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코로나19 백신. 출처=삼천당제약
경구용 코로나19 백신. 출처=삼천당제약

[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삼천당제약(000250)이 경구복용약물의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한 ‘에스패스’(S-PASS) 기술의 임상을 연내 진행할 계획이다. 에스패스는 기존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에스패스는 경구복용약물의 낮은 체내 흡수율을 개선하고, 기존 주사제로 투여되는 약물의 복용 편의성을 높여 인체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에스패스 기술로 10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 중 코로나19 백신과 인슐린이 가장 앞서 있어 올해 중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인슐린, 연내 성과 기대...임상 착수 목표 

삼천당제약은 현재 에스패스 기술을 기반으로 10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를 포함한 독감, 자궁경부암, 폐렴 등 백신 4종과 인슐린(제1형 당뇨 치료제), GLP-1(제2형 당뇨·비만 치료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과 성장호르몬 주사제 '지노트로핀(성분명 소마트로핀), 표적항암제 '잘트랩'(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남성호르몬 '테스토펠'(성분명 테스토스테론) 등 6종이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백신과 인슐린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삼천당제약은 이달 조회공시를 통해 경구용 인슐린과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1상부터 글로벌 제약사의 투자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삼천당제약은 연내 인슐린 'SCD0503'의 임상 착수를 목표하고 있다. 임상 실시 지역은 미국 및 중국으로, 오는 2024년 임상 실험 완료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피하주사로 투여되는 인슐린은 전신 순환을 통해 몸 전체로 전달된다. 이 경우 고농도 인슐린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몸무게가 증가할 수 있다. 저혈당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경구용 인슐린 SCD0503은 위를 거쳐 장에 도달하기 전에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직접 전달된다. 인슐린은 간에서 직접 작용하고 20% 이하의 저농도 인슐린만 전신 순환으로 온몸에 전달된다. 

신영증권 이명선 애널리스트는 “인슐린을 투여받는 환자의 경우 매일 주사의 불편함을 느껴 경구용 제제에 대한 니즈가 확고하다”고 설명했다.

경구용 인슐린의 경우 위와 장에서 소화된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제약업계는 한계 극복이 가능할 경우, 기술적 성과와 함께 잠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구용 코로나19 백신 허가 신청 및 내년 공급 목표 

삼천당제약은 독감 백신 개발에 이어 글로벌 백신 전문 제약사들과 코로나19 백신 경구화를 진행하고 있다. 연내 경구용 코로나19 백신 ‘SCD-201V’에 대한 조건부 허가 신청과 내년 공급을 목표하고 있다.

이명선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백신은 집단면역이 어려워 매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대량생산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경구용 백신에 대한 니즈가 크다”고 설명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에 따르면 “에스패스 경구용 백신은 주기적 접종이 필요한 경우 좋은 대안으로, 보관 및 유통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며 “의료인 감염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패스 기반 경구용 코로나19 백신 타임라인. 출처=삼천당제약
에스패스 기반 경구용 코로나19 백신 타임라인. 출처=삼천당제약

경구용 백신의 한계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신속한 대응의 어려움이 꼽힌다. 삼천당제약은 현재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변이 바이러스에도 항체가 형성되는 백신을 개발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 중 2개를 선정해,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이어왔다. 파트너사는 비밀유지 계약으로 어디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삼천당제약은 파트너사와 SCD-201V 글로벌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경구용 의약품은 제조원가가 낮아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냉동·냉장 보관이 필요한 주사제보다 보급이 용이해 개도국에도 신속하게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진단면역 형성에 긍정적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향후 코백스 퍼실리티와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등 국제기구에 임상 지원도 신청할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