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출처=유한양행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출처=유한양행

[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달 4일~8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 참여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과 임상 결과 등을 공개하는 가운데 기술수출 가능성 등에 관심이 집중된다.

ASCO는 세계 3대 암 학회 중 하나다. 해당 학회에는 해마다 70여 개국에서 암 전문의를 포함한 연구원, 글로벌 제약사 임직원 등 4만여명이 참석한다.

국내 기업은 유한양행(000100)과 한미약품(128940), 제넥신(095700), 메드팩토(235980),네오이뮨텍(950220), 에이치엘비(028300), 셀리드(299660) 등이 이번 ASCO에 대거 출격해 앞서 공개한 초록과 관련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 연구 주목 

유한양행은 이번 ASCO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아미반타맙(주사제)의 병용 투여 연구 결과 2건을 발표한다. 이는 지난해 유럽종양학회(ESMO) 발표로 주목을 받았던 CHRYSALIS 임상 1b상의 후속 발표다.

이번에 발표될 CHRYSALIS 임상 1b상은 EGFR 엑손(exon)19 결실 또는 L858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중 오시머티닙 투약 후 재발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의 병용 치료 분석 결과 포함돼 있다.

앞서 유한양행이 공개한 초록에 따르면 경쟁 약물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내성 환자 45명 가운데 16명이 반응을 보였고, 객관적 반응률(ORR)은 36%를 기록했다. 종양이 완전히 제거되는 완전 관해(CR)을 보인 환자는 1명, 부분 반응(PR)을 보인 환자는 1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 NRAS 변이 흑색종 임상 데이터 주목

한미약품은 'NRAS' 변이 흑색종 ‘벨바라페닙’ 병용 임상 1b상과 비소세포폐암 ‘포지오티닙’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다.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표적 항암제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을 병용 투여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NRAS 변이 흑색종에서 정식으로 허가받은 치료제가 없어, 6조원 규모의 흑색종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1 ASCO 학회 포지오티닙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중추신경계(CNS) 전이 관련 중간 임상 2상 결과. 출처=에프앤가이드
2021 ASCO 학회 포지오티닙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중추신경계(CNS) 전이 관련 중간 임상 2상 결과. 출처=에프앤가이드

포지오티닙은 'EGFR'과 'HER2' 변이 동반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스펙트럼으로 기술이전했다. 초록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 환자 가운데, 중추신경계(CNS) 병변을 포함한 환자의 객관적반응률(ORR)은 22.2%로 나타났다.

현대차증권 엄민용 애널리스트는 “앞서 지난 2016년 제넨텍으로 기술이전한 벨바라페닙은 최초의 NRAS 변이 흑색종 항암제로 기대되고 있었으나, 장기간 임상 소식이 부재했기 때문에 기술반환 우려가 일부 있었다”며 “이번에 공개된 코비메티닙(코텔릭) 병용투여 임상 1b상 중간 결과 초록 공개, 면역항암제 치료 경력 환자 중에서도 효력을 보여 우려감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제넥신, 자궁경부암 DNA 백신·키트루다 병용임상 2상 중간 결과 발표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제 신약으로 개발 중인 DNA 백신 'GX-188E’와 머크(MSD)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병용 임상 2상의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GX-188E와 키트루다 병용군의 ORR은 지난해 44%에서 31.3%로 낮아졌다. 키트루다 단독임상에서 이 비율은 12.2%였다. 무진행생존기간(PFS)은 4.1개월, 전체생존기간(OS)은 16.7개월로 키트루다 단독투여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에 참여한 52명 가운데 17명의 환자에게만 1·2단계의 가벼운 약물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 3·4단계의 이상 반응을 보인 환자는 2명에 그쳤다. 제넥신은 GX-188E을 국가 항암 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개발 중으로, 환자 60명을 목표로 임상 2상을 수행하고 있다.

메드팩토·네오이뮨텍·에이치엘비·셀리드 등 ASCO서 결과 발표

메드팩토는 항암신약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한 임상 1b/2a상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 객관적 반응률은 15.2%로 나타났다. 이번 ASCO에서 공개될 최종 포스터에는 더 많은 환자 수에 대한 임상 데이터와 일부 용량에 대한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MSS형 대장암 치료제 주요 결과. 출처=에프앤가이드
MSS형 대장암 치료제 주요 결과. 출처=에프앤가이드

네오이뮨텍은 오는 ASCO에서 재발·불응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NT-I7과 키트루다의 병용 1b상 결과와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치료인 화학 방사선 치료와 NT-I7을 병용 투여한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중국명 아파티닙)과 관련된 논문을 대거 발표한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병용 임상 2상 결과를 비롯해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리보세라닙과 파이로티닙의 병용 임상 2상 결과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셀리드는 자궁경부암 면역치료백신 BVAC-C에 대한 임상 2a상 시험 결과 발표할 예정이다. BVAC-C는 재발성, 전이성 자궁경부암을 대상으로 임상 2a상 시험의 추적 관찰을 진행 중이다. 접종 시 모든 환자군에서 사이토카인과 T세포 반응이 관찰됐는데 세부적인 내용을 이번 ASCO에서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