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편은지 기자] 신세계TV쇼핑이 T커머스 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로 약진하고 있다. 2015년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4년간 '미운오리'로 전락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강화하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한 덕을 톡톡히 보면서 향후 전망마저 밝게 만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TV쇼핑은 지난 1분기 매출이 59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165억원을 기록했다. 식품, 무형, 이미용 카테고리 상품이 각 28.5%, 37.5%, 48% 신장률을 기록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고, 모바일 매출 비중도 35%로 전년 동기보다 3%p 신장했다.

지난해엔 국내 T커머스 시장 사업자 전반이 호실적을 낸 가운데 영업이익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신세계TV쇼핑은 누적 매출액 2,308억, 영업이익 258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동시에 기존 업계 2위를 지키던 KTH(K쇼핑)을 추격하고 업계 2위로 올라서며 T커머스 선두업체로 우뚝 섰다.

 4년 적자 '미운오리', 발빠른 대응·배송 강화로 '차별화' 성공

신세계TV쇼핑은 지난 2013년 화성산업 T커머스 사업자인 '드림커머스'로 출범했지만 지난 2015년 신세계그룹(004170)으로 인수됐다. 1995년부터 지속적으로 TV홈쇼핑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하다 2015년에서야 숙원을 푼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TV쇼핑을 통해 기존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TV 쇼핑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단 포부를 다졌다.

하지만 어렵게 얻어낸 T커머스 사업은 곧 '미운오리' 신세로 전락했다. 모바일로 소비 시장이 빠르게 개편되면서 쇼핑 트렌드가 변했고, IPTV 채널 번호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면서 송출수수료는 매년 높아졌다. 신세계TV쇼핑은 인수된 후부터 2019년까지 4년동안 적자의 늪에 빠졌다. 2019년엔 영업손실 37억원으로 T커머스 사업자 중 유일한 적자 업체였다.

이에 신세계TV쇼핑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도입했다. 온라인과 TV쇼핑이 유통 환경 주요 채널로 급부상했다는 점에 착안, 건강식품과 생활용품·렌털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상품을 재편성한 것.  T커머스 업계 최초로 모바일 라이브 방송도 도입했다.

과감한 시설 투자를 통해 제작비도 절감했다. 지난해 4월 업계 최로로 방송무대를 100% 디지털화하고, 모든 제작 스튜디오에 초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해 방송 세트 제작 없이 디지털 화면만으로 무대 영상을 구현했다. 이는 매 방송마다 세트를 설치하고 해제하는 번거로움을 크게 줄이면서 연간 40%의 제작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신세계TV쇼핑에 기회로 작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서 T커머스 이용자가 즈악해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이다. 지난해 SK스토아, 신세계TV쇼핑, K쇼핑, W쇼핑, 쇼핑엔티 등 T커머스 주요 5개사가 처음으로 일제히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신세계TV쇼핑은 매출액 기준 영업이익 1위, 취급액 기준 2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신세계TV쇼핑이 신세계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신세계TV쇼핑 디지털 스튜디오 2.0. 출처=신세계TV쇼핑
신세계TV쇼핑 디지털 스튜디오 2.0. 출처=신세계TV쇼핑

  '잠재력' 큰 T커머스 시장... "업계 1위 노린다"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난 신세계TV쇼핑의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TV홈쇼핑 성장세가 주춤한 것과 달리 T커머스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TV홈쇼핑과 비슷한 형태를 띠지만 아직까지 시장 규모가 작아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Television)'과 상거래를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다. TV와 리모컨만으로 상품정보부터 검색·구매·결제 등이 가능하다. 데이터를 통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홈쇼핑과 큰 차이를 갖고 있다. 일방향으로 서비스되는 홈쇼핑과는 달리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구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한국 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커머스 시장은 5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이는 2016년 9,977억원에 비해 5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신세계TV쇼핑은 업계 1위를 목표로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 KTH에 2위 자리를 빼앗겼지만, 올해 다시 2위를 탈환하고 중장기적으론 1위 자리도 차지하겠단 각오다.

때문에 올해 2분기부터는 온라인 프리미엄 식품관 운영, 숍인숍 제휴 확대 등을 통해 온라인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상품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식품PB '테이스트 킹', 리빙PB '베네플러스' 등 자체브랜드 상품 구색도 다양화하고 모바일방송 전용 상품 등 '단독 상품'도 출시한다.

편의점 등 근거리 유통 채널을 통한 배송서비스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 T커머스 최초로 냉장냉동 물류센터와 온라인상품 물류센터를 오픈해 풀필먼트 인프라를 강화한 데 이어 지난 4월엔 반품택배 당일 회수 서비스와 이마트24, CU를 통한 반품 서비스를 선보였다. 비대면 거래와 신속성이 중요해진 소비트렌드로 인해 빠른 배송만큼이나 빠른 회수 역시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신세계TV쇼핑 관계자는 "배송 서비스와 카테고리 강화 등으로 주문 다음날 상품 도착을 보장하는 '내일배송' 상품 비율도 확대할 예정"이라며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를 적극 확대하고 초격차 전략으로 TV쇼핑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