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하반기 주식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테이퍼링 예고 가능성을 비롯해 금리 변동성 확대, 배당투자 등이 꼽히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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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투자업계는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최대 3,300포인트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논의 본격화와 이로 인한 금리 변동성 확대 등이 하반기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인플레이션 ‘일시적’ 아냐…“하반기 테이퍼링 공식화될 것”

올해 상반기 빠른 경기 회복세 등에 물가가 자극을 받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다. 그간 억제됐던 소비가 늘어나면서 수요는 증가한데 반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상반기 시장의 화두는 인플레이션 상승의 지속 여부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한 테이퍼링 카드를 언제 꺼낼 지에 대해 주시해왔다.

삼성증권은 이날 하반기 시장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통해 테이퍼링이 오는 8~9월 중 공식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제시한 테이퍼링의 전제조건은 고용과 물가지표의 ‘상당한 개선’인데 물가는 연준 정책목표를 이미 상회했고,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고용은 실업급여 종료 시점(9월)이 임박한 7월 이후부터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병목현상 역시 7월 이후부터 정상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는 고용회복과 공급능력 정상화가 이뤄지는 7월 이후, 2분기 GDP 발표(7/29일)를 근거로 8월말 잭슨홀 미팅 또는 9월 FOMC를 통해 테이퍼링이 공식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이퍼링 시작 시점은 내년 1월로 봤다.

KB증권 또한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도 증시의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미국의 물가가 일시적이지 않은 높은 수준(3.7%)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 시작은 이르면 6월부터, 시작 시점은 2022년 초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은 6~9월 중 통화정책 정상화(테이퍼링)의 논의 시작을 알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은 금융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미국 통화정책 관련 논란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변동성 확대…장기 금리 1.7~8%대로 상승할 듯

올초 경기 회복 기대감에 1.8% 가까이 빠르게 올랐다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장기 채권 금리도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테이퍼링 논의가 이뤄지는 시점이 금리 상승의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장기채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을 비롯한 위험 자산은 약세를 띈다.

삼성증권은 장기 금리 상단을 1.86%로 내다봤다. 미국의 장기채 금리 상승에 연준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부양책들이 대기하고 있는 점 등이 경기 과열을 이끌어 장기 금리를 또 다시 뛰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KB증권은 전고점인 1.75% 수준을 상회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감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과 중국의 원자재 가격 규제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등이 상승세를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다.

수익률 방어엔 ‘가치주, 고배당주’ 유망…경기민감주 강세 지속

금리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경우 하반기에도 성장주보단 가치주가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 이익 회복이 진행 중인 경기민감주 강세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저평가 가치주, 실적개선주, 고배당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제시했다. 3분기 또한 경기민감업종과 금융주 강세가 지속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3분기 이후로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자동차 관련주도 유망하다고 봤다. 최선호주로는 삼성전자(005930), 카카오(035720), 현대차(005380), SK이노베이션(096770), KB금융(105560), 롯데케미칼(011170), 현대건설(000720), 호텔신라(008770),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 에코프로비엠(247540)을 꼽았다.

하반기 유망 종목. 출처=각사
하반기 유망 종목. 출처=각사

KB증권 역시 국내 주식 관심종목으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경기민감업종을 꼽았다. 다만 순환매 관점에서 최근 주가가 급등한 소재 대신 조선이 더 유망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096770), 한국조선해양(009540), 하나금융지주(086790), 한국금융지주(071050), CJ제일제당(097950), 롯데칠성(005300), 신세계(004170), 휠라홀딩스(081660), 삼성전자(005930)를 제안했다.

고배당주 위주의 전략도 긍정적이다. 하반기는 계절적으로 배당주가 강세를 보이는데다 주가가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을 더 적게 받는다는 설명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 배당액 규모나 배당수익률 정도에 따라 시장금리 변화에 대응하는 주가 민감도가 다를 수 있다”면서 “배당수익률 5% 주식은 장기금리 10bp 상승시 주가가 2% 가량 하락하지만, 배당수익률 1% 주식은 같은 경우 10% 수준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POSCO(005490), 대신증권(003540), LG화학우(051915) 등이 제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