개더타운’은 가상의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오피스에서 협업을 진행하는 구조다. 원격근무는 물론 화상회의 등도 바로 가능하다. 기존의 ‘줌’ 등 비디오 통신 등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가상 오피스 내의 직원에게 다가가면 회의가 가능해 기존 원격근무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다.

직방이 이번에 공개한 메타폴리스 역시 메타버스 기반 오피스 툴이다. 가상으로 구현된 건물의 각 층에 기업이 입주하는 방식으로, 해당 층에는 입주한 기업의 회사 직원만 입장할 수 있다. 사무실을 본 딴 가상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업무와 회의 등이 가능해 몰입도도 높다. 현재는 직방 내부에서만 시범적으로 사용 중이지만, 추후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공식 론칭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 직방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를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 각국 언어를 대상으로 한 셋팅 등도 준비 중이다”라면서 “수익 구조가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서비스가 안정화되는 경우 원격근무를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기업군들을 중심으로 론칭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의 주요 유형 중 하나인 가상현실(VR)과 혼합현실(MR)에도 가상 오피스 개발이 한창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R을 기반으로 업무 등도 가능한 플랫폼 메시를 공개한 바 있다. 페이스북 역시 VR기기와 연동해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가상오피스 앱 '스페이셜'을 도입한 바 있다.

현실 오피스 시장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지만,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한 근무형태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진원창 알스퀘어 실장은 “거점 오피스와 같이 코로나 이후 기존 오피스의 대안으로 시도될 수 있다. 다만 실물인 거점 오피스와는 여러모로 다른 만큼, 아직까지 오피스 시장에 진지하게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하는 의견은 그리 많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가상 부동산은 ‘묻지마 투기’의 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가상 부동산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인 어스 2(Earth 2)가 등장한 바 있다. 디지털 지도인 맵박스를 기반으로 ‘타일’ 단위로 가상 부동산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현금 거래가 가능해 실제로 일부 지역 부동산의 시세가 급등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 지역의 부동산 자산만 이달 초 600만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