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BGF리테일
출처=BGF리테일

[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가 콜라보한 '곰표 맥주'의 인기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출시 초기 월 20만개 생산하던 물량을 월 300만개까지 늘렸지만 이마저도 일주일만에 완판되며 여전히 희귀한 상황인데요. 곰표 맥주 인기에 너도나도 콜라보 수제맥주를 출시했지만, 곰표맥주의 인기는 식기는 커녕 더 높아진 모습입니다. 

기자도 곰표 맥주를 맛보기 위해 CU 점포 5곳을 돌았는데요, 한 군데에서도 구매하지 못했습니다. 한 점포 직원은 "전화번호를 적어놓고 가면 입고되자마자 알려주겠다"고까지 했는데요. 실제로 곰표 맥주가 입고되면 챙겨달라는 손님들의 부탁이 끊이질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곰표맥주는 왜 이토록 인기있는 걸까요?   

의류·팝콘서 쌓은 친숙함... MZ세대 '재미' 잡았다 

곰표는 잘 알려진 것처럼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인데요, 사실 곰표가 들어간 상품은 맥주가 처음이 아닙니다. 대한제분은 맥주가 출시되기 전인 2018년부터 이미 의류, 과자 등과 협업하며 곰표 상표가 들어간 제품들을 출시한 바 있죠.

전문가들은 곰표의 성공요인이 여기에 있다고 봤습니다. MZ세대 사이 뉴트로(new+retro) 열풍이 불며 이미 소비자에게 의류, 과자 등으로 각인된 브랜드였단 것이죠. 오랜기간 밀가루로 사랑받은 덕분에 4050세대는 물론 뉴트로 열풍으로 MZ세대들까지 친숙한 브랜드가 돼있었던 겁니다. 

곰표의 레트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변은경 대한제분 마케팅팀 과장은 "이미 곰표 맥주가 나오기 전부터 MZ세대에게 '곰표'를 알리기 위해 곰표 팝콘, 곰표 티셔츠, 곰표 쿠션 등 마케팅을 이어왔다"며 "콜라보로 친숙한 이미지를 쌓은데다 많은 국민들이 좋아하는 맥주와 콜라보하면서 인기가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맥주 이전에 나온 상품들은 왜 인기를 얻었을까요? 전문가들은 '곰표'가 나타내는 하얀 곰, 밀가루에서 연상되는 '흰색', 식품이라는 특징이 연관성 있는 상품들과 접목되며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대한제분이 기존 협업한 의류, 가방, 패딩, 노트 등은 모두 흰색에 곰표 마크가 그려진 것이 특징입니다. 맥주의 경우에도 흰색 패키지와 밀이 들어갔다는 점, 식품이라는 점 등이 연관돼 소비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죠. 

유튜브 채널 '곽팀장'을 운영하는 곽태영 현업 마케터(이하 곽팀장)는 "이미 의류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MZ세대들 사이 친숙한 브랜드로 알려져있어 맥주가 출시된 후 더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밀가루 회사가 가진 깨끗한 이미지와 흰 색상, 식품 등 특징을 일관성있게 협업한 결과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이미지로 다가간 곰표맥주는 순식간에 인기가 높아진 탓에 구경하기도 힘들어졌는데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지금도 일주일만에 월 생산량인 300개가 완판되는 등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죠. 대한제분은 의도적으로 물량을 적게 생산한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희소성 덕에 인기는 더 높아지게 됐습니다. 

 

출처=곽태영 마케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곽팀장' 캡처.
출처=곽태영 마케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곽팀장' 캡처.

한번은 '재미', 두번째는 '맛' 

곰표의 인기가 이어지는 데에는 이유가 또 있는데요. 곰표를 마셔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구하기 힘든 만큼 맛있다'는 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과 긍정적인 이미지에 이끌려 구매한 소비자들이 맥주의 맛까지 만족하면서 재구매 수요는 물론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이죠.

실제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와 곰표맥주를 만들며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으로 단연 '맛'을 꼽았습니다. 한번은 콜라보 상품이 주는 재미와 궁금증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재구매로 이어지려면 맛있어야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변 과장은 "트로피컬향과 깔끔한 맛에 집중한 결과 특히 여성 고객들이 호평했다"며 "단순한 콜라보에 그치지 않고 '맛있는 맥주'로 알려지면서 인기가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곽 팀장도 "큼지막하게 적힌 '곰표'란 글씨가 시선을 사로잡아 구매한 소비자들이 먹어보니 맛까지 좋다고 느끼면서 입소문이 퍼지게 된 것"이라며 "브랜드 이미지를 잘 살린 마케팅과 제품 자체의 맛이 잘 어우러져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습니다.  

맥주 성수기,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곰표맥주와 같이 눈도, 입도 즐거운 맥주가 앞으로도 국내 수제맥주 시장에 많아져 소비자들을 즐겁게 해주길 바라봅니다. 오늘은 퇴근길에 집 앞 편의점에 들러 곰표 맥주를 예약할 수 있는지 슬쩍 물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