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움바이오 연구원들이 판교테크노밸리 본사 연구소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출처=티움바이오
티움바이오 연구원들이 판교테크노밸리 본사 연구소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출처=티움바이오

[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티움바이오(321550)가 혈우병, 섬유증 치료용 신약을 개발하는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 기업은 SK케미칼(285130)에서 스핀오프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설립 초기 SK케미칼과 자산 양수도 계약을 맺어 이전받은 파이프라인 및 관련 특허권 등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상장 이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지만, 상장 이후로는 대부분의 파이프라인이 전임상 단계에 있다.

티움바이오는 폐섬유증과 자궁내막증 등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임상 진입을 올 하반기에 앞두고 있다.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도 전임상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이 진척되면서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특발성폐섬유증·자궁근종 치료제 등 하반기 임상 본격화

티움바이오는 올 하반기에 임상 단계 진입을 앞둔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발성폐섬유증(IPF) 치료제 ‘TU2218’은 TGF-β 저해제로 오는 3분기 가운데 임상 1상 진입이 기대된다. 긍정적인 데이터를 통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임상도 주목된다.

앞서 이탈리아의 호흡기 질환 전문 제약사 키에지에 호흡기 질환 관련 적응증 한정으로 총액 3,150만달러(351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유럽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TU2218은 기술이전된 호흡기 질환 적응증 외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으로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 전임상과 임상시료 생산을 완료하고 이르면 내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에 함께 신청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 이동건 애널리스트는 “TU2218은 올 하반기 진입 예정인 임상 1/2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면역항암제 개발사와의 스폰서 병용임상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움바이오 R&D 파이프라인 현황. 출처=티움바이오, 에프앤가이드
티움바이오 R&D 파이프라인 현황. 출처=티움바이오, 에프앤가이드

자궁내막증 및 자궁근종 치료제인 ‘TU2670’은 이미 앞서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티움바이오는 국내 외 지역 판권에 대한 기술이전을 목표로 이탈리아와 폴란드 등 유럽 5개국에 임상 진행을 위한 시험계획서(IND) 신청을 완료했다. 조만간 임상 2a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티움바이오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환자 등록이 시작됐다.

업계는 이미 자궁내막증 및 근종에 대한 치료제가 있기 때문에 TU2670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경쟁 약물 대비 장점을 밝혀야 한다고 분석했다. 오는 2022년에 공개될 임상 2a상 결과에서 TU2670의 내약성 데이터 등에 관심이 모인다.

혈우병 우회인자 치료제인 ‘TU7710’도 하반기에 글로벌 임상 1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TU7710은 2시간30분의 짧은 반감기를 나타내는 2세대 제품에 비해 반감기를 3배 이상 증가시켰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후보물질이다. 업계는 임상 1상 결과 안전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시 기술이전 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3가지 파이프라인 모두 경쟁 물질 대비 차별성을 보유하고 있어 지속적인 임상 결과 공개를 통해 추가 기술수출 등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NASH 치료제도 개발 중…중장기 모멘텀 확보

티움바이오는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NASH 치료제 ‘TU5113’도 개발하고 있다. TU5113은 GPR40 agonist와 GPR84 antagonist 이중 기전으로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GPR40은 체내에 GLP-1이 생성되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GPR84는 대식세포 표면에 있어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U5113은 개발 초기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하려던 파이프라인이었지만, 대규모의 임상시험이 요구됨에 따라 NASH로 전임상 중이다. 기전상 체중감소, 염증억제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NASH의 경우 아직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큰 시장 중 하나다.

TU5113은 이중 기전을 통해 대사 관련 개선과 염증 및 섬유화 억제에 대한 효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덴마크에서 추가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티움바이오는 데이터를 확보한 후 임상 시험에 바로 진입할 계획이다.

TU5113의 작용 기전. 출처=티움바이오
TU5113의 작용 기전. 출처=티움바이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올 하반기 초 결과 발표 평가에 따라 향후 기술이전 및 임상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며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연구개발(R&D) 자금을 확보해 전임상을 가속화하고 있어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티움바이오는 또 항체 의약품 시장 진출 본격화를 위해 미국 보스턴에 자회사 이니티움을 설립했다. 머크(MSD)사와 BMS 출신 신약개발 연구진을 영입해 항체개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저분자 화합물 설계 능력을 접목한 항체-약물 복합체(ADC)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었다.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현재 자궁내막증 파이프라인이 2상으로 가장 앞서 있어, 신약 가치 평가 파이프라인이 많은 편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향후 2~3년 이내에 항암제 NASH 혈우병 신약의 임상 진입으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