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 PET 검사(그림에서 빨간 부분이 대뇌 피질에 침착한 베타아밀로이드). 출처=고대안암병원
아밀로이드 PET 검사(그림에서 빨간 부분이 대뇌 피질에 침착한 베타아밀로이드). 출처=고대안암병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용 신약 ‘아두카누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가 오는 7일(현지시간) 결정된다. 시판 허가를 받을 시 아두카누맙은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의약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젠은 미국과 유럽, 일본 외에도 캐나다, 스위스, 호주, 브라질 등에 아두카누맙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승인 이후에도 약효 관련 논란 등에 따라 처방 확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두카누맙, 오는 7일 허가 여부 결정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FDA는 오는 7일 아두카누맙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FDA는 앞서 3월에 아두카누맙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심사기간을 3개월 연장했다. 연기된 이유로는 FDA가 바이오젠의 추가 제출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젠은 앞서 FDA의 추가 분석, 임상 데이터 등과 관련한 정보 요청에 대한 답변을 제출했다.

알츠하이머병 신약에 대한 의료 미충족 수요는 높다. FDA가 승인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는 도네페질, 메만틴, 도네페질+메만틴 복합제, 리바스티그만, 갈란타민 등이다. 이들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 자체가 아닌 알츠하이머병에 따라 발생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 의약품이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중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기전을 나타내 알츠하이머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아두카누맙은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을 막는 기전을 나타낸다.

치매 중에서 약 70%가 알츠하이머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 국제기구인 알츠하이머병인터내셔널(ADI)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8년 14조4,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이 허가를 받을 시 오는 2026년 5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DB금융투자 구자용 애널리스트는 “FDA 자문위원회 소속 의사들이 아두카누맙 승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시장 전반에 기대감이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면서도 “조건부 승인 등의 결정이 나올 경우 섹터 센티먼트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젠 “아두카누맙 출시 준비 완료”

약효 등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바이오젠은 글로벌 곳곳에서 품목 허가 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FDA 승인 여부와 관련 없이 유럽과 일본 이외에도 캐나다, 스위스, 호주, 브라질 등에 아두카누맙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바이오젠은 최근 스위스 보건당국으로부터 졸로투른에 있는 제조시설에 대한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읹으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젠은 “해당 제조시설은 500명 이상의 직원을 갖춘 고도로 현대화된 시설이므로 향후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면서 “향후 아두카누맙과 레카네맙 제조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젠 미셸 보나초스(Michel Vounatsos) 대표는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미국에서 아두카누맙을 출시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승인이 될 시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 비용을 의미 있게 변화시키는 최초의 치료법이 될 것이다. 상당한 성장과 가치 창출 기회를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인 이후에도 처방 난항 가능성

미국의 의학전문지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아두카누맙이 승인을 받더라도 처방 등과 관련해 난항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승인되더라도 해당 약물을 처방할 수 있는 의사가 어떤 환자에게 얼마만큼의 용량을 얼마나 오래 처방해야 하는지 등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 등재를 위한 고가의 약가 등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두카누맙 임상 3상 결과. 출처=바이오젠
아두카누맙 임상 3상 결과. 출처=바이오젠

지난해 11월 FDA 자문위원회는 아두카누맙의 상충되는 임상 결과를 보면 약물의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승인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했다. 자문위원 3명은 지난 4월에도 반대의견을 냈다.

주요 논란은 2개의 임상 3상에서 얻은 혼합된 결과가 약물이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느냐와 임상 참여 환자는 18개월 동안만 치료를 받았으므로 얼마나 더 오래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등이다. 뇌 부종을 수반하는 아밀로이드 관련 부작용을 추적 관찰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의료분야 투자 전문 금융기관인 SVB리링크의 마르크 굿맨 애널리스트는 “알려지지 않은 사항에 일부 의사가 우려하고 있다”면서 “아두카누맙을 사용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