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SUV인 2022년형 XM3.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SUV인 2022년형 XM3.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SUV ‘XM3’가 시원시원한 구동성능과 여유로운 적재공간 같은 기존 강점에 더해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을 보완한 신모델로 재등판했다. 신형 XM3는 이 뿐 아니라 첨단사양들을 새롭게 갖춤으로써 주요 공략층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10일 경기 용인시에서 열린 XM3 미디어 시승행사에 참석한 뒤 2022년형 XM3를 시승했다. 이번 신형 XM3는 앞서 지난해 3월 출시된 뒤 1년 3개월만에 이번 연식변경모델로 새롭게 등장했다. 신형 XM3의 크기는 지난해 출시된 모델과 동일하다. 제원별 수치는 전장 4,570㎜, 전폭 1,820㎜, 전고 1,570㎜, 축거 2,720㎜ 등에 달한다.

2022년형 XM3의 안개등.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022년형 XM3의 안개등.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외관상 달라진 점으로 차량 전면부 측면 하단에 적용된 안개등과 운전석 문과 앞바퀴 사이 부위에 부착된 장식 요소인 크롬사이드 엠블리셔를 비롯해, 탑승문 하단에 크롬 소재로 적용된 가니쉬 등 세 부위의 디자인이 바뀌었다. 연식변경모델인 만큼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진 않았다.

소소한 디자인 변화, 기능·비용도 개선

다만 안개등의 기능을 주간주행등이 대체하도록 설계하는 등 방식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동시에 XM3에 세련미를 더하는 등 효과를 거뒀다. 소소한 규모로 변화를 시도하지만 이용자를 위해 직접·간접적으로 효용성을 제공해온 르노삼성차의 작품 가운데 하나다.

XM3의 1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XM3의 1열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신형 XM3는 기존 모델과 같은 제원을 갖춤에 따라 동일한 규모의 실내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XM3의 내부 공간 가운데 적재공간의 경우 트렁크 513ℓ, 2열 시트 폴딩 후 1,333ℓ 등 규모에 달한다. 줄자로 2열 시트를 접은 뒤 공간 크기를 줄자로 측정한 결과, 2열 등받이 상단부에서부터 트렁크 도어가 닫혔을 때 말단 부위까지 길이가 146㎝에 달한다. 또 가로폭이 100㎝에 달한다.

2열 시트를 접은 뒤 마련된 공간의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열 시트를 접은 뒤 마련된 공간의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가로폭은 성인 두 명이 나란히 누울 수 있을 만큼 넓은 반면 길이는 매우 짧다. 1열 시트를 앞쪽으로 이동시킨 후 평탄화 매트를 이용하면 2m에 가까운 길이를 확보할 수 있지만 2열 시트와 1열 시트 사이 간격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차박 활동을 실시할 경우 다양한 관련 용품이 필요하겠다.

운전석은 비교적 낮게 조성된 지상고와 전고 덕분에 문으로부터 등지고 선 상태에서 목과 허리를 조금만 숙여도 쉽게 올라탈 수 있다. 운전석 외 다른 좌석도 마찬가지다.

신형 XM3의 구동장치도 다른 제원과 마찬가지로 기존 모델과 동일한 수치를 보이는 반면 실제 운행하는 동안 느낄 수 있는 성능이 개선됐다. 이는 XM3의 성공 여부에 사활을 걸고 있는 르노삼성차가 차량에 공들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요소다.

XM3의 엔진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XM3의 엔진룸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신형 XM3는 1.3ℓ 직분사 터보, 1.6ℓ 등 배기량별 가솔린 엔진을 각각 탑재한 모델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날 시승한 1.3ℓ 직분사 터보 엔진(TCe 260) 모델은 7단 더블클러치 자동변속기(DCT)를 함께 갖춤으로써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m 등 수준의 구동력을 낸다.

XM3의 운전석 레그룸.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XM3의 운전석 레그룸.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신형 XM3의 1.3ℓ 터보 모델은 운전했을 때 느껴지는 구동력은 이전 모델과 동일한 데 비해 주행감 측면에선 더욱 매끄럽다. 이전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거나 가속할 때 페달을 세심히 밟지 않으면 차체가 다소 불안정하게 튕겨나가듯 속력을 냈다. 반면 신형 XM3는 운전자의 페달 조작 행위에 다소 둔하게 반응함으로써 불안정성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반대로 신형 XM3의 실내 정숙성은 비교적 감퇴했다. 속력을 높일 때 발생하는 엔진 구동음이 체감상 이전 모델에 비해 더 잘 들리는 느낌이다. 저배기량 가솔린 터보 엔진에서 통상 들을 수 있는 ‘가르릉’ 소리보다 더욱 거친 소음이 들려온다.

2022년형 XM3 TCe 260 모델에는 금호타이어의 18인치 솔루스 제품이 탑재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2022년형 XM3 TCe 260 모델에는 금호타이어의 18인치 솔루스 제품이 탑재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노면 충격 흡수력 탁월 ‘고급 모델과 어깨 견줘’

반면 노면 충격을 완화하는 능력은 더욱 개선됐다. 과속방지턱이나 불규칙한 형태의 노면을 빠르게 지나도 차체가 수평을 잘 유지하는 동시에, 전달받은 충격을 부드럽지만 신속히 흘려보내는 점이 탁월하다.

이번에 달린 시승 코스는 27.4㎞로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기존 대비 강화한 연료효율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 용인시 일대를 달리는 동안 정지 신호와 많은 교통량으로 인해 서행했다. 가속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짧은 구간에서 페달을 급히 조작한 것 외엔 대부분 경로에서 관성운전을 실시했다. 이 때 기록한 연비가 9.5㎞/ℓ에 달한다. 18인치 휠 기준 공인연비 13.2㎞/ℓ에 훨씬 못 미친다. 다만 더 긴 거리를 운행할 경우 더 높은 연비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내부에서 식음료 제품을 결제할 수 있는 인카 페이먼트 기능을 활성화한 화면.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차량 내부에서 식음료 제품을 결제할 수 있는 인카 페이먼트 기능을 활성화한 화면.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부가세를 포함하고 개별소비세율 3.5%를 적용한 XM3 가격은 1.3ℓ 터보 모델의 경우 2,396만~2,641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1.6 모델은 1,787만~2,219만원 등에 판매된다. 1.3ℓ 터보 모델의 가격은 기존 개소세율 5.0%를 적용할 경우 2,440만~2,690만원으로 이전 모델의 가격대(2,175만~2,695만원)에 비해 시작가가 265만원 인상된 반면 옵션가를 제외한 최고가는 5만원 저렴해졌다. 르노삼성차가 신형 XM3에 주요 사양으로 고속화도로 및 정체구간 주행보조(HTA), 인카 페이먼트 등 첨단 옵션들을 제공한 점을 고려할 때 합리화한 가격으로 분석된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프랑스 경제지 샬롱주(Challenges)는 XM3를 두고 ‘프랑스-한국 양국이 합작 개발한 벤츠 GLA’라는 찬사를 보냈다. XM3의 TCe 엔진이 르노와 다임러 양사가 공동개발한 엔진이라는 점이 반영된 표현이기도 하다. 다만 XM3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의 동급 모델 못지 않은 성능을 유럽에서 인정받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XM3는 지난해 출시 이후 한동안 한국 시장에서 상승가도를 달렸지만 엔진 관련 제작결함으로 리콜이 이뤄진 뒤 급격히 하락세로 들어섰다. 르노삼성차는 절치부심하고 연식변경모델에 불과한 신형 XM3에 한국 소비자 니즈를 적극 반영해 상품성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신형 XM3의 개선점이 많은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