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3사 로고. 출처= 각 사
타이어 3사 로고. 출처= 각 사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산 타이어 업체 3사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촉발한 비대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에 공들이고 있다. 온라인 경로를 활용해 주요 수익원인 교체용(RE) 타이어 시장에서 이윤을 적극 창출하려는 취지다.

지난해 한국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타이어 업계에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촉발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산 타이어 3사는 소비자들의 비대면 수요를 고려해 업체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제품 판매, 서비스 신청 등 거래 절차를 확대 구축해왔다.

한국·금호, 자체 온라인몰 홍보 ‘이젠당당하게’

8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 업체별로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닷컴, 금호타이어 타이어프로 온라인몰 등 이름의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온라인몰에서는 규격별 타이어나 배터리, 엔진오일 등 차량용품, 브랜드 상품 등을 판매하거나 타이어 교체대행, 타이어 방문장착 등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타이어를 구매할 경우엔 해당 타이어를 장착할 업체별 대리점을 지정할 수 있도록 설정함으로써 오프라인 시설과 연동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프라인 서비스 시설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순기능도 수행한다. 두 업체는 자체 온라인몰 뿐 아니라 11번가, 네이버 쇼핑 같은 온라인 플랫폼과 협업해 이 같은 사업 시너지를 도모해오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티스테이션닷컴 첫 화면. 출처= 티스테이션닷컴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국타이어의 티스테이션닷컴 첫 화면. 출처= 티스테이션닷컴 공식 홈페이지 캡처

두 업체의 자체 온라인몰이 존재한 사실은 각 사 업력을 고려할 때 비교적 최근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8년 12월 타이어를 온라인 구매하는 고객에게 당일 장착할 수 있는 서비스인 ‘오늘서비스’를 홍보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티스테이션닷컴의 존재를 공식 발표했다. 당시를 기준으로 볼 때 고객이 실제 티스테이션닷컴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용한 기간은 2년여 가량 되는 셈이다.

금호타이어도 지난해 오프라인 대리점 ‘타이어프로’에 방문해 타이어를 구매·장착하길 꺼리는 고객들을 위한 교체대행서비스를 홍보하면서 타이어프로의 판매기능을 처음 알렸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5월 공식 홈페이지를 개편한 사실을 홍보하면서 온라인 판매 서비스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대중에 알렸다. 출처=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5월 공식 홈페이지를 개편한 사실을 홍보하면서 온라인 판매 서비스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대중에 알렸다. 출처= 금호타이어

타이어 업체들이 온라인몰 서비스를 비교적 최근에서야 공개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각 업체별 오프라인 대리점을 의식한 조치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각 업체별로 전국에 수백개의 오프라인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타이어(티스테이션)와 넥센타이어(타이어테크) 등 두 곳은 현재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과 개인사업자에게 지점 운영권을 맡기는 가맹점 등 두가지 형태로 오프라인 타이어 서비스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금호타이어(타이어프로)는 국내 모든 타이어 전문 서비스 시설을 가맹 형태로 구축한 상태다.

각 업체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확장할 경우 오프라인 서비스 시설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오프라인 시설의 수익성을 낮추는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가맹 사업자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금호타이어가 서울, 성남시 분당구 등 일부 지역에 위치한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방문교체 서비스 ‘또로로로 방문장착서비스’는 제휴사 타이어플라이의 직원이 제공한다. 이 경우 오프라인 서비스 시설의 역할이 배제된다.

또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할 경우 제품 가격이 균등 책정됨에 따라 가맹점의 판촉활동 범위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타이어 업계 관행 상 가맹점마다 본사와는 별도로 제품가 자체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온라인 판매 제품에 대해선 할인가를 별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오프라인 서비스 시설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인할 방안이 줄어든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서비스를 기피하는 소비 경향이 나타남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으로 분석된다. 본사와 오프라인 서비스 시설 양측이 상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주목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몰은 공식적으로 알려지기 앞서 운영돼왔지만 오프라인 서비스 시설을 운영하는 측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덜 홍보돼온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유행병 사태가 발발한 후 업계의 이 같은 관점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현종 넥센타이어 사장(왼쪽)과 윤혜영 쿠팡 리테일 부사장이 지난 3일 서울 마곡에 위치한 넥센타이어 중앙연구소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모습. 출처= 넥센타이어
이현종 넥센타이어 사장(왼쪽)과 윤혜영 쿠팡 리테일 부사장이 지난 3일 서울 마곡에 위치한 넥센타이어 중앙연구소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모습. 출처= 넥센타이어

넥센, 이커머스 사업제휴·전문가 영입 등에 주력

타이어 업계 3위 업체인 넥센타이어는 다른 두 업체와 달리 현재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다른 온라인 사업자와의 제휴 사례를 확장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3일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과 제품과 서비스를 모두 온라인 판매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국타이어가 이커머스 업체와의 제휴 사례를 늘리지 않는 대신 티스테이션닷컴을 집중 육성하는 것과 대조되는 전략이다. 넥센타이어는 온라인 플랫폼을 직접 구축·운영하는데 투자하지 않고 외부 협력 수단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넥센타이어는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한 경험이 없는 등 경쟁사에 비해 취약한 온라인 사업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커머스 업체 티몬의 유한익 의장을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 비대면, 온라인 등을 골자로 급변하는 시장 패러다임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다.

세 타이어업체의 이 같은 온라인 사업 전략은 궁극적으로 교체용(RE) 타이어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차를 양산하는 완성차 업체에 정기 공급하는 순정용(OE) 타이어가 수명을 다할 경우 발생하는 RE 타이어 수요를 더욱 활발히 충족시키는데 일조할 전략이기 때문이다.

각 업체는 OE, RE 등 용도별 사업분야의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RE 분야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OE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5만㎞ 달리는 신차의 타이어 교체 시기가 주행거리 4만~5만㎞에 한번씩 돌아오는 점을 고려할 때 2~3번의 RE 수요가 발생한다. 이 때 소비자들은 OE 타이어의 제작사 제품 외 동일한 규격의 타사 제품을 장착할 수 있다. 각 타이어 업체가 OE 시장 뿐 아니라 RE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