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신약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출처=일동제약
일동제약이 신약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출처=일동제약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일동제약(249420)이 신약개발 역량을 집중하면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분기 수익이 악화함에도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동제약은 신약개발 투자비용을 늘리기 위해 1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일동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오는 2022년 주요 파이프라인이 임상에 진입하면서 일동제약이 신약개발기업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도 미래성장동력 확보 목표

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331억원, 영업손실 138억원, 당긴순손실 126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1,385억원 대비 3.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13억원 대비 970.2%, 순손실은 전년 동기 11억원에 비해 1062% 증가했다. 업계는 일동제약의 실적이 부진하는 이유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내원 환자 감소, 신약개발 R&D 투자 강화 등을 꼽고 있다.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가 줄어들면서 일동제약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전문의약품(ETC) 매출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은 실적이 부진하고 있음에도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신설법인 분할 출범 이후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3배 규모 늘어났다. 일동제약은 주요 파이프라인 10여개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 연구개발비 및 매출액대비연구개발비 비율(단위 억원, %). 출처=DART
일동제약 연구개발비 및 매출액대비연구개발비 비율(단위 억원, %). 출처=DART

일동제약의 1분기 R&D 투자액은 23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128억원 대비 81.3% 늘어났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17.4%다. 일동제약의 R&D 투자액은 지난해 3분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155억원을 투자하면서 매출 대비 R&D 투자액은 10%가 넘었다. 이전까지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8~9% 내외였다. 지난해 4분기 R&D 비용은 203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4.7% 비율이다.

일동제약은 CB 발행에 성공하면서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이 기업이 외부 자금을 유치한 것은 분할 이후 처음이다. CB 발행 대상자는 KB제3호바이오사모투자합자회사가 800억원, KB나우스페셜시츄에이션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가 200억원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약개발 성과 등을 공개하면서 IR 효과가 있었다”면서 “10개 가량의 파이프라인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R&D를 진행할 예정으로 투자금을 적극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약 R&D 강화…신약개발기업 도약

일동제약은 신약 R&D를 강화하고 있다. 대부분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이지만 다양한 질환에 활용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신약후보물질 탐색 단계와 전임상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은 항암 9개, 간질환 5개, 중추신경계 5개, 안질환 3개, 대사질환 2개 등 24개다.

주요 파이프라인 중 ID13010은 안구질환인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기존 치료제의 낮은 반응률과 내성, 잦은 투여 주기에 따른 환자 복용 편의성이 낮다는 의료 미충족 수요가 있다. ID13010 임상 1상 IND 신청은 올해 말이나 2022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2형 당뇨치료제 등 대사질환 파이프라인으로는 ID110114가 있다. 이는 계열내최초(First-in-Class) 신약후보물질이다. ID11014는 장기 독성이 낮아 당뇨 치료제의 일반적인 부작용인 복용에 따른 간‧췌장 손상 위험이 낮은 점이 특징이다. 일동제약인 올해까지 ID11014의 IND 신청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일동제약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출처=일동제약
일동제약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출처=일동제약

의료 미충족 수요가 높은 비알코올성지방간(NASH) 치료제 파이프라인으로는 ID11903이 있다. NASH 분야는 대표적인 대사질환으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아직 허가된 약이 없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NASH 관련 파이프라인이 임상 초기 단계임에도 활발하게 기술도입을 하고 있다.

고형암 타겟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ID11902는 4단계 합성을 통해 간단한 형식의 분자구조를 구성, 암세포에 높은 효능과 선택성을 보이는 신약후보물질이다. 해당 파이프라인의 IND는 올해말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 문경준 애널리스트는 “전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 중 ID11014, ID13010, ID11902, ID11903, ID11901, ID11904는 2022년에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주요 파이프라인들이 임상 1상 단계에 오르는 2022년부터 외관적으로 신약개발 기업의 모습을 갖추어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