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접근법이 하루 아침에 뉴노멀이 되는 위기 속에서도 기업은 지속가능성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무렵, 코로나 대유행 사태는 갑자기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협했다. 생존이란 커다란 도전과제를 다루면서 지속가능성 구상을 계속 실천할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 코로나19는 지속가능성에 맞바람으로 작용했지만, 현재는 강한 순풍이 되어 ESG경영을 대부분 기업이 고민하고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 심각하게 다가올 기후 변화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한 마지막 리허설 기회를 우리에게 준 것이다.

기업 경영진에게 이번 위기는 발생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시나리오에 대처하기 위한 조직의 역량과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들이 코로나19와 고군분투하는 와중에도, 감염병 대유행은 많은 기업 경영진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미래 지속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경험하면서 불요불급한 출장을 앞으로도 줄일 수 있다는 것과 대규모 락다운(이동제한조치)로 인해 대기오염의 급격한 감소를 위성사진을 통해 알게 되었다. 또한 기업들은 임직원과 고객과 협력업체을 위해 신경 쓰고 한층 더 노력하는 것이 이득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스타벅스가 직원들에게 특별재해급여를 제공하고 정신건강과 심리치료 등에 대한 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나 가장 재무적으로 취약한 협력업체들에 조기 대금 지불을 결정한 유니레버(Unilever)의 일련의 행동이 좋은 예일 것이다. 그리고 이들 기업들은 정부기관과 협력하여 시장과 산업, 사회에서 거짓되고 오도되는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 정보를 조사하면서, 특히 테크 기업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언제든지 싸울 수 있다는 기술 잠재력도 보여주었다.

결국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지속가능성 아젠다를 위한 드라이런(dry run), 즉 실행 전 총 리허설이 되고 있고, 기업에게는 더욱 커져가는 환경, 사회 및 기업지배구조(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좋은 기회가 되었다. 대유행의 위험성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위기는 많은 기업에 적응력과 회복탄력성에 있어서 많은 취약점을 노출시켰다. 앞으로 다양한 기후변화 리스크 시나리오에 대해 준비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그 책임에서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코로나19 감염병의 대유행은 앞으로 지속가능성의 심각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한층 높였을 뿐만 아니라 커다란 사회적 책임에 기업이 직면할 것이라는 사실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 사태는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 경영진과 관리자들을 최전선으로 끌어냈는데, 이제는 기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사회에서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높아짐에 따라 일반 사람들도 지속가능성, ESG경영이 곧 공급망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얼마나 ESG경영을 잘 하고 있는지 판단하려면 참여하고 있는 전체 공급망을 점검해봐야 한다. 게다가, 친환경을 외치지만 사실 지속가능성을 명분으로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거나 생활 수준을 낮추려는 소비자는 설문조사와는 반대로 많지 않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변화에 투자하기 어렵고 정부 역시 의미 있는 변화를 강요할 수 없다.

앞으로 15회차로 구성된 ‘탄소중립시대, ESG경영을 생각한다’ 칼럼을 통해 왜 지속가능성이라는 것이 "환경(Planet) 대 수익(Profit)"의 단순한 구도가 아니라, 그 대신 “사람(People) 대 사람(People)”에 대한 보다 미묘한 문제 인지를 논의한다. 그리고 칼럼을 통해 소개되는 여러 사례들을 통해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많은 선택들, 공급망(supply chain)을 오르내리는 기업의 노력, 이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들, 그리고 기업, NGO 그리고 정부 기관들 사이의 다각적인 갈등과 협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수백만 명의 생명과 기업을 위험에 빠뜨렸던 감염병 대유행은 앞으로 지속가능성의 추구를 늦춰야 할 그 어떠한 이유도 없애 주었으며 서로를 돕고 세상을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해주었다. 코로나 사태에서 얻은 중요 교훈들을 잘 활용한다면 궁극적으로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위기 동안 지속 가능성을 약속하는 기업은 더욱 굳건한 고객 및 공급업체 관계, 기업 평판 향상, 직원 충성도 및 생산성 향상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지 않는 기업들은 바이러스 자체보다 더 심각한 기업명성 실추 위기에 직면하고 생존을 크게 위협받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칼럼 정리 도움 : IBM 류종기 전문위원, <밸런싱 그린> 역자, <리질리언스 9> 저자

★필자 소개 : 요시 셰피 (Yossi Sheffi)
 MIT대 교수, 트랜스포테이션·로지스틱스 (Center for Transportation and Logistics) 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기업 리스크 분석과 공급망 관리, 시스템 최적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아젠다 및 기업 리스크 관리를 자문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 탄소중립 글로벌 지속가능성 담당 디렉터인 에드가 블랑코와 공저로 기업의 ESG경영 실천 사례와 전략을 제시한 <밸런싱 그린: 탄소중립시대, ESG경영을 생각한다>이 국내에 번역, 발간되었다. 기업 ESG경영 실천 전략 <밸런싱 그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