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승용차 99.9%가 자동변속기 차량이지만 인도 자동변속기 차량은 17%에 지나지 않는다. 이조차도 2011년 1.4%에 비하여 상승한 수치이다. 그런 인도에서 최근 자동변속기 차량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어 기업도 이에 대비하여 생산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 운전문화는 기사를 고용한 운전이다. 저임금 운전기사 고용이 가능하기에 대부분 자가운전이 아니다. 그런 인도에서 자가운전으로 변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이다.

지금 인도에서 코로나 유행이 재연되고 있는 가운데 체류 한국인도 적지 않게 확진되었다. 역학조사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 운전기사로부터의 감염이 의심되었다. 운휴 중에 기사끼리 모인 장소에서나 출퇴근하는 대중교통에서 감염원에 노출되어 재감염되기 쉬웠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인도의 젊은 소득층과 여성들이 기사고용 대신 자가운전으로 전환하며 이에 운전에 편리한 자동변속기 차량을 선호하는 것이다.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이다.

이 변화는 최근 인도인 라이프 스타일에 대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변화는 사회구조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어 이를 주시하여야 인도시장에서 한발 먼저 대비할 수 있다.

다른 예로 이해를 보탤 수 있다. 인도 중상층은 청소와 세탁 그리고 취사 도우미를 고용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재택 근무자를 제외하고는 출퇴근 가사도우미들 대부분을 해고하였다. 코로나19 탓이다. 처음에는 팬데믹 기간 중 일시 해고였으나 점점 코로라 상황이 길어지자 영구 해고 하고 집안일을 가족들 스스로 해결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스스로 집안일을 하는 동안 몰랐던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이젠 코로나 시대가 끝나도 예전처럼 가사도우미를 고용하지 않을 것이란다. 식사준비를 돕던 가사도우미 솜씨보다 온라인 구매한 레토르트(retort) 식품이 더 맛있기도 하고 편리하며 심지어 경제적이라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소비가 늘자 많은 식품기업이 앞다투어 더욱 고품질 제품을 쏟아내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e커머스는 이전대비 천지개벽 수준이고 제조산업에서도 구조상 더디게 드러나겠지만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생산 현장에서 인력을 줄이고 자동화로 전환하는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삼성 디스플레이 인도 공장도 가동하자마자 닥친 코로나 재유행으로 운영에 차질이 있자 목시(目視)검사를 AI기반 머신비전 검사로 전환하기로 하였다. 생산 현장의 자동화, 나아가 스마트공장으로의 변화는 과거 인도에서 통신 산업이 유선전화에서 이동통신으로 단시간에 급격히 전환된 하키스틱(Hockey Stick) 양상과 같을 것이다.

금융 서비스도 비대면으로 개혁하고 있다. 인도에 진출한 미래에셋에서는 스마트폰 플랫폼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다고 한다.

모든 면에서 관습에 매였던 인도에서 이런 변화가 어떻게 빠르게 가능한가? 그건 이해관계에 매우 민감한 인도사회가 변화로 인한 이득을 코로나19 팬데믹 중 임팩트있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팬데믹 혼란 중 인도를 동정과 흥미로만 바라보면 안 된다. 지금 인도에 닥칠 대변화의 전조현상이 있다. 이런 변화에 기업의 전략 또한 수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